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난청 정밀의학 유전자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아쿠오스(Akouos Inc. 나스닥 AKUS)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아쿠오스는 감각신경성 청력손실(난청)을 포함한 각종 내이(內耳)질환을 치료하는 할 동종 계열 최초 아데노 연관 바이러스 유전자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제약사다.
이 회사의 선도 신약후보물질은 오토펠린 유전자(otoferlin, OTOF)의 변이로 인한 난청 유전자 치료제 ‘AK-OTOF’이다. 이 신약후보는 합성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벡터 라이브러리와 최소침습적 전달 방법을 기반으로 창제돼 내이질환의 유전자 치료를 도울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7000명의 환자에게 혜택을 줄 것으로 추산된다.
릴리는 이번 인수로 아쿠오스의 경쟁업체인 데시벨테라퓨틱스(Decibel Therapeutics)의 경쟁 신약후보에 앞서 지난달 1/2상 착수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유전성 난청 치료제인 AK-OTOF에 대한 권리를 획득하게 됐다.
이밖에 청력과 시력의 손실이 동반하는 특성을 나타내는 상(常)염색체 열성질환인 3A형 우셔신드롬(Usher syndrome Type 3A) 치료제 ‘AK-CLRN1’, 단일 유전자성 난청 및 청력손상 치료제 ‘GJB2’(connexin 26 유전자 코딩), 전정신경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의 일종인 청신경초종(聽神經鞘腫, vestibular schwannoma) 치료제 ‘AK-antiVEGF’ 등이 눈에 띈다.
양사 간 합의에 따라 릴리는 아쿠오스 측이 발행한 보통주 100%를 한 주당 현금 12.50달러, 총 4억87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여기에 최대 한 주당 3.0달러의 조건부 가격청구권(contingent value right. CVR)까지 포함하면 인수금액은 최대 6억1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아쿠오스는 2020년에 주당 17달러의 공모가를 매겨 2억4400만달러의 자본금을 확충했다. 상장 후 초기엔 주당 2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다가 작년에 꾸준히 하락해 연중 최저가가 2.3달러로 곤두박질했다.
이 틈을 노려 릴리는 주당 12.5달러를 제안해 인수를 성사시켰다. 릴리는 3개의 목표 달성 성과금으로 최대 3달러를 주주들에게 추가 지급해야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2020년에 거래된 수준보다 훨씬 낮지만 전일(17일) 종가보다 거의 80% 프리미엄이 붙었고 52주 최저가보다 400%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특정 날짜까지 달성해야 하는 3가지 마일스톤은 △AK-OTOF를 사용한 다섯 번째 환자의 투여 △GJB2를 이용한 다섯 번째 환자의 투여 △AK-OTOF 승인 또는 3상 시작 등이다.
아쿠오스는 향후 18개월의 재정 전망에서 은행에 1억9300만달러의 현금을 유치하고 있고 독립 경영이 가능하지만 어려운 재정 환경 속에서 현금화하기로 결정하고 릴리는 AK-OTOF 임상을 진행키로 했다.
아쿠오스의 AK-OTOF는 2세 이상의 어린이에게 투여되는 반면 데시벨테라퓨틱스의 유전성 난청 치료제는 2세 미만에게 투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2020년 12월 프리베일테라퓨틱스(Prevail Therapeutics)에 이어 릴리가 두 번째로 인수한 유전자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이다. 프리베일테라퓨틱스 역시 IPO 공모 기간에는 주가가 상승했으나 이후에는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린 기업이다. 현재는 나스닥에서 거래되지 않아 상장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릴리 유전자치료제 연구소의 공동 소장을 겸하고 있는 릴리 앤드류 애덤스(Andrew C. Adams) 유전자치료제 담당 부회장은 “청력손실 치료에 새로운 토대를 구축해 온 아쿠오스의 숙련된 인력과 협력하게 돼 영광”이라며 “릴리가 보유하고 있는 물적‧인적자원과 글로벌 마켓 진출망, 유전자치료제 부문에서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건강한 청력을 가질 수 있도록 아쿠오스의 사명 실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의 최고 학술‧의학 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는 릴리리서치래버러토리스의 대니얼 스코브론스키(Daniel Skovronsky)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가 유전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내구력 있는(durable) 치료제로 커다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쿠오스의 엠마뉴엘 시몬스(Emmanuel Simons) 대표는 “우리의 첫 번째 난청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개발 단계에 진입에서 입증된 바와 같이 아쿠오스는 내이질환 유전자 치료제 분야의 개척자 기업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며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릴리와 제휴함에 따라 폭넓은 내이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