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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투어
북적거리는 도봉산 피한다면 양주 불곡산 … 신라고찰 백화암
  • 변영숙 여행작가
  • 등록 2023-02-18 22:03:32
  • 수정 2024-08-14 21: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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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암 들머리 임꺽정생가 … 감악산 자락 아늑한 매곡리고택 … 동심의 진수 ‘장욱진미술관’

양주별산대놀이마당(양주시 유양동 262)에서 2km 떨어진 곳에 양주의 진산인 불곡산(佛谷山 해발 468.7m) 자락에 백화암(白華庵)이 자리 잡고 있다.  


불곡산은 불국산으로도 불리며, 산은 별로 높지는 않지만 암릉과 경사진 능선이 많아 오르락내리락 산타는 재미가 있어 당일치기 근교 산행지로 인기가 높다. 유양초등학교나 양주시청에서 올라갈 수 있다. 불곡산은 양주를 거쳐 한강 유역으로 이어지는 고대 교통로가 지났던 곳으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봉우리와 능선의 정상부에는 많은 보루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불곡산은 평지인 양주시청에서 능선을 일으킨 뒤 서서히 고도를 더해 가다 백화암 뒤쪽에서 상봉(468.7m, 또는 투구봉)이라는 암봉을 형성한다. 그 뒤 상투봉(403.6m)를 지나며 고도를 낮춘 암릉은 다시 고개를 들어 임꺽정봉(450m)이란 암봉을 만들며 동북쪽에서 달려온 한북정맥을 만난다. 백운산, 국망봉, 운악산을 지나며 기세를 자랑하던 한북정맥은 도봉산, 북한산이라는 필생의 작품을 빚어내기 위해 몸을 낮추고 불곡산이란 시험작을 만들어낸다. 


주말마다 인파가 몰려드는 북한산, 도봉산을 피해 호젓한 등산을 하고 싶다면 불곡산을 택해도 좋다. 정상서 바라보는 도봉산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느껴진다. 다만 바위산이니 미끄러지지 않는 릿지화를 신는 게 권장된다. 


유양초등학교를 지나 안내판을 따라 숲길을 따라 오르면 20여 분 만에 백화암에 닿는다. 불곡산 상봉 오른편 남쪽 기슭에 위치한 백화암은 898년(신라 효공왕 2)에 풍수지리설의 대가 도선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창건 시기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나 자료는 없으나 '신라 말 고려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연화사각대좌와 주초석이 전해져 온다. 절의 원래 이름은 불곡사였으나 ‘동국여지승람’ 간행 이후 어느 시기에 백화암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중에 전소된 것을 1956년 성봉화상이 복원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불사를 통해 대웅전과 요사채 등이 중건됐다. 대웅전 입구를 지키듯 수령 350년의 우람한 느티나무 보호수가 서 있으며 그 옆에는 1841년(헌종 7년)에 세워진 양주목사 서염순의 선정비가 세워져 있다. 



2004년 보인스님이 조성한 양주시 백화암 마애삼존불/ 변영숙 제공

대웅전에서 숲길을 따라 10여 분 정도 오르면 2004년 보인스님이 조성한 마애삼존불이 있다. 양주시의 대표적인 관음도량으로 많은 신도들이 찾아오지만 평소에는 조용하다. 봄이면 벚꽃과 영산홍이 절집을 화려하게 수놓고 가을이면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단풍나무들이 단풍 맵시를 뽐낸다.




양주목 관아지/ 양주시청 제공

유양초등학교에서 백화암으로 오르다보면 오른편(동쪽)에 임꺽정 생가터가 있다임꺽정은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도적이 된 뒤 한때 기세를 올리며 평등을 구현하려는 무리를 통솔했다. 생가터는 의외로 전망 좋고 아늑한 곳이다. 양주목(牧) 관아와 향교가 있던 곳에서 불과 1㎞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모반을 꿈꿨다니 새삼스럽다. 



수원백씨 집성촌의 전통문화 자존심 양주매곡리고택(백수현전통가옥)


양주시 남면 매곡리에 수원 백씨 집성촌인 맹골마을이 있다. 맹골은 ‘매화’라는 뜻으로 매화나무가 많아 ‘맹골’이라 불렸다고 한다. 맹골마을에 위치한 25사단 신병교육대 담장에 매화나무가 그려진 것도 이러한 이유다. 남면이라 양주의 남쪽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양주의 가장 북쪽에 있다. 


마을길을 따라 넓게 논이 펼쳐지고, 산봉우리들은 꽃봉오리처럼 소담스럽다. 꽃술처럼 감악산에 포근하게 안겨 있는 듯한 맹골마을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파주시와 양주시에 걸쳐 있는 감악산((紺岳山, 해발 675m)은 검푸른 바위산이란 뜻을 갖고 있다. 산세가 검고 험하며 정상에 오르면 개성시가 보일 정도로 북한과 인접해 있지만 맹골마을에서 보는 감악산은 온순해 보이기만 하다.


맹골마을은 2006년부터 접경지역 체험마을로 지정돼 장 담그기, 한지 제작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치즈 만들기 등 유가공 체험도 이뤄진다. 마을 주민의 60%가 수원 백씨다. 구성원들 사이에 유교적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고 제사 문화가 굳게 이어져 오고 있다.



양주시 남면 맹골마을의 백수현고택/ 변영숙 제공

여전히 전통양식의 집들도 많이 눈에 띄는데 그 중 국가민속문화재 제128호로 지정된 백수현가옥이 유명하다. 이 가옥은 1870년대 만일의 경우 명성왕후가 피신해 있기 위해 서울의 고택을 옮겨다 지은 집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명성왕후가 기거한 적은 없다고 한다.



ㅁ자 모양의 가옥으로 사랑채와 안채와 행랑채 및 별당채의 지대석이 남아 있었으나, 현재는 안채와 사랑채만 남아 있다. 석재의 크기나 가공 수법, 기둥 등 목재의 크기나 치목 수법 등에서 궁궐 건축의 특징을 엿볼 수 있어 볼 만하다.


개명산 자락 물가에 쉬는 호랑이 느낌,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나는 심플하다’, ‘나는 술 먹은 죄밖에 없다’, '산다는 것은 소모하는 것이다. 나는 내 몸과 마음을,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려 다 써버릴 작정이다’


이런 말을 남긴 화가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과 더불어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3대 화가로 꼽힌다. 1917년 충청도에서 태어났고 1939년 일본의 동경제국미술학교 서양학과를 다녔다.


평생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동화적이고 간이한 표현과 독창적인 색채를 선보였던 장욱진의 작품세계는 ‘심플’로 표현된다. 그는 평소에도 '심플'을 작품 활동의 모토로 삼았다.


그의 모토처럼 그의 작품은 무척이나 간단하고 화폭은 매우 작다. 작은 화폭을 가득 채우고 있는 시골마을의 나무와 동물, 까치, 집에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가족이 있는 따스한 삶을 동경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디 작가뿐이랴. 모든 인간의 동경의 대상이 유년의 동화다. 그러나 더 이상 누릴 수 없는 어린 시절이기에 장욱진이나 박수근의 그림 앞에 서면 슬퍼지는 것이다.



장욱진미술관 외관/ 변영숙 제공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개명산(開明山 정상 형제봉 546.8m) 기슭에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이 2014년 문을 열었다. 유족들과 장욱진미술재단에서 기증한 장욱진 그림 230여 점이 모태가 됐다. 미술관은 건축물 자체도 작품이다. 단순하지만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다. 미술관은 입구를 지나 실개천에 놓인 긴 다리를 건너 계단이 놓인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개명산 아담한 산세에 둘러싸인 하얀색 건물과 실개천, 너른 조각공원을 한 프레임에 담으면 퍽이나 근사한 공간이 나온다. 멀리서 보면 마치 개천을 사이에 두고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으로 나눠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통창으로 빛이 들어오는 장욱진미술관 내부/ 변영숙 제공

미술관 외관은 마치 컨테이너나 네모난 깡통을 대충 얽어 매 놓은 듯 엉성하고 밋밋해 보인다. 그러나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벽마다 시원하게 뚫린 통창을 통해 변화무쌍한 외부 풍경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여 다채롭게 빛난다.



건축물은 ‘최 페라이라’ 건축에서 설계했다. 2014년 제22회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하고 한국건축가 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7’에 들었다. 또 영국 BBC가 선정한 '2014 위대한 8대 신설 미술관에 들었다. 항간에는 장욱진 화가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와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지었다는 말이 있지만 짓고 보니 물가에 쉬는 호랑이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와전된 것뿐이란다.


마치 그리스 여행 사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하얀색 계단이 지하 1층과 지상 2층을 연결시켜준다. 지하 1층은 수장고로 사용되고 1층과 2층이 주요 전시실이다. 1층에서는 주로 기획 전시가 열리고, 2층에는 장욱진 화가의 상설전시가 열린다. 크기, 모양, 색깔이 모두 다른 전시공간은 작가와 작품의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2층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오브제 방에는 작가가 생전에 사용했던 개인용품들이 전시돼 있고 작품집과 관련 서적들을 볼 수 있는 아카이브 라운지가 있다. 1층에는 아트숍과 음료를 파는 카페가 있다. 장욱진 화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기념품 - 머그잔, 플레이트, 노트, 메모장- 등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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