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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네르바뉴로사이언스, 조현병 음성 증상 치료제 ‘롤루페리돈’ 신약승인신청 접수 불허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12-30 16:57:17
  • 수정 2023-01-02 1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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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DA, 안전성 및 유효성 입증 부족 판단한 듯 … 현재 승인된 음성 증상 치료제 전무

미국 매사추세츠주 벌링턴(BURLINGTON)의 중추신경계(CNS) 장애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미네르바뉴로사이언스(Minerva Neurosciences, 나스닥 NERV)FDA)가 지난 1130일 회의를 거친 끝에 롤루페리돈(roluperidone, 개발코드명 MIN-101)의 허가신청 접수를 거절한다고 통보해 왔다고 28(현지시각) 발표했다. 

 

롤루페리돈은 조현병 환자들에게 수반되는 음성 증상(증후군)의 치료제로 20221014일 허가신청서가 제출되었던 신약후보물질이다. 하지만 1017일에 신약승인신청 접수가 반려됐다. FDA는 당시 접수 거절 사유를 밝히지 않고 미네르바와 Type A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Type A 회의는 신약승인신청 절차를 진행하기에 앞서 FDA와 논의하는 사전 상담 제도이다. Type A 회의를 가졌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회의 후 통상 60일이 지나야 신청 절차가 개시될 수 있다.

 

당시 루스링거 CEO현재 조현병의 음성 증상을 치료하는 승인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환자와 그 가족에게 유용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 미네르바의 목표라며 당황해했다.

 

이 회사의 레미 루스링거(Remy Luthringer)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12월의 접수 반려 확정 통보에 “FDA가 조현병에 수반되는 음성 증상 치료제로 제출된 롤루페리돈의 허가신청을 접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우리는 FDA와 협력을 지속하면서 피드백에 대응하고, 차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롤루페리돈은 신경정신계 장애 증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5-HT2A sigma2 수용체에 대한 길항제다. 이보다 다소 낮은 친화력으로 α1 교감신경계 수용체도 길항한다. 도파민D2 수용체에 대한 후시냅스에서의 직접적인 길항작용은 없으며 추체외로증후군이나 진정, 프로락틱 증가 및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은 없다. 이밖에 롤루페리돈은 도파민성, 무스카린성, 콜린성, 히스타민성 수용체에 대한 친화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미네르바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 중인 조현병 음성 환자 513명을 대상으로 12주간 11롤루페리돈’ 32mg 64mg 및 위약을 무작위로 투여하는 3상 임상을 진행했다.

 

20201월에 발표된 3상 연구 결과 롤루페리돈은 1차 평가지표인 음성 증상 요인 척도(Negative Symptoms Factor Score NSFS) 감소(개선) 정도에 관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평가지표인 개인 및 사회행동 총점(Personal and Social Performance Scale Total Score, PSP)도 충족하지 못했다. 임상적인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향정신성 의약품 비복용 조현병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롤루페리돈의 추가 임상에 착수했다. 그 결과 롤루페리돈 투여군의 증상 재발률은 15% 미만인 반면 위약의 경우 2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FDA는 롤루페리돈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결과 이번에 신약승인신청 접수 자체가 무산됐다.

 

조현병은 전 세계 환자 수가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환각, 망상, 환청 등은 조현병 양성의 대표적 증상이다. 이와 달리, 조현병 음성은 주변 환경에 무관심한 태도로 반응이 거의 없는 증상을 보인다. 무딘 정서, 와해된 언어행동, 무언어증, 무욕증, 무쾌감증 및 무사교성 등 5가지 특징을 보인다.

 

음성 증상은 사회생활에 참여하지 않고, 매사에 무관심하거나 무감각해지고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완수할 수 없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해 사람들에게서 고립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문제 유무를 알아채기 어렵다. 의사들이 항우울제를 처방하곤 하지만 현재 음성 증상에 대해 승인된 치료법은 없다.

 

3세대 조현병약이라는 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정’, ‘아빌리파이메인테나주사’(Abilify, 성분명 아리피프라졸 Aripiprazole)조차도 음성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으로 적응증이 명시된 것은 아니다. 단지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1(조증이 우세한 조울증) 유지치료제로 승인돼 있다.

 

이를 포함한 현재 출시된 조현병 치료제로는 덴마크 룬드벡(Lundbeck)과 일본 오츠카(Otsuka)렉설티’(Rexulti, 성분명: 브렉스피프라졸·Brexpiprazole), 미국 엘러간(Allergan)브레일라’(Vraylar, 성분명: 카리프라진·Cariprazine), 미국 얀센(Janssen)인베가’(Invega, 성분명: 파리페리돈·Paliperidone), 미국 인트라-셀룰라테라피스(Intra-Cellular Therapies)카플리타’(Caplyta 성분명: 루마테페론·Lumateperone) 등이 있다. 이들 약물은 모두 조현병 양성 치료제다. 조현병 음성 증상 전문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롤루페리돈의 존재 이유가 성립한다. 향후 증거 보완을 통해 룰루페리돈이 세상에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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