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원형탈모증 신약후보인 리틀레시티닙(ritlecitinib, 개발코드명 PF-06651600)의 신약승인신청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접수돼 내년 2분기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리틀레시티닙은 12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허가신청서가 제출됐다.
화이자는 유럽의약품청(EMA)에도 리틀레시티닙의 허가신청이 접수돼 내년 4분기 중으로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중국, 일본에서도 리틀레시티닙의 허가신청 절차가 완료돼 내년에 승인 여부가 나올 예정이다.
리틀레시티닙은 1일 1회 경구 복용하는 계열 최초 경구용 고도 선택적 티로신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의 TEC 그룹 억제제이자 야누스인산화효소 3(Janus kinase 3, JAK3) 억제제로서 이중 기전을 갖는다. TEC 그룹(또는 패밀리)은 Tec, Btk. Itk/Emt/Tsk, Bmx, Txk/Rlk 등 5가지 비수용체(non-receptor) 단백-티로신 인산화효소(protein-tyrosine kinases , PTKs)를 일컬으며 비교적 최근에 발굴됐다.
리틀레시티닙의 경쟁약이었던 릴리의 JAK 억제제 계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올루미언트정’(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 Baricitinib)은 2022년 6월 13일 성인(18세 이상) 중증 원형탈모증 적응증을 FDA로부터 추가 승인받았다. 원형탈모증에 생물학적 제제가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올루미언트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리틀레시티닙은 적응증 목표 대상이 12세 이상이고, 중증으로 제한되지도 않아 커버하는 범위가 훨씬 넓다.
리틀레시티닙의 허가신청은 앞서 용량별 중추적 임상인 2b/3상 ‘ALLEGRO’에서 도출된 핵심적인 결과와 라벨 공개 후 장기간 진행 중인 3상 ‘ALLEGRO-LT’의 중간분석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ALLEGRO-LT는 25% 이상 탈모된 성인과 50% 이상 탈모된 12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ALLEGRO 임상 결과 리틀레시티닙 30mg 및 50mg 치료군은 치료 6개월 이후 두피의 80% 이상이 모발로 덮인 환자 비율이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루미언트는 4mg 용량은 이 비율이 32~35%에 달한 반면 위약은 3~5%였다.
ALLEGRO 임상 결과는 지난해 9월 29일~10월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유럽피부의학‧성병학회(EADV) 제30차 학술회의와 올해 3월 25~29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개최된 미국 피부과학회(AAD)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현재 진행 중인 ALLEGRO-LT 임상시험의 최초 도출 자료는 이달 7~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된 EADV 2022년 학술회의에서 공개됐다.
원형탈모증은 기저 면역염증성 발병 원인을 내포한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계가 체내의 모낭을 공격해 탈모를 유발하게 된다. 탈모 증상은 주로 두피에 나나타지만 종종 눈썹, 속눈썹, 안면의 체모, 기타 신체 각 부위에 존재하는 체모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형탈모증의 미국 내 환자 수는 약 680만명으로 추산되며 전세계적으로는 1억4700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이자 마이클 코보(Michael Corbo) 염증‧면역학 담당 글로벌 최고개발책임자(CDO)는 “원형탈모증은 모든 연령, 성별, 인종에 영향을 미치고 비단 탈모 증상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 종종 영향을 미치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리틀레시티닙이 허가를 취득하면 새롭고 중요한 치료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