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마다 피하주사, 현재 표준치료제 ‘솔리리스’ 2주 정맥주사보다 편리
로슈의 자회사인 일본 쥬가이제약(Chugai Pharmaceutical)은 자체 개발한 크로발리맙(crovalimab)이 보체(補體) 저해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적이 없는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3상 ‘COMMODORE 2’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고 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임상시험에서 수혈 회피(transfusion avoidance) 및 용혈(젖산탈수소효소 수치를 통해 측정한 지속적인 적혈구 파괴) 증상 조절과 관련한 공동 1차 평가지표가 충족했다고 로슈는 설명했다.
크로발리맙은 4주 간격으로 1회 피하주사했을 때 증상을 유의미하게 조절됐을 뿐만 아니라 2주마다 정맥주사제로 투여하는 현행 표준요법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솔리리스주’(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와 비교했을 때 비 열등성이 입증된 게 이번 임상의 핵심 성과다.
크로발리맙은 C5를 겨냥한 새로운 항-C5 리사이클링 단일클론항체로서, 4주 간격으로 1회 피하주사하도록 설계됐다. 크로발리맙은 보체 C5 단백질에 결합하고 보체 연쇄반응의 마지막 단계를 차단하며 순환으로 재이용돼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보체를 억제할 수 있다. 즉 항체로서 한번 쓰여지고 버려지는 게 아니라 여러 번 항원(C5)과 재결합해 장시간 효과를 발휘한다.
이 신약후보는 기존 치료제와 다른 C5 결합부위에 결합하기 때문에 현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특정 C5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피하주사가 가능하므로 환자 및 간병인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로슈의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최고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제품개발 담당 대표는 “PNH 환자들이 드문 약물투여 빈도로 증상을 강력하게(robust) 조절할 수 있는 치료대안들을 확보할 수 있다면 유익할 것”이라며 “크로발리주맙의 첫 번째 글로벌 3상(COMMODORE 2)에서 확보된 결과를 보면 이런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강조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COMMODORE 1, COMMODORE 2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를 각국의 보건당국에 제출하고, 조만간 의학 학술회의 대회에서 상세한 COMMODORE 2 임상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슈는 이미 3상 ‘COMMODORE 1’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유효성 및 안전성 자료를 보더라도 기존 C5 저해제들에서 크로발리맙으로 약을 바꾼 PNH 환자에서 위험성 대비 유익성이 입증됐으며 이번 ‘COMMODORE 2’ 임상을 통해 한번 더 검증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로슈는 앞서 중국에서 진행된 3상 ‘COMMODORE 3’ 임상에서 확보된 긍정적인 자료를 2022년 12월 10~13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 미국 혈액학회(ASH) 제64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치료 5주차부터 25주차까지 용혈 조절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78.7%였다. 5주차 시점에서는 72%였고, 25주까지 70~85% 사이를 오갔다.
또 치료 시작시점 이후 환자의 51.0%가 수혈 회피에 도달했다. 이는 환자들을 스크린하기 24주전의 시점에서 수혈 회피를 보인 사람이 0%인 것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고무적인 결과였다.
COMMODORE 3 임상자료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약품심평중심(CDE)의 ‘혁신치료제’로 경로를 통해 제출됐고,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는 거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