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Z)는 올 3분기 신약개발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포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개의 초기 단계 신약개발 프로그램도 중단키로 했다.
AZ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개발한 COVID-19 백신의 미국 승인을 포기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이 백신은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하고 영미권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었으며 영국, 유럽, 한국 등 100개 이상의 다른 국가에서 신속하게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승인되지 않았다.
AZ의 파스칼 소리엇(Pascal Soriot) CEO는 10일(현지시각) 투자자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의 미국 신청은 엄청나고 복잡한 문제이며, 직원들의 에너지와 시간을 다른 곳에 쓰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백신에 대한 수요가 적고, 이미 4개의 다른 백신(화이자,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이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AZ는 이날 안전성 문제로 2021년 10월에 임상시험이 보류된 AZD5591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혈액암을 겨냥한 이 신약후보물질은 항암제 약물내성의 원인인 MCL1을 직접적으로 억제한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AML) 환자를 대상으로 로슈의 베네토클락스(venetoclax)와 병용요법으로 평가를 진행했었다.
AZ는 이달 초 고형종양 신약후보인 MEDI1191에 대한 권리를 제휴사인 모더나(Moderna)에 반환했다. AZ의 면역항암제 관련 메드이뮨(MedImmune) 사업부문은 진행성 고형종양에서 인터루킨-12(IL-12) 표적 mRNA 치료제인 MEDI1191를 항PD-L1 억제제인 더발루맙(durvalumab)과 병용하는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다.
또 다른 MEDI8367은 TGFβ를 억제하는 인간 인테그린(integrin) β8에 대한 항체(결합체)로서 만성신장질환을 겨냥했다. TGFβ 차단은 안전한 용량에서 효과가 거의 없고 심각한 부작용만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AZ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보다 표적화된 방식으로 약물을 개발하려고 했다. 2020년 4월에 시작된 1상 임상시험은 2021년 1월 3일에 완료됐다. 하지만 중단한 이유를 AZ는 설명하지 않았다.
한편 AZ는 미국에서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소 법안(IRA)와 관련해 약가 책정, 신약개발 과정에서 소분자물질 또는 생물학적제제 간 우선 순위 결정, 신약승인 대상 국가 선정, 업무 일정 등에서 복잡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베루(Veru Inc 나스닥 VERU)가 코로나19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 ARDS) 치료제로 개발해온 경구용 사비자불린(Sabizabulin)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폐-알레르기질환약물사용자문위(PADAC)의 표결 결과 8대5로 반대가 찬성보다 많아 긴급사용승인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비자불린은 3상 임상시험에서 입원한 ARDS 발병 위험이 높은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60일차 평가시점에서 절대사망률을 20.5% 감소(상대사망률은 51.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으나 PADAC은 위험성 대비 유익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승인을 거부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피험자 수가 적은 것도 거부의 중대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베루 측은 “현재 사용되는 제한된 코로나19 염기서열에 대항하는 치료제로는 쉽게 치료할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 변종의 위협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 변이와 무관하게 염증과 바이러스 복제를 감소시키는 미세소관 파괴자로서 독특한 작용을 하는 사비자불린은 강력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ARDS에 사용 가능한 다른 모든 약물의 경우 절대사망률 감소가 0~6%에 불과한 것에 비교된다”고 주장했다.
베루는 올 6월에 사비자불린의 FDA 긴급사용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7월 6일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Evidence’에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