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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크로트 ‘텔리바즈’ FDA 두번 거절 끝에 간신증후군 약으로 승인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9-16 08:30:58
  • 수정 2022-10-04 14: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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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도전 13년 만에 ‘결실’ … 유럽, 대양주, 아시아에선 이미 시판 … 한국은 페링·한림제약이 시판 중

아일랜드에 본부를 영국 제약기업 말린크로트(Mallinckrodt)는 성인 간신증후군(肝腎症候群, hepatorenal syndrome, HRS) 치료제 텔리바즈’(Terlivaz 성분명 텔리프레신 terlipressin)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고 14(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로써 텔리바즈는 성인 간신증후군 환자에서 급격하게 나타나는 신장 기능의 감퇴를 개선하는 용도의 약물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FDA의 허가를 취득한 치료제가 됐다. 말린크로트는 수 주 안에 미국 시장에 텔리바즈를 공급할 방침이며 연 매출 3억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텔리바즈는 20209월과 20222월 두 차례에 걸려 FDA로부터 승인 거절을 당한 끝에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이번에 허가를 얻어냈다. 2020년에는 FDA 자문위원회가 87로 승인을 지지했지만 FDA“HRS-1형 환자에 대한 텔리프레신의 긍정적인 위험 대비 유익성 프로파일을 뒷받침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거절했다. 2월에는 새 생산시설(포장 및 상표부착 공정)의 현장실사가 지연되면서 또 한 차례 승인이 보류되는 설움을 당했다.

 

텔리프레신은 미국에서 간신증후군 치료제로 평가가 이뤄져 그동안 3개 제약사가 FDA 승인에 도전했지만 FDA 구미에 맞는 유효성 및 안전성 입증에 실패해 모두 좌절됐다.

 

텔리프레신은 지금까지 70건 이상의 문헌자료와 임상시험 초록이 발표될 정도로 간신증후군과 관련해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약제 중 하나다. 5개 대륙의 여러 국가에서 허가받아 지난 30년 이상 사용된 표준요법제로 자리잡았지만 미국에서는 승인받지 못했다.

 

결국 이번 승인으로 미국에서는 신약개발 도전 13년 만에, 유럽의 독일·네덜란드·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에서 2010923일 주사제형이 첫 승인된 지 12년 만에 미국시장에 입성하게 됐다. 텔리프레신은 그동안 대다수 유럽 국가, 인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한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승인됐다.

 

한국페링제약의 텔리프레신 제제 ‘글라이프레신1mg’

한국의 경우 1996년 한국페링제약이 글라이프레신1mg’(terlipressin acetate 1, 0.86as terlipressin)이라는 동결건조주사제 형태로 허가받아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적응증은 식도정맥류출혈, 1형 간신증후군이다. 페링제약의 레메스팁1.0주사액은 동결건조 방식이 아닌 바로 주사할 수 있는 앰플 형태의 제품으로 2011915일 국내에 발매됐다. 한림제약의 테리핀주’(동결건조)테리핀에스주’(주사액)가 각각 글라이프레신 및 레메스팁의 국내 유일 제네릭으로 시판되고 있다. 생산액 및 수입액으로 미뤄볼 때 텔리프레신 제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연 2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한국에서는 무려 26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미국에서는 이번에 새내기로 허가받은 것이다.

 

텔리프레신은 2009년에 FDA 산하 비영리기관 격인 오판테라퓨틱스(Orphan Therapeutics, 2003년 설립)가 3상에 도전했다가 1차 평가지표 달성에 실패했다. FDA로부터 추가 임상을 실시하는 대응종결서신(CRL)을 받고 개발을 멈췄다. 당시 상품명은 루카신(Lucassin)이었다.


이카리아(Ikaria Holdings)가 오판테라퓨틱스로부터 200892일 텔리프레신의 북미 및 호주 지역 라이선스를 획득해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2010330일 이카리아는 오판테라퓨틱스로부터 루카신에 대한 임상시험승인(1ND) 및 신약승인신청(NDA) 자격을 승계받았지만 다른 3상 임상시험 결과가 FDA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아 쓴맛을 봤다.

 

말린크로트는 신생아 저산소호흡부전(hypoxemic respiratory failure, HRF)을 치료하는 의료용 산화질소(혈관이완 통해 혈류개선, 산소와 혼합해 투여)와 그 전달장치인 ‘INOmax’를 확보하기 위해 201523억달러를 지불하고 이카리아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말린크로트는 FDA와 상의해 텔리프레신을 승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어 20163상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FDA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형 간신증후군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CONFIRM’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자료 등을 근거로 텔리바즈를 승인했다. 임상 결과 텔리바즈는 신장 기능의 개선, 투석치료 방지, 생존기간 연장 등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텔리바즈 복용군의 29.1%HRS 역전(reversal)을 보여 15.8%에 그친 위약을 제쳤다. 역전현상(개선)은 신기능대체요법(RRT) 없이 최소 10일 동안 생존하며, 혈청 크레아틴 수치가 치료 후 2.25mg/dL 이하로 낮아지는 동시에 치료 14일째 또는 퇴원 시점에 이틀 연속(최대 48시간) 1.5mg/dL 이하로 유지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임상시험 중 환자의 4% 이상에서 고빈도로 나타난 부작용은 복통, 구역, 호흡부전, 설사, 호흡곤란 등이었다.

 

CONFIRM 임상에서 확보된 최초 자료는 2019912일 열렸던 미국 간질환연구협회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20213월에는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게재됐다. 미국 간질환연구협회(AASLD)와 미국 위장병학회(ACG)는 치료지침에서 텔리바즈 사용을 권고했다.

 

간신증후군은 진행성 간질환 환자에서 신장 기능이 손상돼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빠르게 진행되는 급성형과 수 주~수 개월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형으로 분류된다. 미국 내 간신증후군 환자 수는 연간 3~4만명 선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급성의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입원치료가 필수적이다.

 

방치할 경우 신부전 증상이 빠르게 진행돼 평균 생존기간이 2주 정도에 불과하고 3개월 이내에 사망할 위험성이 80%를 웃돌지만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그동안 없었다.

 

말린크로트의 시기 올라프슨(Siggi Olafsson)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는 이번 FDA의 텔리바즈 승인은 말린크로트로서는 의미심장한 이정표라며 입원이 필요하고, 미국 의사들에게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었던 중증 간신증후군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대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말린크로트의 스티븐 로마노 집행 부회장 겸 최고과학책임자는 간신증후군을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은 일각이 여삼추일 만큼 도전적인 과제이라면서 텔리바즈가 최초로 FDA의 허가를 취득해 간신증후군 치료제로 의사들에게 공급됨에 따라 급감하는 환자들의 신장 기능을 개선하고, 투석과 같은 신기능 대체요법의 필요성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 초반 마약성 진통제 오남용을 조장한 데 대한 합의금으로 최소 16억달러를 미국 정부(법무부) 및 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는데 이번 텔리바즈 승인으로 수익을 창출할 원천이 하나 생겨 합의금 등으로 인한 적자구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16억달러 보상금은 2020년 10월 19억달러까지 올라갔다가 2021년 9월 17억달러로 합의가 이뤄져 현재 구조조정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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