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모더나의 오미크론 변이 포함 2가 코로나19 백신이 8월 31일(현지시각) 각각 1품목씩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이날 FDA는 화이자 및 독일 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2가 백신을 12세 이상 부스터샷 용도로 긴급사용승인을 내렸다. 이 백신은 오리지널 SARS-CoV-2의 정상형(wild-type) 돌기단백질을 암호화한 mRNA(코미나티주) 15μg과 오미크론 BA.4/BA.5 하위변이들의 돌기단백질을 암호화한 mRNA 15μg을 포함하고 있다.
양사는 5~11세 연령대를 대상으로 오미크론 대응 2가 백신의 허가신청서는 오는 10월 초 F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도 이날 25μg의 암호화 SARS-CoV-2 바이러스 원형 균주 돌기단백질을 암호화한 mRNA(mRNA-1273) 25μg과 오미크론 BA.4/BA.5 하위변이 돌기단백질을 암호화한 mRNA 25μg을 함유한 ‘mRNA-1273.222’를 18세 이상 부스터샷으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두 백신은 1차 접종으로는 맞을 수 없으며 2차 이후에 부스터샷 용도로만 주사할 수 있다. 미국은 실외는 물론 실내(대중교통 포함)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있는 상황인데다 가을철 환절기를 맞아 오미크론 변이가 재유행할 조짐이어서 이들 신규 2가 백신 승인이 코로나19 재유행에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면역력 저하자들의 보호에 유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각각 지난달 22일과 23일 FDA에 이들 2가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으며 같은 날 허가를 얻었다.
화이자의 전임상 자료를 BA.4/BA.5 대응 2가 백신을 부스터 접종하면 오미크론 BA.1, BA.2, BA.4, BA.5 하위변이들과 원형 바이러스까지 억제하는 강력한 중화항체 반응이 확인됐다. 모더나도 비슷한 양상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권고를 추인하는 대로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접종 적격자에게는 무료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데 고령, 만성질환 합병증 환자 등 면역저하자, 감염 고위험 직종 등이 2가 부스터샷 접종의 우선순위가 될 전망이다.
화이자는 향후 오미크론 BA.4/BA.5 하위변이 2가 부스터샷이 정식 허가를 새로 제출한 뒤 기존 1가 백신 부스터샷의 허가신청을 철회할 방침이다.
한편 국내서는 화이자가 지난 8월 29일 오리지널 균주+ 오미크론 BA.1 균주를 혼합한 2가 개량백신 ‘코미나티2주’의 시판승인을 수입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모더나도 앞서 지난 7월 29일 BA.1(오미크론 변이 원조)용 2가 백신 '모더나스파이크박스2주'의 수입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이에 식약처는 8월말부터 두 백신의 심사에 본격 착수했으나 이르면 9월에 승인이 나와도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상황 극복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올해 1월말에 국내 코로나19 분포에서 오미크론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우세종이 된 가운데 BA.2(스텔스 오미크론)를 건너 7월 14일 BA.2.75(켄타우로스 변이)가 국내서 처음 발견됐다. 다행히 켄타우로스 변이는 주춤하고 있으나 현재는 오미크론 BA.5 바이러스는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BA.1 대응을 위한 2가 백신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감염병 전문가의 중론이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BA.4/BA.5 대응용 2가 백신은 세계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연초에 보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