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4가 뎅기열 약독화 생백신 백신후보물질 TAK-003이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 권고를 획득했다고 1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에 TAK-003은 유럽과 EU-M4all(EU Medicines for all)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뎅기열 유행 국가에 거주하는 4세 이상 소아 및 성인에서 모든 혈청형으로 인한 뎅기열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으로 권고됐다. 이에 따라 늦어도 연내에는 유럽의약품청으로부터 최종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케다는 현재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의 뎅기열 유행 국가에서도 백신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케다의 뎅기열 백신은 올해 8월 말에 인도네시아에서 6세~45세의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모든 혈청형으로 인한 뎅기열 질병 예방 용도로 처음 승인됐으며 제품명은 큐뎅가(Qdenga)로 정해졌다. 내년 초부터 인도네시아에서 본격적으로 출하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뎅기열 발병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크게 증가했고 연간 3억9000만명의 감염과 50만명의 입원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증가의 원인은 도시화, 세계화, 기후 변화 같은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증 뎅기열은 전체 뎅기열 사례의 약 5%를 차지하며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국가의 소아와 성인에서 심각한 질병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뎅기열은 유행 지역 국가에서 유럽으로 돌아가는 여행자들에게 두 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발열 원인이기도 하다. 유행 지역은 미주, 동남아, 서태평양에 걸쳐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을 포함한 유럽의 비유행 국가에서도 발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다케다의 뎅기열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CHMP 의견은 2만8000명 이상의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총 5건의 임상 1상, 2상, 3상 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는 글로벌 중추적 3상 TIDES 임상시험에서 4년 반 동안 중남미 및 동남아에서 이뤄진 추적조사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는 뎅기열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1차 뎅기열 백신 접종 완료 후 3~5년의 추적 데이터를 확보할 것을 요구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부합한다.
TIDES 임상 결과 TAK-003은 4년 반의 추적관찰기간 중 뎅기열 입원 예방률이 84.1%로 혈청 양성 그룹에서는 85.9%, 혈청 음성 그룹에서는 79.3%였다. 또 바이러스학적으로 확인된 뎅기열(virologically-confirmed dengue, VCD)에 대한 효과(유증상 예방)는 전체 61.2%로 혈청 양성군에서는 64.2%, 혈청 음성군에서는 53.5%로 입증됐다.
TAK-003은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자에서 질병 강화 증거나 중요한 안전성 위험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케다 글로벌백신사업부 총괄 개리 더빈(Gary Dubin) 사장은 “뎅기열에 노출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뎅기열 백신의 승인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세계 보건의료계와 유럽 국가, EU-M4all 절차에 참여하는 뎅기열 유행 국가에게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전 세계 건강에 대한 10대 위협 중 하나로 뎅기열을 지목했다. 이 질병은 현재 50년 전보다 30배 더 널리 퍼졌고 120개국에서 발견되고 있어 백신을 접종해야 할 적기에 다달았다. 하지만 확산 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더 많은 사회적, 의료적 부담을 주는 질병으로 커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케다의 뎅기열 백신은 2015년에 전 세계에서 처음 허가된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의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Dengvaxia)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되는 뎅기열 백신이 될 전망이다. 뎅그박시아는 이전에 뎅기열에 노출된 적이 없는 혈청음성인 사람에서 중증 질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은 바 있다. 다케다 백신과 뎅그박시아의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다케다 백신은 혈청음성인 사람에서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한편 CHMP는 이날 노바티스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을 위한 방사성 치료제인 ‘플루빅토’(Pluvicto: 루테튬 Lu 177 비피보타이드 테트락세탄, lutetium Lu 177 vipivotide tetraxetan, 177Lu-PSMA-617) 승인을 권고했다. 올해 3월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은 약물이다.
또 엘라다이노스(Eladynos, 성분명 아발로파라타이드 (abaloparatide)는 골절 위험이 높은 폐경 후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제로 긍정적인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이 약은 미국 라디어스헬스(Radius Health)가 개발해 2017년 4월 28일 FDA 승인을 얻었다. 2017년 7월, 일본 테이진(Teijin)에 피하주사제로 개발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이양됐으며 프랑스 입센(Ipsen Pharma)의 동의 아래 일본에서 3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CHMP는 고형장기이식 또는 골수이식 후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양성 이식수술 후 림프증식성 질환 치료를 위한 첨단치료의약품 (ATMP)으로 미국 아타라바이오테라퓨틱스(Atara Biotherapeutics, 나스닥 ATRA)의 ‘엡발로’(Ebvallo 성분명 타벨레클류셀 tabelecleucel)를 조건부 판매승인 조건으로 권고했다.
또 담즙이 축적되는 유전질환인 알라질증후군(Alagille syndrome, ALGS)이 있는 생후 2개월 이상의 성인 및 소아 환자의 담즙정체성 소양증(가려움증) 치료를 위한 미국 미룸파마슈티컬스(Mirum Pharmaceuticals, 나스닥 MIRM)의 ‘리브말리’(Livmarli 성분명 마랄릭시바트 염산염, maralixibat chloride)도 조건부 판매 승인을 권고했다.
리브말리는 녹십자가 2021년 7월 26일, 알라질증후군(ALGS),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progressive familial intrahepatic cholestasis, PFIC), 담도 폐쇄증(biliary atresia, BA) 등 3개 분야의 독점적 판권을 미룸으로부터 도입키로 한 파이프라인이다.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진단용 시약인 ‘로카메츠’(Locametz 성분명 갈륨68번 방사성동위원소 고제토타이드, gallium Ga 68 gozetotide injection)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베링거인겔하임의 성인 전신성 농포성 건선(generalized pustular psoriasis, GPP)에 의한 발적(flares) 치료제 ‘스페비고’(Spevigo 성분명 스페솔리맙, spesolimab-sbzo)도 조건부 판매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렸다. 이 약은 지난 9월 1일 FDA 시판 허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