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미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김소리 교수)이 새롭게 급성심근경색(newly diagnosed AMI)으로 진단받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과 치료에서의 남녀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약 63.2%가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았으나, 여성은 약 39.8%에서만 시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 환자에서 관상동맥조영술 시행은 2003년 44.6%, 2018년 73.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여성 환자에서는 2003년 30.7%, 2018년 45.7%로 비교적 낮은 증가세를 보이며 남녀 간 격차가 점차 커졌다.
박성미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2003년부터 2018년까지 급성심근경색으로 진단받은 63만3000여명의 환자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급성심근경색은 빠른 진단과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최근 의료서비스 전달체계의 개선, 진단기술과 치료방법의 발전으로 증상 발현 후 골든타임 내에 많은 환자들이 응급실이나 대형병원으로 방문 또는 이송돼 치료받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급성심근경색은 남성에서 더 많이 발병하나, 입원 중 사망률이나 심각한 합병증의 발생률은 여성에서 높다. 그럼에도 여성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이 남성 환자에 비해 더 낮다고 알려져 있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 결과 2018년 기준으로 스텐트삽입술을 포함한 관상동맥중재시술은 남성의 85.8%, 여성의 77.5%에서 시행됐다. 퇴원 시 약물치료를 받은 비율도 스타틴의 경우 남성 87.2%, 여성 79.8%, 베타차단제의 경우 남성 69.6%, 여성 62.6%로 차이가 났다.
이 연구결과는 나이와 동반질환 여부 등 다른 요소들을 배제하더라도 급성심근경색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남녀 차가 크며,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박성미 교수는 “심장질환은 우리나라 남녀 모두에서 주된 사망원인 2위이며, 여성에서는 단일 신체기관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치명적인 급성심근경색에 대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여성에서 유의하게 낮았다는 점은 국가 의료정책적인 면에서도 깊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고령과 젊은 연령의 여성 환자에서 급성심근경색의 예후가 좋지 않다”며 “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더 흔한 반면 일반적인 심혈관계 위험 동반질환들은 남성 환자보다 더 많고, 여성 특이 위험인자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들이 있으므로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들의 인지도와 관심이 크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대의료원의 시초가 여성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게 되며 안암병원 로제타홀 여성심장센터를 중심으로 여성 환자들의 심장혈관질환 진단과 치료에 더욱 힘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Gender disparities in prevalence by diagnostic criteria, treatment and mortality of newly diagnosed acute myocardial infarction in Korean adults’는 제목으로 네이처 자매지 SCI급 국제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IF=4.997) 2023년 3월호에 게재됐다. 관련 연구는 대한심장학회 빅데이터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