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직장인 김 씨는 최근 엉덩이에서부터 시작된 통증이 서서히 허리와 등 부위로 확대되는 걸 느꼈다.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가 류마티스 질환 중 하나인 ‘강직척추염’ 진단을 받았다.
강직척추염은 척추와 천장관절(엉치뼈와 엉덩이뼈가 만나는 부위)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등·허리·둔부의 만성 통증이다. 척추 부위 염증 외에도 무릎·발목 부위의 말초 관절염과 눈의 포도막염,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하루종일 같은 자세로 앉아 일하는 직장인은 전신의 뼈와 척추가 굳고 장기기능이 저하돼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잠깐만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회사 주변을 산책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지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눈치가 보인다는 이유로 그러지 못하는 직장인 대부분이다.
최근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직장인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중장년층에게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짐에 따라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허리부터 엉치와 다리까지 통증이 이어지는 질환으로, 추간판탈출증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4번과 5번 척추 뼈 사이에서 자주 발병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허리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돌출된 디스크가 하반신과 이어진 신경을 압박하면서 엉치, 다리까지 아프게 한다. 증상은 초기, 중기, 말기 등으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허리가 간헐적으로 아프고, 중기에는 수핵 탈출로 허리의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말기에는 퇴행성 변화가 심해져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통증이 심해진다.
이에 허리통증 또는 엉치가 당기거나 다리가 저린 증상이 나타날 경우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성기능 장애 또는 하지 마비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인이 대다수다.
스트레칭은 근육이나, 건, 인대 등을 늘리는 운동으로 관절 가동범위 증가, 유연성 유지 및 향상, 부상 예방 등에 도움된다. 또 혈액순환을 개선해 신체 각 기관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하고 근육 활성도를 높여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사무 작업을 하는 직장인에게 스트레칭은 가뭄에 단비와 같다”며 “척추기립근과 팔·어깨근육에 피로가 쌓여 근육통을 동반하는 근골격계질환의 위험이 높아 시간 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자에 앉은 자세로 하는 스트레칭 동작은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10분 정도만 투자해도 상당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인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어깨통증이다. 구부정한 자세로 업무에 집중하다보면 어깨근육이 긴장해 어깨뭉침과 결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 도움되는 운동은 ‘십자가 스트레칭’이다. 이 스트레칭은 허리를 바로 펴고 앉아 왼팔을 오른쪽으로 뻗은 뒤 오른팔로 왼팔을 걸고 가슴 쪽으로 당겨주는 동작을 좌우 10초씩 2회 반복한다. 어깨 뒤쪽 근육에 자극이 느껴질 정도로 힘을 가해주면 된다.
‘손바닥 몸 쪽으로 당기기’는 오른쪽 손바닥이 앞을 향하게 하고 팔을 전방으로 쭉 편다. 손끝이 바닥을 향하게 한 뒤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아 부드럽게 당겨주고, 이 때 팔꿈치는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거북목, 일자목증후군, 경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등 경추(목)질환도 직장인의 단골질환 중 하나다. 어깨 스트레칭과 함께 틈틈이 목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목 굽히기’는 허리를 펴고 앉거나 선 자세를 취한 뒤 양손을 깍지끼고 정수리 아래 뒤통수에 댄다. 이후 목 뒷덜미의 근육에 신전감(늘여서 펴지는 느낌)이 느껴지도록 양손을 아래쪽으로 눌러 턱이 가슴에 닿게 한다.
‘머리 잡고 목 당기기’는 허리를 펴고 앉거나 선 자세에서 오른손을 머리 위로 가로질러 왼쪽 뒤통수 귀 뒤쪽에 건 뒤 오른손에 힘을 주어 머리를 45도 각도로 당겨준다.
‘깍지 끼고 등 말기’는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손등이 바깥쪽을 향하게 하고 양손에 깍지를 낀 뒤 양팔을 동시에 앞으로 쭉 뻗어준다. 등 위쪽, 어깨, 쇄골 주변 근육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당겨주는 게 좋다.
‘의자에 앉아 몸 앞으로 굽히기’는 의자에 양발을 어깨 너비보다 약간 넓게 벌리고 앉은 뒤 등이 둥근 모양이 되도록 천천히 몸을 앞으로 숙인다. 이후 등 근육이 전체적으로 늘어져 펴지는 느낌이 들도록 아랫배가 다리에 닿을 정도로 상체를 굽히면 된다.
‘다리 교차해 앉아 몸 굽히기’는 앉은 자세에서 왼쪽 다리 발목이 오른쪽 다리 무릎에 위치하게 다리를 올린다. 이어 양손으로 왼쪽 다리를 잡고 허리를 편 상태로 몸을 앞으로 굽힌다. 왼쪽 엉덩이가 늘여서 펴지는 신전감이 들 정도의 강도가 적당하다. 반대쪽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해준다.
꼭 사무실이 아닌 퇴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스트레칭을 할 수 있다. ‘발목 까딱 스트레칭’은 의자에 앉은 상태에서 다리를 앞으로 길게 펴고 발끝이 위를 향하도록 발목을 3초 정도 당겼다가 풀었다를 반복하면 된다. 종아리, 허벅지, 무릎의 유연성을 향상시키고, 하루종일 혹사당한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하루를 스트레칭으로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아침 스트레칭은 밤 사이 움직이지 않아 굳은 근육과 관절을 풀어준다. 먼저 기지개처럼 전신근육을 자극하는 동작을 실시한다. 기지개를 편 후에는 ‘고양이 스트레칭’으로 허리와 척추를 풀어주는 게 좋다.
이 스트레칭은 양손과 무릎을 어깨 너비 만큼 벌리고 앞으로 기어가는 자세를 취한 뒤 숨을 들이마시면서 천장을 쳐다본다. 이 때 척추가 활처럼 펴지도록 꼬리뼈를 최대한 위로 올려주고 5초간 유지한다. 이어 숨을 내쉬면서 시선은 배꼽을 향하고 배를 수축시켜 몸을 둥글게 말은 자세를 5초간 지속해준다.
홍순성 원장은 “하루일과의 3분의 1을 보내는 직장에서 자유롭게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으면 건강한 직장 문화가 정착될 수 없다”며 “팀 단위로 휴식시간을 정해 함께 스트레칭하거나 업무시간 중 잠깐 회사 주변을 걷는 등 조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잠깐의 신체활동은 업무시간 집중력을 향상시켜 야근 가능성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