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mRNA 치료제‧백신 전문기업인 모더나테라퓨틱스가 개발한 ‘mRNA-4157/V940’ 맞춤형 항암백신이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의 병용요법 임상시험에서 흑색종의 재발 및 이로 인한 사망위험을 44% 낮춘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양사는 2016년 6월 전략적 협력 및 라이선스 제휴계약을 맺고 이 백신을 공동개발해왔다. 올해 10월 12일에는 MSD가 ‘mRNA-4157/V940’의 공동 개발 및 판매를 진행하기 위해 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양사는 전세계 시장에서 비용과 수익을 동등하게 나누자고 약정했다.
양사는 이 병용요법을 수술 후 보조요법제로 평가한 2b상 ‘KEYNOTE-942/mRNA-4157-P201’ 임상시험 자료를 1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mRNA-4157/V940은 맞춤형 암백신으로서 환자가 종양 돌연변이 특징에 맞게 항종양 반응을 유도할 수 있도록 면역체계를 활성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환자 고유의 종양 변이에 따라 특이적 T-세포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자극한다. 이에 비해 키트루다는 체내 면역체계(주로 T세포)가 종양세포를 더 잘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돕는다.
KEYNOTE-942/mRNA-4157-P201 임상시험은 흑색종 3기 또는 4기인 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완전 절제수를 받은 이후 약 1년 동안 mRNA-4157/V940+키트루다 병용요법 또는 키트루다 단독요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무작위 배정해 흑색종 재발 정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병용요법은 단독요법에 비해 흑색종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이 4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두 물질의 시너지가 발현되면서 T-세포 매개 종양세포 파괴력이 향상된 것으로 관찰됐다.
양사는 이번 시험결과를 보건당국들과 협의하고, 내년에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을 총괄한 제프리 웨버(Jeffrey S. Weber) 미국 뉴욕대 랑곤의료센터 펄뮤암센터(Perlmutter Cancer Center) 부소장은 “피험자 무작위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 2b상 결과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암 절제를 거친 고위험성 흑색종에서 PD-1의 차단이 무재발 생존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한 첫 사례이자, 맞춤형 신항원 접근법(백신요법)이 흑색종에 유익할 수 있음을 처음 증명한 사례”라고 말했다.
모더나테라퓨틱스의 스테판 반셀(Stephane Bancel) 최고경영자는 “이번 발표자료는 암 치료 분야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내용”이라면서 “mRNA가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백신과 치료제로서 변혁적인 성과를 내보인 데 이어 피험자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통해 흑색종 환자에서도 유의할 만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이 처음 입증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다른 유형의 암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머크리서치래버러토리스의 딘 리(Dean Y. Li) 대표는 “이번 성과는 양사의 협력관계에서 도출된 중요한 이정표”라며 “지난 6년여 동안 양사 연구팀은 mRNA 및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서로가 보유하고 있는 전문적인 노하우를 결합시켜 암 환자들을 위해 개선된 결과를 내놓는 데 집중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2b상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mRNA-4157/V940의 부작용은 1상에서 보고된 내용과 대동소이했다. 키트루다의 안전성 프로필도 이전 연구들과 유사했다.
약물 관련 중증 부작용은 mRNA-4157/V940과 키트루다 병용군의 14.4%와 키트루다 단독요법 대조군의 10%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