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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환자의 우울·불안, 체내 염증반응과 관련 있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5-20 11:37:17
  • 수정 2022-05-20 11: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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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내 염증반응, 뇌전증 환자의 발작 정신증상과 연관된 것으로 밝혀져

뇌전증은 대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흐름으로 인해 유발요인 없이 발생하는 비 유발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뇌 질환이다. 24시간 이상의 간격으로 2회 이상 비 유발 발작이 나타난다면 뇌전증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비유발 발작이 1번만 발생했더라도 뇌파에서 뇌전증파가 나오거나, MRI에서 연관 뇌질환이 있으면 진단할 수 있다.  


발작은 비정상적인 전기흐름의 위치에 따라 신체 일부분의 경련, 감각 이상, 부분적 의식변화, 기억력 상실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비정상적 전기흐름이 대뇌 전체로 퍼지게 되면 정신을 잃고 온몸을 떨게 되는 대발작이나, 의식만 잃게 되는 결신발작이 올 수 있다. 


대부분 국소발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나 소수에서  대발작으로 진행 할 수 있으며, 이때는 의식변화를 동반하고, 온몸의 근육이 강직되면서 떠는 증상을 보인다. 


온몸의 근육이 강직되기에 이때는 호흡이 불가하므로 저산소증으로 인한 청색증 등이 관찰될 수 있다. 소변을 지릴 수도 있으며, 발작이 끝난 후 수 분간 혼동상태에 빠지거나 잠들기도 한다.


뇌전증의 대표적 동반질환인 ‘정신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밝혀졌다. 뇌전증 환자의 체내 염증반응 수준이 변화하면 우울증·불안장애 등 정신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건·박경일·주건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신혜림 단국대병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뇌전증 환자 134명을 대상으로 체내 염증반응과 정신증상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20일 밝혔다.


뇌전증은 원인 없는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외상, 뇌졸중 등 뇌손상으로 인해 발병한다. 염증반응 역시 뇌전증 발병에 관여한다고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뇌전증이 있으면 정상인에 비해 우울증·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실제로 뇌전증 환자 5명 중 1명이 정신증상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뇌전증 환자에게 정신증상이 나타나는 기전에 대해 알려진 바가 드물어 추가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뇌전증 및 발작 증상이 체내 염증반응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염증반응이 뇌전증 환자의 정신증상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비디오뇌파검사를 위해 입원한 뇌전증 환자 134명의 사이토카인(IL-1β, IL-2, IL-6, IFN-γ, CCL2, CCL5) 수치를 측정했다. 이들은 모두 체내 분비량이 늘어날수록 염증 수준을 증가시키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에 해당한다.


또한, 연구팀은 병원 불안-우울 척도(HAD), 신경정신행동검사-간편형(NPI-Q), 뇌전증 삶의 질 척도(QOLIE-31)라는 3개의 설문지를 활용해 환자의 정신증상 여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CCL2 사이토카인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는 우울 점수(NPI-Q)가 더 높았다. 반면, 불안 점수(HADS-A)는 CCL5 사이토카인 수치가 낮은 환자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의 사이토카인 수치는 응답 결과와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CCL2 사이토카인 수치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우울 점수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왼쪽) 과 CCL5 사이토카인 수치가 높은 그룹은 낮은 그룹보다 불안 점수가 낮았다.(서울대병원 제공)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염증반응의 과도한 증가 또는 억제가 뇌전증 환자의 정신증상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한편, 연구팀은 관찰 기간 동안 발작을 일으킨 뇌전증 환자 12명만을 대상으로 사이토카인 수치 변화 여부를 측정했다. 그 결과, 환자에게 불규칙한 쇼크성 발작인 전신강직대발작이 일어난 경우 발작 이전에 비해 사이토카인 IL-2·IL-6 수치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체내 염증반응이 뇌전증 환자의 정신증상 발생에 관여함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상건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정신증상은 뇌전증 치료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이번 연구로 뇌전증과 정신증상이 체내 염증반응이라는 공통된 기전을 공유할 가능성을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뇌전증 치료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뇌전증 환자는 대부분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다. 운동 또한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발작 중에 위험할 수 있는 운동, 즉 등산, 암벽등반, 사격, 양궁, 노천 수영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수영 등 은 엄격한 관리하에서는 가능하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이상건, 주건, 박경일 신경과 교수.(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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