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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카이네틱스 ‘오메캄티브’ HFrEF 치료제 승인, 美 FDA 거절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3-02 17:13:03
  • 수정 2023-03-05 16: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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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위험 감소는 성공, 사망에 이르는 기간 단축은 실패 … FDA 추가 임상 주문에 거절 입장, 차세대 ‘아피캄텐’ 개발에 집중할 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사이토카이네틱스(Cytokinetics)가 개발한 선택적 저분자 심장 마이오신 활성화제인 오메캄티브 메카빌(omecamtiv mecarbil)의 신약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거절했다.  


사이토카이네틱스는 심박출률 감소 동반 심부전(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 치료제로 신청한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신약승인 신청(NDA)에 대해 FDA가 대응종결서신(CRL)을 통해 거절 의사를 밝혔다고 2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FDA는 앞서 작년 12월, 심혈관계‧신장계 약물자문위원회(CRDAC)에 오메캄티브의 승인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8표, 반대 3표로 허가를 권고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의견을 얻어냈다. 


FDA는 CRL을 통해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3상 GALACTIC-HF 연구결과는 최소 2건 이상의 적절하고 잘 통제된 임상연구를 대신할 만큼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성인 환자의 심부전 사건 및 심혈관계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에 대한 실질적인 근거를 확립하기에 충분히 설득력을 갖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치료 효과에 대한 실질적 근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이점이 위해성보다 더 크다는 결과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GALACTIC-HF는 표준치료에도 불구하고 입원 및 사망 위험이 있는 심박출률 감소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첫 임상 3상 시험이다.


임상시험 결과 오메캄티브 메카빌은 1차 복합 평가지표인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 사건 위험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기는 했지만 2차 평가지표인 심혈관계 사망에 이르는 시간을 감소시키지는 못했다는 게 사이토카이네틱스의 입장이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승인 거절’에는 지극히 타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우선 과거의 공동 개발사였던 암젠은  2020년 10월 9일에 실망스러운 결과가 공개되자 한 달 반만인 같은 해 11월 23일에 10년 이상 유지해온 관계를 끊고 권리를 반환한다고 선언했다. 


2021년 1월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좌심실박출률(LVEF) 35% 이하인 HFrEF 환자 8256명을 대상으로 오메캄티브 메카빌을 표준요법과 함께 투약하면 임상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약동학적 기준에 따라 오메캄티브를 25mg, 37.5mg, 50mg을 1일 2회로 점차 증량하고 위약 대조군을 두면서 각각 1대1로 배정했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응급 병원 방문으로 정의된 첫 번째 심부전 악화 사건 또는 심혈관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였다.


복합 위험도는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에서 37.0%, 위약군(표준요법제+위약)에서 39.1%로 나타났다. 위험비(HR)가 0.92로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8%의 위험도 격차를 보여 일단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이는 당초 암젠이 기대했던 15%에 비해 현저하게 미달한 것이었다. 더욱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따로 분석해보면 오메캄티브군이 19.6%, 위약군이 19.4%로 오히려 오메캄티브가 열세를 보였다. 첫 심부전 발생 위험은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보다 7%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이밖에 등록 당시 대비 치료 24주째 심부전 질병 특이적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지표인 KCCQ 점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입원 환자의 경우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보다 2.5점 더 향상됐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오히려 외래환자에서는 오메캄티브 메카빌군이 위약군 대비 건강상태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 


이에 사이토카이네틱스는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치료 혜택을 크게 얻을 수 있는 환자군을 확인하고자 하위분석을 진행했다. LVEF 28% 이하인 환자군에서 1차 목표점 발생(심부전 사건 및 사망) 위험이 16%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VEF 28% 초과인 환자군에서는 오메캄티브 메카군빌의 1차 목표점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 이 임상시험에 포함된 추가적인 안전성 분석에서 약물 복용 중단 비율은 오메캄티브군이 20.6%, 위약군이 21.9%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 임상 연구자들은 약물 부작용에 의한 중단은 오메캄티브군 9.0%, 위약군 9.3%라고 지적했다.


가까스로 사이토카이네틱스는 2022년 2월. 오메캄티브에 대한 신약승인신청(NDA)을 FDA에 접수했다. 하지만 FDA는 2022년 6월 사이토카이네틱스에게 오메캄티브의 추가적인 약동학 분석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헀다. FDA는 관련 제출을 받고 나서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를 ‘주요 수정’으로 간주하고 당초 설정한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정한 심사 기한을 2022년 11월 30일에서 2023년 2월 28일로 3개월 연장했다. 


이어 2022년 12월에는 FDA 자문위로부터 유익성이 위험성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8대3의 표결결과를 통해 이번 승인 거절의 암운을 드리웠다. 다수 자문위원들은 심방세동 환자의 명백한 위험 증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 이런 요인이 심혈관사망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꼬집었다. 당시 FDA 심사관은 오메캄티브가 약물의 안전성을 나타내는 치료역이 매우 좁고, 설정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클리브랜드클리닉(Cleveland Clinic)의 심장혈관흉부연구소 최고학술 책임자인 스티브 니센(Steve Nissen) 박사는 “오메캄티브가 가져다줄 혜택은 작으며 입원이나 사망보다는 긴급한 병원 방문을 감소시키는 비중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심장이란 최종 목표를 보면 큰 이점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사이토카이네틱스는 이번 CRL 수령과 관련, FDA의 견해와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승인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이해하기 위해 FDA에 회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오메캄티브 메카빌의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추가 임상을 진행해봐야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obstructive hypertrophic cardiomyopathy, oHCM) 치료를 위한 차세대 심장 마이오신 억제제 아피캄텐(aficamten)의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아피캄텐은 현재 3상 SEQUOIA-HCM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사이토카이네틱스의 로버트 블룸(Robert I. Blum) 최고경영자는 “심부전 악화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결과는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심부전 커뮤니티의 지원에 겸허한 마음을 갖고 있고 FDA와 협력해 미국에서 오메캄티브 메카빌에 대한 다음 단계를 고려할 것”이라며 “올해 SEQUOIA-HCM 임상 3상 결과가 도출되고, 추가적인 2건의 3상 임상시험이 시작될 예정인 아피캄텐에 대한 광범위한 개발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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