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태리타운(TARRYTOWN)의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나스닥 REGN)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샌프란시스코의 생명공학기업 사이톰엑스테라퓨틱스(CytomX Therapeutics, 나스닥 CTMX)와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제휴 및 라이선스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양사는 사이톰엑스가 보유한 ‘프로바디’(Probody) 치료 플랫폼과 리제네론의 ‘벨로시-바이’(Velcoci-Bi) 이중특이항체 개발 플랫폼을 적용해 조건부 활성화(conditionally-activated)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한 라이선스계약을 맺었다.
이번 제휴는 사이톰엑스의 생물학적 차폐(masking) 전략을 적용해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의 이중특이항체가 종양미세환경 내부의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활성화되기 전까지 불활성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데 전략적 초점을 맞췄다.
이 기술은 차세대 T세포 관여 치료제들의 치료범위(therapeutic window)를 확대하는 동시에 표적을 벗어난 약효발현(off-target effects)은 최소화시켜 기존 면역요법제들에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던 유형의 종양들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조건부 활성 이중특이항체를 찾아내고 검증하는 발굴 작업을 공동 진행키로 했다. 리제네론은 전임상 및 임상 개발과 상용화 활동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이톰엑스테라퓨틱스는 3000만달러의 선불 계약금을 받기로 했다. 아울러 차후 전임상, 임상, 상용화 단계에서 성과가 도출되면 최대 20억달러를 지급받을 수 있는 권한과 시판 후 순매출액 목표 달성 대비 단계별 로열티 수수 권한을 확보했다. 별도의 순매출 대비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리제네론의 존 린(John Lin) 면역항암제‧이중특이항체 담당 수석 부사장은 “리제네론은 종양생물학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와 첨단기술을 결합해 항암제 포트폴리오의 패러다임을 바꿀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양사의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환자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새로운 면역요법제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사이톰엑스테라퓨틱스의 션 맥카시(Sean McCarthy) 대표는 “사이톰엑스테라퓨틱스는 고품질의 차별화된 과학적인 노하우를 통해 조건에 따라 활성화되는 치료제 분야를 개척해왔다”며 “이를 통해 생물학적 차폐 전략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과 종양미세환경 내 단백질 분해효소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T세포 관여 전략을 더욱 최적화하고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기 위해 리제네론과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제네론은 몇 달 전, 임원 3명을 포함해 직원의 40%를 해고했다. 그러나 지난엔 T세포 자극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체크메이트파마슈티컬스(Checkmate Pharmaceuticals)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어 6월 초에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한 PD-1 억제제인 ‘리브타요주’(Libtayo, 성분명 세미플리맙, cemiplimab-rwlc)의 전권을 9억달러의 선불계약금을 지급하고 리브타요의 전세계 매출액의 11%를 로열티로 건네는 조건으로 사들였다. 지난 11월 8일에는 리브타요가 수술적 절제 또는 근치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부적합한 전이성 혹은 국소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화학요법제와 병용요법으로 투여될 수 있는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히는 경사를 맞았다. 리부타요는 2021년 2월 22일에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절제수술 및 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 불가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단독요법제로 허가받았으나 전제 조건이 달려 있어 처방 확대에 애로가 많았다.
리제네론의 파이프라인에는 임상 1/2상에서 객관적반응률이 75% 이상인 린보셀타맙(linvoseltamab)을 포함해 이중특이항체와 관련한 11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리제네론이 이번에 사이톰엑스와 제휴를 맺은 것은 이중특이항체에서 존슨앤드존슨(얀센), 화이자, 애브비, 로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존슨앤드존슨(J&J) 계열사인 얀센파마슈티컬컴퍼니의 BCMA 및 CD3 이중특이항체인 ‘텍베일리’(Tecvayli, 성분명 테클리스타맙-cqyv, teclistamab-cqyv)가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Relapsed or Refractory Multiple Myeloma, RRMM) 치료제로 지난 10월 2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승인을 받았다.
암젠은 독일 마이크로멧을 인수하면서 ‘이중특이성 T세포 관여항체(BiTE, Bispecific T cell Engager)’ 플랫폼을 얻었고 이를 통해 CD3 및 CD19 이중특이항체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신약인 ‘블린사이토주’(Blincyto 성분명 블리나투모맙, blinatumomab)를 얻었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사이톰엑스는 이번 리제네론과의 제휴로 숨통을 트게 됐다. 사이톰엑스는 5년 전 암젠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현재 1상 연구를 진행 중인 이중특이항체 CX-904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 일본 아스텔라스는 2020년에 사이톰엑스가 불특정 이중특이항체 개발의 이정표를 달성할 경우 16억달러 이상을 지불하고 라이선스를 얻는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