유럽 집행위원회가 미국 아미커스테라퓨틱스(Amicus Therapeutics, 나스닥 FOLD)의 후기발병 폼페병(late-onset Pompe disease, LOPD) 치료제 ‘폼빌리티’(Pombiliti, cipaglucosidase alfa)를 27일(현지시각) 승인했다.
폼빌리티는 후기발병 폼페병을 앓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미글루스타트(miglustat)와 병용하는 장기 효소대체요법제다.
폼페병은 산성 알파 글루코시다제(acid alpha-glucosidase, GAA) 효소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전성 리소좀 질환이다. GAA 수치 감소 또는 결핍은 세포에 글리코겐 복합당 축적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폼페병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리코겐 복합당이 골격근과 심근에 축적되면 근육 약화, 호흡부전, 심부전으로 인한 조기사망을 초래한다.
폼페병은 영아기에 빠르게 발병하는 가장 심각한 형태의 질환인 영아 발병형 폼페병과 점진적으로 근육이 손상되는 후기 발병형 폼페병으로 나뉜다.
아미커스는 시파글루코시다아제 알파와 미글루스타트로 구성된 2개 성분 치료제 ‘AT-GAA’를 개발했다. AT-GAA는 재조합 인간 알파글루코시다아제(rhGAA) 효소인 cipaglucosidase alfa(효소대체요법제, 코드명 ATB200)와 만노스-6-인산(M6P)의 일종인 미글루스타트(AT2221)로 구성돼 있다.
cipaglucosidase alfa는 bis-phosphorylated mannose-6 phosphate (bis-M6P) glycan이라는 bis-M6P가 풍부한 탄수화물 구조다. 글리코겐을 분해하는 효소로서 가장 활성화된 형태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면서 높은 친화도와 약물 흡수도를 촉진하도록 설계돼 있다.
다른 성분인 미글루스타트는 이 효소를 안정화하고 체내에서 더 오랫동안 활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분자로서, 일종의 ‘샤페론’(chaperone)이다. 글리코겐분해효소의 안정화제로서 효소와 병용하면 약물의 전반적인 세포내 흡수율이 높아진다. 미글루스타트의 유럽승인 권고 여부는 오는 6월, EU집행위 승인은 이르면 오는 8월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상시험에서 AT-GAA은 근골격 기능(보행거리) 및 호흡 능력을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미커스는 AT-GAA 중 효소 안정화제 성분인 미글루스타트에 대해 이전에 당국이 요청한 분석 결과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2021년 AT-GAA의 폼페병 신약승인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2022년 12월 26일 CHMP로부터 승인을 권고받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냈다.
이번에 폼빌리티가 다소 늦게 승인받은 것은 안정화제인 미글루스타트에 대한 CHMP의 긍정적인 의견이 올해 2분기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승인은 중추적 임상 3상 시험 PROPEL에서 나온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PROPEL은 미충족 수요가 높고 이전에 효소대체요법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없는 환자를 포함해 진행된 후기발병 폼페병에 대한 유일한 무작위 대조 연구다.
아미커스테라퓨틱스의 존 크롤리(John F. Crowley)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은 “후기발병 폼페병은 환자와 그 가족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희귀 신경근육질환”이라며 “유럽 집행위원회의 폼빌리티 승인은 후기발병 폼페병을 앓는 유럽 내 모든 성인 환자에게 절실히 필요한 새 치료제를 제공하는데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아미커스의 브래들리 캠벨(Bradley Campbell) 최고경영자는 “경구용 효소 안정제 미글루스타트와 병용하는 혁신적인 효소대체요법제 폼빌리티를 유럽 집행위원회가 승인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라벨의 강점과 출시 준비를 고려할 때 상당한 상업적 기회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고 AT-GAA가 폼페병 환자와 보호자의 치료 기대치를 재정의함으로써 폼페병에 대한 차세대 표준치료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두 성분이 모두 승인될 경우 최대한 빨리 유럽 내 후기발병 폼페병 환자에게 AT-GAA를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AT-GAA’의 생물학적제제승인신청(BLA)가 제출됐고, FDA는 이를 접수해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승인 여부 발표 시한을 2022년 8월 29일로 정했다. 하지만 복합제의 특성상 FDA는 2022년 5월 10일, 미글루스타트의 신약승인신청(NDA)에 대한 심사기한은 같은 해 8월 29일로 유지하되, cipaglucosidase alfa의 BLA에 대한 심사기한은 10월 29일로 재지정했다. 결국 두 물질의 복합제인 AT-GAA의 최종 승인 여부는 2022년 10월 29일 결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중국 내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의(WuXi Biologics) 생산공장 실사가 불가능해지면서 허가가 지연됐다. 새로운 심사기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FDA는 AT-GAA가 보행능력과 폐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된 ATB200-02(NCT02675465) 1/2상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후기 발병 폼페병 성인 환자에 대해 최대 3년간 기능 호전을 보장하는 용도의 혁신치료제로 지정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연합(EU)에서는 승인을 위한 사전실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먼저 폼빌리티 승인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