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계열사인 제넨테크는 림프종 치료제 ‘폴라이비주’(Polivy, 성분명 폴라투주맙 베도틴, polatuzumab vedotin)의 적응증 추가 신청이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 접수됐다고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새로 설정하려는 적응증은 과거에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없는 성인 미만성(彌慢性)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리툭시맙(rituximab),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독소루비신. 프레드니손(R-CHP) 등과 병용하는 용법이다. FDA는 내년 4월 2일까지 폴라이비의 적응증 추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폴라이비는 지난 5월 26일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이같은 적응증을 승인받은 바 있다. 폴라이비의 미국 및 한국 등에서의 현재 적응증은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이 적합하지 않고 한 가지 이상의 이전 치료에 실패한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의 성인 치료제로 벤다무스틴(bendamustine) 및 리툭시맙(rituximab)과 병용하게 돼 있다. 즉 이번 신청은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승격하는 것이며 병용하는 약제가 달라진다.
로슈의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최고 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제품개발 대표는 “3상 ‘POLARIX’ 임상시험에서 폴라이비와 R-CHP 병용요법은 공격적인 DLBCL의 치료법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FDA와 긴밀히 협력해 폴라이비 병용요법이 빠른 시일 내에 새로 진단된 DLBCL 환자에게 공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병용요법이 DLBCL 환자의 1차 치료제이자 새로운 표준요법제로 자리잡으면서 후속 치료제의 필요성을 감소시키고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DLBCL은 공격적인 혈액암의 하나로 처음 치료에는 높은 치료반응을 보이지만 10명 중 4명 꼴로 현재 사용 중인 표준요법제가 잘 듣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 치료 개시 후 2년 이내에 재발하고 있고, 상당수가 후속 치료제를 필요로 하지만, 치료결과는 취약한 상황이다.
폴라이비의 새 적응증 추가 신청은 3상 ‘POLARIX’에서 확보된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폴라이비 병용요법은 현행 표준요법제인 리툭산+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독소루비신, 빈크리스틴, 프레드니손 병용요법(Rituxan plus cyclophosphamide, doxorubicin, vincristine, prednisone: R-CHOP).과 비교했을 때 무진행생존기간이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음을 최근 20년 만에 처음으로 입증했다.
중앙값 28.2개월 동안 추적조사 결과 종양이 진행 또는 재발했거나 환자가 사망에 이른 비율은 폴라이비+R-CHP 병용요법이 기존 R-CHOP 표준요법에 비해 27% 낮았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의 임상시험에서 관찰된 내용과 대동소이했다.
한편 제넨테크는 폴라이비가 미충족 의료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기대하고 새 적응증 탐색을 계속하고 있다. 예컨대 폴라이비를 자사의 CD20☓CD3 T세포 관여(engaging) 이중특이항체인 ‘룬수미오’(Lunsumio 성분명 모수네투주맙, mosunetuzumab) 및 글로피타맙(glofitamab, 미승인 신약후보)과 병용하는 요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 폴라이비와 리툭산+젬시타빈+옥살리플라틴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3상 ‘POLARGO’ 임상시험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