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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고성호 한양대 신경과 교수 ‘의사과학자’로서 난치성 신경계질환 치료법 개발 위해 뛴다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5-17 09:19:46
  • 수정 2022-05-24 17: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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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혈성 뇌졸중 후유증, 혈관성 치매 관련 줄기세포 연구 … 알츠하이머병은 GV1001 효과 임상

고성호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1주일에 5번이나 외래진료를 보면서도 기초 및 중개 연구를 꾸준히 해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허혈성 뇌졸중, 혈관성 치매, 루게릭병, 뇌경색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 중이다.  


지금까지 작성한 논문 수가 2022년 4월말 기준 208편이다. 이 중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및 확장판(SCI(E))급에 속하는 게 149편이나 된다. 이 중 Nature Medicine, Lancet Psychiatry, Biomaterials, JAMA Neurology, Neurology, 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 등 상위 10% 이내 저널에 게재된 논문은 33편이다. 이 중 95편의 SCI(E) 논문들과 29편의 국내 논문(총 59편 중)은 교신저자나 주저자로 발표했다. 그만큼 양과 질에서 앞선다. 왕성한 연구력을 자랑하는 고 교수를 만나 최신 연구 방향과 포부에 대해 알아봤다.


- 줄기세포치료를 활용한 중추신경계 질환의 치료 전략은?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장미숙 교수 연구팀에서 개발한 줄기세포치료제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현재 엘피스와의 공동 연구 중이다. 이 세포는 성인에서 쉽게 다량 획득할 수 있고, 자가이식치료가 가능한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 성체줄기세포의 일종)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유전자 조작없이 저분자화합물을 처리해 만든 것이다. 중간엽 줄기세포를 뇌의 미세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성장인자 다량 분비 성상교세포로 세포로 전환하는 기술을 이용해 개발했다. 이 성상교세포 줄기세포는 기존 성체중간엽 줄기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성장인자들을 분비하며 이는 신경계 질환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이 세포를 이용해 만성 허혈성 뇌졸중에 의한 후유증 및 혈관성 치매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 성상교세포 줄기세포의 차별화된 강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성상교세포 줄기세포에서 분비되는 간세포성장인자(Hepatocyte growth factor, HGF),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VEGF), 인슐린양성자인자결합단백질-1(Insulin-like growth factor-binding protein-1, IGFBP-1), IGFBP-2, IGFBP-4, IGFBP-6, 줄기세포성장인자(Stem Cell Factor, SCF) 등의 양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 중  HGF, VEGF가 손상된 척수조직 절편의 척수신경 성장을 유도함을 입증할 수 있었다. 2019년에는 Molecular Neurobiology 저널에 성상교세포 줄기세포를 허혈성 뇌졸중 모델의 손상 부위 반대 반구에 이식하면 여기에서 분비되는 IGFBP-4가 신경보호 및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아울러 중간엽줄기세포 유래 인간 성상교세포 줄기세포(ghMSC)가 이식된 조직 내에서 항세포자살(anti-apoptotic) 신호기전이 활성화되었음을 western blot 기법을 이용해 확인했다. 이는 현재 치료법이 전무한 허혈성 뇌졸중 후유증이나 혈관성 치매에 대한 고무적인 연구결과로 평가된다.”


- 현재 상용화를 위해 추진 중인 연구 아이템 중 가장 진척이 빠른 것은?

“우선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법 개발을 위해 비정상적인 노화를 억제하고 신경염증을 줄일 수 있는 GV1001이라는 소분자펩타이드(small peptide)라는 물질을 연구 중이다. 제약사인 젬백스앤카엘(GemVax & KAEL)과 협력해 이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기초연구, 전임상연구, 2상 임상시험을 2019년 말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올해 1월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최초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3상 임상시험 시행을 허가받아 실행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알츠하이머병 병리 기전 및 생체표지자에 관한 다수의 연구를 수행해 우수한 논문을 내놨다.”


GV1001은 인간 효소 텔로머라제 역전사효소(TERT)의 서열을 포함하는,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원래는 암 백신으로 개발됐다. 대부분의 암은 TERT를 고도로 발현하며, GV1001를 투입하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인식하고 죽이는 것으로 믿어졌다. GV1001은 2014년 국내에서 췌장암 면역치료제 ‘리아백스’(국산신약 21호)로 승인을 받았으나 2건의 국제 췌장암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이후 3상 결과 보고서를 제출 기한인 2020년 3월까지 제출하지 못하자 허가가 취소됐다. 제조 및 판매를 맡은 젬백스 계열사 삼성제약이 서울행정법원에 허가취소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같은 해 8월 말 기각됐다. 리아백스는 허가 취소 당시 ‘특혜 허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허가를 받기 어려운 임상결과였는데도 식약처가 무리하게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는 것이다.


비(非) 암세포에서 GV1001은 항염 및 항산화 활성을 가지고 있다. 쥐의 신경줄기세포에서 GV1001은 Aβ 올리고머 유발 독성을 차단하고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된 세포의 생존을 증가시켰다, 이에 대해 2014년 논문의 저자들은 GV1001이 TERT의 항산화, 항세포자멸사, 생존 촉진 기능을 모방하는 능력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 이밖에 다른 연구를 소개한다면?

“루게릭병에 대한 새로운 성체줄기세포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양한 기초연구들을 진행했다. 이전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좌절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울러 뇌경색에 대한 새로운 기전과 이를 이용한 치료제를 개발하려 기초 및 임상 연구들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신약개발의 단초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약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고성호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신경과질환 신약개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2019년 12월에 보건의료기술 진흥 유공자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 미국 바이오젠의  ‘애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 등 베타아밀로이드 항체 신약에 대한 평가는? 

“아직 답을 내놓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두카누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해 6월 조건부 승인을 받아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으나 임상적 효용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아 4상 임상시험을 함께 진행 중이다. 이런 이유로 작년 12월 유럽의약품청(EMA)은 승인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없었던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항체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로서 아직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아두카누맙을 시작으로 더 많은 좋은 신약들이 개발될 것으로 믿는다.” 


- 신경과 의사로서의 보람과 애환이 있다면.

“지금까지 20년 이상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연구를 해오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및 뇌경색과 같은 난치성 신경계질환에 대한 조기진단 및 치료법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을 바꿔본 적이 없다. 지금까지 해오던 연구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진단 및 치료에 도움되는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싶다. 신경과는 이런 저의 꿈을 이루기에 가장 적합한 과라 생각한다. 아직 극복하지 못한 난치성 신경계질환이 많고, 인구 고령화로 환자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저의 노력이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 자신만의 건강 철학과 실천법을 소개한다면.

“4가지 철학과 2가지 건강 실천법이 있다. 첫째 즐겁게 살자. 만사 즐겁게 하려고 노력해야 스트레스도 없어지고 일의 능률도 오른다.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을 때 얻는 성취감도 훨씬 좋아진다. 둘째 규칙적으로 살자. 새벽 수영을 포함해 매일 비교적 규칙적으로 보낸다. 매일 바쁘게 살다보니 이렇게 하지 않으면 놓치는 일이 생기고 정신이 없어진다. 그렇게 되면 불안해서 능률이 떨어진다. 셋째 맛있게 먹자. 많은 일을 하며 지내기에 바빠서 다른 일들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식사만이라도 맛있게 먹고 즐기려고 노력한다. 넷째 기도하고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자. 크리스천으로서 기도의 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한다.  그럼 고민도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힘을 낼 수 있다.”


- 두 가지 건강유지법은?

“수영하기와 영어공부다. 운동은 뇌건강에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뇌로 혈액순환이 증가하고 뇌기능이 활성화돼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화, 목, 금, 토요일 매주 4회, 매번 50분 정도씩 새벽에 운동을 한다.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훨씬 낮다고 한다. 영어공부를 하면서 문장도 외우고 , 기회가 되면 영어를 사용해보면서 얻는 기쁨이 커 매일 40분 정도를 영어공부에 투자한다. EBS의 영어프로그램 3개를 매일 청취하고 전화영어로 20분 정도 실전연습을 하고 있다.”


- 신경과 의사로서 환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처음 신경과 진료를 시작하던 1998년과 비교하면 신경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고 치매 등 신경과에서 다루는 질환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도 정말 높아졌다. 다만 인터넷 매체의 부정확한 정보들로 인해 치매를 포함한 신경과 질환들에 대한 오해가 쉽게 불식되지 않고 있다. 치매는 아직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적절한 예방활동과 조기 검진 및 치료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서 진료받고 치료받기를 권한다.”


고성호(高成昊)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 프로필


학력

1997년 2월 한양대 의대 졸업


2005년 8월 한양대 의대 의학석사(신경과학)

2007년 8월 한양대 의대 의학박사(신경과학)


경력

1997년 3월~2002년 2월 한양대병원 인턴 및 신경과 전공의

2002년 5월~2005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청 일반독성부 공중보건의

2007년 9월~현재 한양대 의대 신경과 조교수·부교수·교수 

2013년 8월~2014년 7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신경과 박사후연수

2016년 1월~2월 스웨덴 웁살라대 신경면역학 방문교수


대외활동

2009년~현재 대한신경과학회 회원, 현 부편집장

2018년~현재 대한치매학회 회원, 현 간행이사

2020년~현재 인지중재치료학회 회원, 현 정보이사

2021년      대한신경퇴행성질환학회 학술이사


상훈 

2007년 한양대학교 박사학위 최우수논문상 

2009년 대한신경과학회 젊은 연구자상 (향설상) 

2011년 대한퇴행성신경질환학회 Best presentation Award

2014년 대한신경과학회 Best presentation award 

2018년 대한신경과학회 Best JCN researcher Award 

2019년 12월 보건의료기술진흥 유공자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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