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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브리지바이오파마, ‘트루셀틱’ 악재 하루만에 ‘카나반병’ 긍정 데이터로 만회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10-14 17:02:08
  • 수정 2023-11-04 06: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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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휴사인 스위스 헬진社, 돌연 트루셀틱 공동 판매 철회, 수십억달러 증발 … 카나반병서 NAA 감소 입증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PALO ALTO) 소재 브리지바이오파마(BridgeBio Pharma)가 지난 12일(현지시각) 담관암 신약인 ‘트루셀틱’(Truseltiq 성분명 infigratinib 인피그라티닙, 코드명 BGJ398)과 관련, 예상치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 신약의 미국 공동 판매자이자 중화권 시장을 제외한 전세계 판권을 획득한 스위스 헬스케어기업 헬진그룹(Helsinn)의 계열사인 헬진테라퓨틱스(Helsinn Therapeutics)가 ‘사업상의 이유’로 돌연 미국 내 허가권을 반납하고 트루셀틱의 유통을 영구 중단하며, 추가로 진행키로 한 3상 PROOF-301 임상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써 2021년 3월 브리지바이오파마와 헬진테라퓨틱스가 맺은 계약에 따라 최대 2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단계별 로열티를 수수할 수 있는 권한도 사라지게 됐다. 


나아가 인피그라닙의 중국내 마케팅 및 개발권을 가진 리앤바이오(LianBio, 聯拓生物)도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 대한 약물 공급은 지속되겠지만 관련 임상개발 연구는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8월 브리지바이오파마는 중국, 홍콩 및 마카오 시장의 트루셀틱 판권을 중국 상하이 소재 생명공학기업인 리앤바이오에 넘기면서 최대 5억3150만달러를 거둬들이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는데 이 또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루셀틱은  경구로 투여하는 FGFR 유전자 티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의 일종이다. 2021년 5월 28일, 과거에 다른 치료제를 투여받은 경험이 있는 FGFR2 유전자 융합(fusion) 또는 재배열(rearrangement)이 잠복된 국소진행성 및 전이성 담관암종(cholangiocarcinoma, CCA)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얻었다. 


객관적반응률(ORR)이 23%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반응기간의 중앙값은 5.0개월이었다. 다른 암종에 비해 낮은 수치지만 워낙 담관암이 치료하기 어려운 암이라 전향적인 승인이 이뤄졌다. 가속승인이기 때문에 확증 3상 임상이 필요했고, 3상은 1차 치료제를 지향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됐다. 따라서 헬진의 계약 파기는 트루셀틱의 유효성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으로 판단됨에 따라 나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헬진은 이 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브리지바이오는 2018년 1월말 노바티스가 2상을 진행 중인 인피그라티닙을 라이선스 도입했다. 이어 신약개발을 위해 6500만달러의 시드머니를 투입해 QED테라퓨틱스를 분사시켜 이를 전담케 했다. 


하지만 브리지바이오파마는 실추된 시장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바로 하루 뒤인 13일 매우 초기 단계이지만 유망한 카나반병 임상 데이터와 별도의 근이영양증 업데이트 임상 결과 2건을 공개하면서 반등에 나섰다. 


브리지바이오는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혈청형 9(AAV9) 벡터를 이용한 정맥주사용 유전자치료제인 BBP-812를 평가하는 CANaspire 임상시험에서 처음 치료받은 환자 3명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BBP-812를 질병을 교정할 수 있는  ASPA 유전자의 기능적 사본을 AAV에 실어 환자 전신과 뇌에 전달한다. 카나반병(Canavan Disease)은 진행성 치명적 신경장애로 수초(髓鞘, myelin) 형성 과정에서 아스파토아실라제(Aspartoacylase enzyme, ASPA)를 코딩하는 ASPA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희소돌기 아교세포에서 생성되는 ASPA 효소는 뇌내 신경화학물질의 일종인 N-아세틸아스파르테이트(N-Acetylaspartate, NAA)를 적절하게 분해하는데 ASPA 변이로 인해 NAA가 뇌에 축적되면 수초에 유독하게 작용하고 생체 에너지, 수초 생성,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카나반병에 대해 승인된 치료제는 없으며 미국 미르텔(Myrtelle)이 화이자와 함께 브리지바이오파마와 유사한 형태의 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임상 결과 피험자 3번은 BBP-812 투여 후 3개월째에 뇌척수액(CSF)에서 NAA가 89% 감소하고, 소변 중 NAA도 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피험자 2번은 투여 6개월째에 소변 NAA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치료 전과 비교해 85% 감소했음을 보여줬다. 


지난 6월에 나온 데이터는 피험자 1번에서 치료 6개월 째에 뇌척수액 중 NAA가 77% 감소하고, 뇨중 NAA가 45% 줄었으며, 자기공명분광법(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MRS)으로 측정한 결과 뇌백질(수초가 속하는 조직) 내 NAA가 15%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브리지바이오파마의 유전자치료제 개발 계열사인 아스파테라퓨틱스(Aspa Therapeutics)를 설립한 구안핑 가오(Guangping Gao) 박사는 “카나반병에서 결실된 유전자가 NAA의 축적으로 직접 이어지기 때문에 뇌(백질), 뇌척수액, 소변에서 NAA 수준의 감소는 개선의 징후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데이터는 미국 소아신경학회 연례 학술대회(2022 Child Neurology Society)에서 발표됐다.  


브리지바이오는 이와 함께 세계근육학회의 제27회 국제 하이브리드 연례회의에서 지대근이영양증 2i형(肢帶筋異營養症, Limb-Girdle Muscular Dystrophy Type 2i (LGMD2i)에 대한 BBP-418의 2상 시험에서 얻은 12개월 차 데이터를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지대근이영양증은 어깨근육과 엉덩이근육 등 사지로 이어지는 근육이 유전적 영향으로 퇴행, 쇠약해지는 질환이다.


LGMD2i는 FKRP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는 단일 유전자 상염색체 열성 질환으로, 이는 근육세포를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단백질인 알파 DG(alpha DG)의 글리코실화(glylcosylation) 장애를 유발한다.


BBP-418는 이 약물은 근육에서 알파 DG의 글리코실화를 증가시키는 돌연변이 효소에 과잉 기질을 공급함으로써 분자적 결함을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 임상 결과 BBP-418는 알파 DG의 글리코실화를 복원하는 동시에 근육 손상을 줄이고 환자의 운동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브리지바이오와 아스파테라퓨틱스는 내년에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위해 규제 당국과 논의 중이다. 브리지바이오파마의 최고과학책임자인 우마 신하(Uma Sinha) 박사는 “LGMD2i 환자에서 알파 DG의 증가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데이터는 BBP-418이 LGMD2i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뒷받침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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