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라파엘에 본부를 둔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바이오마린파마슈티컬(BioMarin Pharmaceutical 나스닥 BMRN)은 혈우병 A 유전자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인 ‘록타비안’(Roctavian, 성분명 발록토코젠 록사파보벡 Valoctocogene Roxaparvovec, 옛 상품명 발록스 Valrox)에 대한 승인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될 예정이었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자문위원회 회의가 취소됐다고 23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록타비안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는 2019년말 처음 FDA에 제출됐고 2020년 8월 18일 임상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승인을 거절당하는 대응종결서신(CRL)을 수령했다. 임상기간을 최소 2년 이상으로 늘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바이오마린은 2022년 10월 12일 모든 피험자의 2년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보완자료를 첨부해 BLA를 재제출했다. 처방의약품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심사기한은 2023년 3월 31일로 설정됐다.
재제출이 접수(승인)됐다는 지난 10월 12일 바이오마린 발표에서는 FDA가 자문위원회 회의 소집을 통보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약 2주 후인 10월 28일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바이오마린은 자문위 소집을 통보받았다고 진행상황을 업그레이드했다. 당시 자문위 개최 결정은 났지만 구체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바이오마린 측은 자문위 소집이 오히려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애써 환영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자문위 소집 취소는 그 연장선상에서 승인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나스닥 시장에서 바이오마린 주가는 23일 소폭 반등했다.
FDA가 자문위원회 회의를 취소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바이오마린은 승인 예상 일자를 기반으로 미국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승인의 관건은 바이오마린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노바토에 위치한 유전자 치료제 생산시설에 대한 FDA의 허가 전 실사(Pre-Licensure Inspection, PLI)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사는 계획대로 향후 수 주 안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바이오마린 측은 설명했다.
바이오마린 연구개발부 총괄 행크 훅스(Hank Fuchs)는 “BLA 심사는 역동적인 과정”이라며 “중증 혈우병 A 환자에게 잠재적으로 획기적인 치료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FDA의 지속적인 관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FDA는 2021년 3월 록타비안을 ‘재생의학 첨단치료제’(RMAT)로 지정했다. 2017년에는 ‘혁신치료제’로 지정받기도 했다. 올해 8월 24일에는 유럽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