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소재한 중추신경계 장애 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세이지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 나스닥 SAGE) 및 바이오젠( Biogen Inc. 나스닥 BIIB)은 주요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MDD)와 산후우울증(postpartum depression, PPD) 적응증을 목표로 개발해온 주라놀론(zuranolone, 개발코드명 SAGE-217/BIIB125)의 허가신청 순차제출(rolling submission) 절차를 마쳤다고 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주라놀론은 성인 MDD 및 PPD 치료 목적의 속효성, 1일 1회 경구용, 14일 단기요법제이다. 허가신청 순차제출 절차는 올해 5월 2일에 시작됐다.
주라놀론은 우울증에 수반되는 증상들을 빠르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된 데다 일반적으로 양호한 내약성과 일관된 안전성 프로필을 입증했다.
신경자극성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주라놀론은 감마-아미노부티르산A(GABA-A) 수용체들의 차세대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의 일종으로 새로운 작용기전을 나타내는 항우울제이다. 우울증 환자에서 주라놀론은 비정상적으로 조절된 신경 네트워크의 균형을 빠르게 회복시켜 뇌 기능의 복구를 돕는다. 기분, 각성, 행동,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뇌내 네트워크를 표적으로 작용한다.
이번 신약승인신청은 3상 LANDSCAPE 및 NEST 기반으로 이뤄졌다. MDD 관련 LANDSCAPE는 MDD-201B, MOUNTAIN, SHORELINE, WATERFALL, CORAL 등 5건의 세부임상, PPD 관련 NEST는 ROBIN, SKYLARK 등 2건의 세부임상으로 구성됐다.
MDD가 있는 18~64세 성인을 대상으로 주라놀론 50mg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WATERFALL 연구에서 주라놀론은 해밀턴 우울증평가척도 17개 항목 기준(Hamilton Depression Rating Scale, HAMD-17) 기준으로 투약 3일 이내에 빠른 속효성을 입증했다. 또 SHORELINE 임상(65세 이상 노인 대상)에서 최장 70일의 효과 지속기간을 보여줬다.
다만 1년간(52주) 장기 투여 시 효과 지속여부, 단기투약 방식인 만큼 2차 투약 시점과 투약 시의 효과 등에 대한 장기 데이터는 아직 공유되지 않았다.
주라놀론은 FDA로부터 2017년에 MDD 관련 패스트트랙, 2018년엔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 2022년에는 산후우울증에 대해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바이오젠은 세이지로부터 주라놀론을 도입히가 위해 2020년 11월 17일 15억2500만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젠이 세이지 주식 6억5000만달러 어치를 매입하고 우울증 치료제를 공동 개발에 필요한 선금 8억7500만달러를 선불 계약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계약에 따라 주라놀론은 미국에서 양사가 함께 개발하고. 그 외 지역에서는 바이오젠이 담당한다. 다만 일본, 한국, 대만의 판권은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젠의 프리야 싱할(Priya Singhal) 안전성‧규제 및 연구‧개발 담당대표 직무대행은 “LANDSCAPE 및 NEST 임상시험에서 나온 데이터를 근거로 주라놀론이 우울증 환자들을 위해 유의미한 새로운 치료제가 될 잠재력이 있음을 믿는다”고 말했다.
세이지테라퓨틱스의 로라 골트(Laura Gault) 최고의학책임자는 “기존 우울증 치료제는 증상 완화에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됐다”며 “나타난 증상들에 완전하게 대응하기 위해 환자들이 다양한 치료대안들로 치료주기를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