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궤양성대장염(UC) 치료 신약후보물질인 에트라시모드(etrasimod)의 신약허가신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접수돼 본격 심사에 들어갔다고 2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중등도~중증의 궤양성대장염 적응증을 목표로 신청했으며, 미국에서는 내년 하반기, EU에서는 2024년 상반기 중에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에트라시모드는 차세대 1일 1회 경구용 고선택적 스핑고신 1-인산염(sphingosine 1-phosphate, S1P) 수용체 조절제로 S1P 수용체 1, 4, 5를 최적의 약리학적 기전으로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위장관질환 및 피부질환 등 다양한 자가면역 염증성질환을 목표 적응증으로 삼고 있다.
에트라시모드의 이번 신약승인신청은 3상 ‘ELEVATE UC’ 임상시험(ELEVATE UC 52 및 ELEVATE UC 12)에서 확보된 자료를 근거로 이뤄졌다. 생물학적제제, 야누스인산화효소(JAK) 저해제 등 최소 한 가지 이상의 기존 치료제로 치료를 진행했지만 실패했거나 불내성을 보인 궤양성대장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에트라시모드 2mg을 1일 1회 복용토록 하면서 임상적 관해를 이끄는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목표를 두고 피험자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방식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이다.
2022년 5월에 도출된 ELEVATE UC 52의 임상시험 결과, 12주차 임상적 관해율은 에트라시모드 투여군이 27.0%, 위약군이 7.4%(차이 19.8%p)였다. 52주차 임상적 관해율은 각각 32.1%, 6.7%(차이 25.4%p)로 나타났다.
또 12주차 및 52주차 내시경적 개선, 증상 관해, 점막 치유와 52주차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무사용 관해, 지속적인 임상 관해를 포함한 모든 주요 2차 평가지표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ELEVATE UC 12에서 12주차 임상적 관해율은 에트라시모드 투여군이 24.8%, 위약군이 15.2%였다. 내시경적 개선, 증상 관해, 점막 치유 등 모든 12주차 주요 2차 평가지표도 충족됐다.
에트라시모드 치료군에서 가장 흔한 치료 후 이상반응은 두통, 궤양성대장염 악화, 코로나19 감염, 어지럼증, 발열, 관절통, 복통, 오심 등이다.
화이자는 2021년 12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아레나파마슈티컬스(Arena Pharmaceuticals, 나스닥 ARNA)를 67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유망주인 에트라시모드를 확보했다. 아레나는 한 때 글로벌 비만치료제 블록버스터로 명성이 높았던 ‘벨빅정’(성분명 로카세린, lorcaserin, 국내서는 일동제약 판매)을 상용화했던 제약사다.
궤양성대장염은 북미와 유럽에 약 380만명에 달하는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혈액 및 점액을 동반한 만성 설사, 복통, 긴박변 등 등의 증상을 보여 직장 등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생물학적제제 등이 동원되고 있지만 보다 효과적이고 위험성 대비 유익성 프로필이 개선된 경구용 첨단 치료제가 요구되고 있다.
화이자의 마이클 코보(Michael Corbo) 글로벌 염증‧면역학 담당 최고개발책임자(CDO)는 “만성인데다 파괴적인 증상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은 궤양성대장염은 환자의 일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다수의 환자들이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로는 관해 단계에 도달하거나 관해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임상시험 성적을 볼 때 에트라시모드가 승인되면 중등도~고도 활동성 궤양성대장염 환자를 위한 계열 최고의 첨단 1차 치료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