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에 맞설 수 있는 백신의 상용화가 본격화된다.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텍은 미국 정부와 32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신규 오미크론 변이 대응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총 1억500만도스를 공급하며 미국 정부가 추가로 최대 1억9500만도스를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다. 기존 코미나티 백신(우한바이러스 대응)에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을 믹스한 이 2가 백신은 이르면 올 여름 투여가 시작될 전망이다. 총 3억도스는 미국 인구(3억3480만명)의 약 90%에 투여 가능한 양이다.
앞서 지난 2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올 가을 이후 코로나19 부스터 백신에 대해 오미크론 변이 타깃 성분이 포함돼야 된다고 19대 2로 권고했다.
FDA 생물의약품평가및연구센터가 새로운 백신으로 10월까지 부스터 접종을 개시하기 바란다고 밝힌 가운데, FDA 과학자들은 작년 말에 휩쓴 BA.1 오미크론 변이보다는 현재 미국서 주류로 부상한 BA.4, BA.5 하위변이 타깃 2가 백신을 더욱 선호한다고 제안했다.
CDC에 따르면 지난 6월 25일까지 4주 동안 두 하위변이는 신규 감염 중 52%를 차지했는데 이는 앞서 18일까지 두 변이의 비중이 3분의 1(약 33%)에서 확대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BA.4가 15.7%, BA.5가 36.6%씩 점유했다.
다만 자문위는 구체적인 오미크론 하위변이를 확정하지 못해 그 범위와 접종 대상 등에 대한 최종 결정은 7월 초 FDA가 내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모더나는 오리지널 바이러스와 BA.1 타깃 2가 백신의 경우 9월까지 수백만 도스를 준비할 수 있으며 만일 더욱 새로운 변이를 타깃으로 삼을 경우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이미 상당량의 BA.1 백신을 준비했고 BA.4 및 BA.5 타깃도 대량 생산할 준비가 됐으며 어느 경우이든지 10월 초에 내놓을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자문위 회의에서 BA.1 변이 백신 데이터도 발표했는데 각각의 새 백신이 원래 중국발 바이러스에 대해 디자인한 기존 백신에 비해서 오미크론에 대해 더욱 강한 면역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새 백신은 BA.4 및 BA.5에 대해서도 BA.1만큼은 아니지만 효과적으로 나타났다고 양측은 덧붙였다.
외신에 따르면 모더나 2가 백신(기존 백신+오미크론 BA.1 변이 대응) 4차 접종(50μg)은 BA.1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에 비해 75% 높은 중화항체 역가를 일으켰다. 또 화이자의 부스터샷(2가 백신)도 30μg으로 BA.1에 대해 기존 코미나티 백신에 비해 56% 높은 항체 역가를 나타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텍과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에 그치지 않고 보다 폭넓은 코로나바이러스 변이에도 효과적인 차세대 범용(Universal)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하반기에 시작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바이오엔텍은 이날 가진 "Innovation Series 2022"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욱 위험해질 경우를 대비해 기존 접근 방식과는 다른 T-세포 증진 백신(T-cell-enhancing shot)을 포함한 차세대 백신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엔텍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버그를 사멸시키는 정밀 항생제(precision antibiotics)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10월 인수한 항생제 개발사 파고메드(PhagoMed)로부터 획득한 이 기술은 박테리아-사멸 바이러스가 만든 효소로 박테리아의 세포벽을 깨뜨리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한편 최근 토론토대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더나의 기존 단가 백신이 화이자의 기존 단가 백신에 비해 심근염 및 심막염 위험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AMA 네트워크 오픈’에 소개됐다.
2020년 12월 중반부터 2021년 9월 초반 사이 두 가지 백신 접종자 중 심근염 및 심막염 발생 건수는 100만회 접종 당 15건인 297건 보고된 가운데 이들은 중간 연령 24세에 76.8%가 남성 접종자였다. 69.7%가 2차 접종에 따라 발생했고 그 중 97.6%가 응급실 방문, 70.7%가 입원을 요했다.
아울러 2차 접종자만 따졌을 때 모더나의 백신이 화이자의 백신에 비해 두 가지 심장 관련 부작용 발생이 2배 이상 높게 나왔다. 특히 화이자 백신 접종 뒤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면 모더나 2회 접종보다도 부작용이 더 높게 나타났다.
더불어 접종 간격이 길수록 부작용도 감소했다. 다른 나라 데이터 상으로도 mRNA 백신의 접종 간격은 FDA가 권고한 3~4주에 비해 6~8주가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8주 이상이 최적의 접종 간격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