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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성경화증 국내 2차 치료제 … S1P 조절제, B세포 및 T세포 억제제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11-10 08:54:16
  • 수정 2022-11-11 11: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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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1P 조절제는 핀골리모드, 시포니모드, 오자니모드, 포네시모드 등 경쟁약 즐비 … ‘마벤클라드’ 강력하지만 부작용도 커

국내 다발성경화증(MS) 2차 치료제 중 경구약으로 S1P 조절제인 한국산도스의 ‘피타렉스캡슐’(FYTAREX 성분명 핀골리모드 Fingolimod), B세포 및 T세포 억제제인 독일 머크(Merck KGaA)의 ‘마벤클라드정’(Mavenclad, 성분명 클라드리빈 cladribine)이 있다.  


S1P 조절제


한국산도스 ‘피타렉스’


산도스의 ‘피타렉스’는 노바티스의 ‘길레냐’(Gilenya, 성분명 핀골리모드 fingolimod)와 같은 성분의 국내 제네릭이다. 길레냐는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고 노바티스의 제네릭 계열사인 산도스가 대신 피타텍스를 허가받았다. 길레냐는 한 때 독보적인 위상을 누린 블록버스터였지만 이젠 나이를 한참 먹었다. 


피타렉스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함으로서 MS의 재발을 낮춘다. 부작용은 심장박동과 혈압을 낮추는 것이므로 첫 복용 후 6시간 동안은 이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밖에 중증 감염, 두통, 고혈압, 시야혼탁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핀골리모드는 선택적 스핑고신-1-인산염 수용체 1 조절제(sphingosine 1-phosphate receptor modulator)로서 림프구의 S1P(sphingosine 1-phosphate)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혈액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림프구들의 수치를 낮추는 기전을 갖고 있다. 재발을 줄이고, 반복·지속적인 증상 발생으로 인한 추가적인 장애가 발생·축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S1P 조절제로는 핀골리모드 외에 노바티스(Novartis)의 ‘메이젠트’(Mayzent, 성분명 시포니모드, siponimod),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 Myers Squibb, BMS)의 ‘제포시아캡슐’(Zeposia, 성분명 오자니모드 ozanimod), 한국얀센의 ‘폰보리정’(PONVORY, 성분명 포네시모드 ponesimod) 등이 있다. 국내에선 핀골리모드(피타렉스 2011년 6월 7일 발매)와 포네시모드(폰보리 2022년 10월 11일 허가)만 출시됐다. 모두 2차 치료제로 간주된다. 


노바티스 ‘메이젠트’ 


메이젠트는 하루 한번 복용하며 MS의 재발률을 낮추고 진행을 지연시킨다. 노바티스의 ‘길레냐’의 후속 제품으로 2019년 3월 26일 FDA 승인을 얻었다. 임상적 독립증후군(CIS), 재발성-완화성 경화증(RRMS), 활성형 2차 진행성 다발성경화증(SPMS) 등의 유형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S1P조절제로서 백혈구의 림프구가 중추신경계와 체내 곳곳을 순환하지 못하도록 저해함으로써 다발성경화증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약물이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므로 뇌와 척수의 손상을 막고 항염증 작용을 한다. 


이상반응으로 바이러스감염, 간 독성, 백혈구감소증, 두통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핀골리모드와 마찬가지로 심장박동 변화, 시야 혼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고혈압과 심장박동 증가에 대비해 첫 복용 후 6시간은 혈압, 심박수 등을 모니터링한다. 태아에게 해로우므로 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약 복용 후 최소 10일은 피임을 해야 한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제포시아’


2020년 3월 25일에 FDA 승인을 받았다. CIS, RRMS, SPMS 유형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2021년 5월 27일에는 성인의 중등도~중증의 활동성 궤양성대앙염(UC) 치료제로 두 번째 승인을 얻었다. S1P조절제 중 궤양성대장염 적응증을 획득한 것은 제포시아가 처음이다. 다발성경화증에서는 중추신경계의 림프구 수를 감소시키지만, 궤양성대장염에서는 말초혈액의 림프구 수를 감소시키는 게 기전을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1일 1회 복용한다.


제포시아는 바이오젠(Biogen)의 ‘아보넥스’(Avonex 성분명 인터페론 베타-1a,  interferon beta-1a)와 비교했을 때 S1P 조절제 계열 약물 중 재발성 다발성골수종에서 가장 나은 림프구 배설물(노폐물) 억제 효과를 보였다. 


얀센 ‘폰보리’ 


2021년 3월 18일에 FDA 허가를 얻었다. CIS, RRMS, SPMS 유형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S1P1 조절제로 1일 1회 복용한다. 


폰보리는 ‘오바지오필름코팅정’(AUBAGIO, 성분명 테리플루노미드, teriflunomide)과 비교해 우월성을 입증한 게 돋보인다. 108주(2년) 동안 사노피의 오바지오와 비교해 연간재발률(ARR)을 30.5% 더 낮췄음을 입증했다. 폰보리는 또 2년 후 환자의 71%에서 확인된 재발이 없었던 반면 오바지오 복용군은 61%에 그쳤다. 아울러 가돌리늄-증강 조영촬영 시 신규 T1 병변 및 신규 T2 병변, 비대 T2 병변도 오바지오 복용군 대비 각각 59%, 56%씩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우위를 보였다. 또 자기공명영상(MRI) 진단 결과 가시적인 질병 활동 억제 측면에서 폰보리가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 악화를 예방하는 측면에서도 수치적으로 오바지오 대비 우위를 입증했다. 


폰보리 FDA 승인 당시 얀센의 신경학 글로벌 의학학술 담당 책임자인 알리티아 디베르나르도(Allitia DiBernardo) 박사는 “포네시모드가 현재 발매 중인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새로운 염증성 병변이나 장애의 축적을 감소시키는 등 비교 우위가 있음에 고무돼 있다”며 “폰브로이는 투여 후 1주일 만에 림프구 수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빠른 가역성은 순환하는 면역세포 숫자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재구성해 예방접종이나 가족계획(계획임신)과 같은 상황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바티스의 ‘케심프타’(Kesimpta 성분명 ofatumumab 오파투무맙) 등 CD20 표적 항체는 대체로 다발성경화증 조절에서 S1P 조절제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얀센 측은 폰보리가 가진 면역세포의 빠른 회복력은 CD20 표적치료제와 비교해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폰보리는 면역세포의 뇌내 ‘밀입국’을 차단해 밀어내지만 항 CD20 약물은 B세포를 고갈시켜 작동하므로 면역세포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설명이다. 


B세포 및 T세포 억제제 … 독일 머크의 ‘마벤클라드’


독일 머크의 마벤클라드는 2017년 8월에 유럽연합에서, 2019년 3월 29일 미국에서 허가받았다. 미국에서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유형(relapsing-remitting, RRMS), 또는 활동성 2차 진행성(active secondary progressive, SPMS) 유형 등 2가지에서만 적응증을 획득했으나 MS 치료제 중 유일한 경구용 단기 치료법이 된 게 의미가 크다. 임상적 독립증후군(CIS)에서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단기치료법이란 독특한 용법으로 귀결된다. 체중 1kg 당 연간 1.75mg의 마벤클라드를 투여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체중 40kg 이상~50kg 미만인 사람은 연간 70~87.5mg의 약을 복용하게 돼 있다. 마벤클라드 한 알이 10mg이므로 이들은 7~8알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편의상 이 체중 범위에서는 8알을 복용한다. 8알은 첫 달 초에 4일간에 걸쳐 하루에 한 알, 두 번째 달 초에 4일간에 걸쳐 하루에 한 알을 복용하게 돼 있다. 체중이 나갈수록 알약의 복용 수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1차 년도와 2차 년도에 걸쳐 두 번까지 실시하며 3차 년도와 4차 년도의 복용법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단기 투여로 효과가 오래도록 유지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약의 효과와 부작용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벤클라드의 클라드리빈은 다발성경화증 발현에 관여하는 B세포 및 T세포를 억제한다. 특히 B세포 억제에 강점이 있다. 정상적인 B세포나 T세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지만 다발성경화증에서는 수초를 공격하는 자가반응성 T세포를 포함해 뇌척수 등 신경섬유를 파괴한다. 클라드리빈은 친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항체 반응에 의한 다발성경화증 발병 캐스케이드(cascade)를 막는다.


비활성형인 클라드리빈은 세포내 인산화효소에 의해 활성형인 클라드리빈 인산염(Cladribine-phosphate)으로 변한다. 활성형 클라드리빈은 DNA중합효소(DNA polymerase) 및 리보뉴클레오티드 환원효소(ribonucleotide reductase) 등 DNA의 대사에 관련된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DNA 통합(합성과 수리)을 억제 및 교란한다. 이는 DNA 가닥의 파괴, 궁극적으로 세포사를 유도한다. 반대로 세포내 낮은 수준의 클라드리빈은 활성화된 클라드리빈 인산염을 비활성화하는 포스파타제 5’-뉴클레오티다제(phosphatase 5’-nucleotidase)를 증가시킴으로써 피드백의 균형을 맞춘다.   


클라드리빈은 핵산의 퓨린 고리의 2번 위치에 있는 수소 원자를 염소 원자로 치환한 데옥시아데노신(deoxyadenosine) 유사체로, 아데노신 탈아미노산효소(adenosine deaminase, ADA)에 의한 탈아미노화에 저항한다. 세포면역에 관여하는 T세포, 체액면액에 관여하는 B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중증 면역결핍 장애를 조장한다. 세포 내에서 높은 클라드리빈 농도는 데옥시시티딘 키나제(deoxycytidine kinase, DCK)의 발현을 증가시켜 림프구 세포자살을 유도한다. 


조직병리학적 슬라이드에서 MS 뇌 조각은 CD8+ 및 CD4+ 림프구와 동시에 염색돼 B세포 활성화가 올리고클론 면역글로불린 G 밴드(oligoclonal immunoglobulin G band)의 형성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올리고클론 밴드는 MS에서 임상적으로 유용한 뇌척수액(CSF) 마커다. 클라드리빈은 이런 면역반응 시그널을 약화시킬 수 있다. 임상적, 방사선학적으로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질병 부담을 줄여준다. 


마벤클라드는 악성 종양을 유발하고 태아 손상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부작용이 박스경고문으로 표기돼 있다. 현재 악성 종양을 가지고 있거나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환자는 의사로부터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 가임 여성은 물론 남성도 복용 후 6개월 이상 피임해야 태아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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