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아카디아파마슈티컬스(Acadia Pharmaceuticals, 나스닥 ACAD)는 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레트증후군(Rett syndrome) 치료제로 개발한 트로피네타이드(trofinetide)의 신약허가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트로피네타이드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의 아미노기 말단 트리펩타이드(amino‐terminal tripeptide)를 합성한 유사체다. 신경 염증을 완화하고 시냅스 기능을 지원하면서 레트증후군의 핵심증상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레트증후군은 X 염색체의 MECP2 유전자 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X염색체 연관성 우성질환의 일종으로 여아 1만~1만5000명 당 1명꼴로 발생한다. 대체로 생후 24개월 정도까지는 비교적 정상적인 발달을 보이다가 18~30개월 사이에 점진적으로 언어 및 운동발달이 멈추거나 퇴행하면서 수십년 간 이어진다. 인지‧운동능력 상실, 언어기능 상실, 손을 씻는 듯한 동작과 손을 입에 넣거나 박수를 치거나 손을 쥐어짜는 듯한 행동의 반복을 특징적으로 나타낸다. 뒤뚱거리면서 걷는 보행장애와 이를 갈거나 숨쉬는 모양이 변하는 등의 증상들을 동반하기도 한다. 약 3년간의 임상평가를 통해 진단된다.
아카디아파마슈티컬스의 스티브 데이비스(Steve Davis) 대표는 “이번 신약허가신청은 아직 승인된 치료제가 없고 파괴적인 증상들에 직면하고 있는 레트증후군 환자를 위한 중요한 진일보”이라면서 “중추적 3상 ‘Lavender’ 임상시험을 포함해 트로피네타이드의 개별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가족, 의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5~20세 연령대에 달하는 여아 및 젊은 여성 레트증후군 환자 총 187명을 대상으로 이중맹검법, 피험자 무작위 배정,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된 Lavender 임상시험은 트로피네타이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위약대조군과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트로피네타이드 투여군은 12주차에 ‘레트증후군행동설문’(Rett Syndrome Behaviour Questionnaire, RSBQ) 지표와 ‘임상 전반 평가 및 개선’(Clinical Global Impression-Improvement, CGI-I) 지표 등 1차 평가지표를 치료 착수시점과 비교평가한 결과 위약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개선이 입증됐다.
RSBQ 지표는 간병인이 레트증후군의 핵심적인 증상들을 평가한 지표이며, CGI-I는 레트증후군의 악화 또는 개선 여부를 의사가 전반적으로 평가한 지표다.
이와 함께 12주차에 간병인이 평가한 ‘의사소통 및 상징행동 지표 발달 프로필 영‧유아 체크리스트-사회 종합점수’(Communication and Symbolic Behavior Scales Developmental Profile™ Infant-Toddler Checklist– Social Composite Score: CSBS-DP-IT–Social)도 2차 평가지표로서 목표를 충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카디아파마슈티컬스은 북미시장에서 트로피네타이드를 레트증후군 및 기타 관련 적응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2018년 뉴렌파마슈티컬스(Neuren Pharmaceuticals)로부터 라이선스를 독점 도입했다.
트로피네타이드는 FDA로부터 레트증후군 치료를 위한 ‘패스트트랙’,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따라서 FDA가 접수와 동시에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희귀 소아질환 치료제’로도 지정돼 차후 허가를 획득하면 ‘우선심사 바우처’를 부여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