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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안 먹고 고기만 즐겨 생기는 ‘대장게실’의 약물치료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2-22 15:00:24
  • 수정 2022-11-02 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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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생제로는 ‘리팍시민’ ‘오구멘틴’이 보편적 … 섬유소 및 비타민D 부족 원인, 절식 치료 중엔 섬유소 줄여야

전세계적인 채소 섭취 감소 및 육류 섭취 증가로 위장질환 중 흔한 대장게실증(大腸憩室症, Diverticulosis) 또는 대장게실염(大腸憩室炎, Diverticulitis)에 의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게실염 환자는 2010년 3만2317명에서 2019년 5만9457명으로 대폭 늘었다. 미국에서 매년 약 250만명이 게실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서구사회에서는 40세 이상 인구의 10%가량이 게실질환을 보이고 있으며, 60대 이상에서는 그 비율이 50%를 넘어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장게실이 악화돼 생기는 대장게실염은 대장게실 환자의 10~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게실염은 섬유질 감소와 육류 증가 등 서구화된 식습관이 가장 주된 발생요인이고 고단백·고지방의 응축된 가공식품 섭취, 단순당 고함량 식품 향유, 변비 등 불규칙한 배변습관, 운동 부족, 스테로이드·아편유사체(마약성 진통제)·비스테로이드성소염진통제(NSAID와 같은 특정 약물의 과도한 사용, 비타민D 섭취 부족, 비만, 흡연, 노인인구 증가(노화), 좌식생활 보편화, 유전적 요인(가족력)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장게실은 대장 벽(근육층)의 일부가 약해져 바깥쪽으로 주머니처럼 튀어나온 공간을 말한다. 게실이 근육층을 포함하면 진성, 그렇지 않으면 가성으로 구분한다. 대장게실은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대장 내압이 증가해 발생한다. 대장(결장) 내 어느 곳에서나 형성되지만 주로 S자 굴곡 부위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게실이 있다고 해서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뚜렷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다. 초기 단계에서 거의 감지하기 못하거나 미열이나 국소적 복통, 복부 팽만감, 불규칙한 배변 등을 일으키는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게실 공간에 대변 등 오염물질이 축적되면 감염이 일어나 대장게실염이 된다. 게실염이 심해지면 게실이 천공되거나 주변부에 농양을 형성해 복막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복막염은 생명까지 위태롭게 하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존 치료는 섬유질, 장 휴식(금식이나 절식), 항생제, 통증 조절, 외과적 수술 등이다. 약물요법으로는 섬유소 외에 메살라진, 페니실린 계열, 세팔로스포린 계열, 리팍시민 등 항생제와 프로바이오틱스 등이 활용된다. 


게실질환은 증상과 원인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발병 기전에 여전히 연구할 여지가 커서 이를 개선하고 합병증을 막기 위한 다양한 신약이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저개발국에서의 환자 인식 부족, 신약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국 규제기관의 엄격한 잣대 등이 신약개발 분위기 확산을 저해하고 있다. 


섬유소로는 대장게실에 의한 변비를 치료하기 위한 보조요법제로 쓰이는 ‘차전자피’(psyllium husk, ispaghula)가 흔하게 처방된다. 일양약품의 ‘무타실산’이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로 변비, 대장게실,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에 대한 적응증을 갖고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건강보험급여 대상에서 해제돼 있다. 그러나 차전자피는 이런 질환을 예방적으로 치료할 때는 유용하지만 항생제를 투여할 때에는 오히려 섬유소를 적게 섭취하거나 일시 단식하는 게 좋다. 단식이 끝나면 맑은 유동식이나 저섬유소 식단으로 재개한다.


변의 크기를 부풀려주는 부피형성하제 계열 변비치료제로는 차전자피 외에 폴리카보필(Polycarbophil)이 있으나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의한 변비의 보조요법으로 쓰이지만 대장게실에 대한 적응증은 없다. 


항생제로는 메살라진(Mesalazine, 5-aminosalicylic acid)이 징후성 비합병증 게실질환(Symptomatic uncomplicated diverticular disease, SUDD)에서 위약 대비 효과가 있으나 다른 항생제에 비해 우위를 보이진 못했다. 메살라진은 궤양성대장염에 흔히 쓰이는 고전적인 약물로 경증의 단순한 게실염 정도에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고전적인 항생제인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rimethoprim-sulfamethoxazole),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아목시실린+클라불린산(amoxicillin+clavulanic acid, 상품명 오구멘틴, Augmentin) 등이 쓰인다. 아목시실린은 반합성 페니실린의 대표적인 항생물질이다. 


세파계 항생제로는 정맥주사제인 세파졸린(cefazolin), 세퓨록심(cefuroxime),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 등을 메트니다졸과 병용한다. 이밖에 암피실린+설박탐(ampicillin+sulbactam) 병용요법을 쓰기도 한다. 


모든 항생제요법은 5~7일 시행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최근에는 급성 좌측결장의 비합병증성 대장게실염(acute left colonic uncomplicated diverticulitis)에는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게 가이드라인으로 결정됐다. 


대장게실염에 리팍시민(rifaximin)을 간헐적으로 투여하면 재입원율을 50%, 재발성 게실염을 73%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효과는 메살라진과의 병용요법에 의해 향상된다. 


리팍시민은 이탈리아 알파와서만(Alfa Wasserman)이 개발했으며 미국 밸리언트파마슈티컬스(Valeant Pharmaceuticals)의 자회사인 샐릭스파마슈티컬스(Salix Pharmaceuticals)가 미국 특허와 판권을 갖고 있다. 미국 상품명은 ‘시팍산’(Xifaxan), 그 외 다수의 국가에서는 ‘노르믹스’(Normix) 또는 ‘Ciboz’ ‘Xifafill’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서는 삼오제약이 ‘노르믹스정’ 판권을 갖고 있으며 한올바이오파마가 판매대행하고 있다.  2004년 5월 25일 여행자설사, 2010년 5월 25일 간질환에 의한 뇌병증(뇌내 암모니아 농도 상승에 따른 간성혼수), 2015년 5월 27일 변비성 과민성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with constipation, IBS-C) 적응증을 획득했다. 


한국내 적응증은 현재 그람양성균 및 그람음성균에 의한 급성장내감염에 의한 설사증후군, 장내세균총 이상으로 인한 설사(여름철 설사, 여행자 설사, 소장결장염), 위장관 수술전후 장내감염 예방, 고암모니아혈증 치료 보조요법제다. 


리팍시민은 반합성 리파마이신(rifamycin) 계열로 화학구조 상 소화기관에 항생제를 고농도로 전달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2018년 FDA는 코스모파마슈티컬스(Cosmo Pharmaceuticals)의 ‘앰콜로’(Aemcolo)라는 유사 약물을 여행자 설사에 승인했다. 리파마이신을 천천히 방출하는 제형의 정제다.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는 그람음성균 감소시켜 장내세균총의 균형을 회복시킴으로써 장내 염증을 줄이고 게실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락토바실러스 카세이 시로타(Lactobacillus casei Shirota, LcS)가 대장게실에 가장 유익하다고 알려진 유산균이다. 


대장게실염에 의한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평활근을 이완해 장운동을 줄여주는 항경련제인 히요시아민(hyoscyamine) 및 히요시아민황산염 서방정(hyoscyamine sulfate ER)도 종종 쓴다. 이밖에 대장게실염의 원인이 비타민D의 결핍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보충해 줄 필요성이 있다. 


CIC 및 IBS-C 적응증 가진 치료제로 대장게실염에 활용


대장게실에는 변비에 쓰는 약물이 많이 허용되고 있다. 변비 완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장게실의 개선을 꾀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제류의 변비약 오남용은 장벽을 무력화시켜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만성특발성변비(chronic idiopathic constipation, CIC) 및 변비성 과민성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with constipation, IBS-C)을 다스릴 줄 아는 변비약만이 대장게실에 도움이 된다. 


우선 제일약품의 ‘아미티자연질캡슐’(Amitiza 성분명 루비프로스톤 Lubiprostone)은 미국에서 CIC 및 IBS-C, 마약성 진통제에 의해 유도된 변비 등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IBS-C 적응증이 여성 성인 환자에게만 허용돼 있다. 남성에서는 이 약의 반응 양상이 결정된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서는 IBS-C 적응증이 허가되지 않았고, 만성 비암성 통증 성인 환자에서 마약성 진통제에 의해 유발되는 변비로 적응증 범위가 좁아져 있다.  


루비프로스톤은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염소채널 활성화제(chloride channel activator)로 위장관에 더 많은 액체가 유입되도록 세포의 스위치를 킨다. 이는 복통을 완화하고, 대변을 부드럽게 해주며, 변을 볼 때 힘을 줘야 하는 필요성을 줄이고, 화장실에 가는 횟수를 늘려준다. 


이 약은 수캄포파마슈티컬스(Sucampo Pharmaceuticals)가 개발했고 200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으며 현재 판권은 말린크로트(Mallinckrodt)가 갖고 있으며 일본 다케다가 마케팅하고 있다.  


대장게실에 쓰는 또 하나의 변비약은 시너지파마슈티컬스(Synergy Pharmaceuticals)가 미국에서 2017년 1월 CIC 치료 신약으로 허가받은 ‘트루랑스’(Trulance, 성분명 플레카나타이드 plecanatide)는 구아닐산 사이클라제-C(Guanylate cyclase-C, GC-C) 작용제다. 이후 IBS-C 적응증도 추가로 획득했다. 하루 한번 적당한 때 3mg을 음식과 같이 또는 무관하게 섭취해도 된다. 


IBS-C에서 플레카나타이드 투여군은 위약 투여군에 비해 치료반응률이 훨씬 높았다. 최악의 복통(Worst abdominal pain, WAP)이 30% 이상 개선됐고 12주 중 6주 이상에서 완전 자발성 장운동(complete spontaneous bowel movements, CSBM)이 기저치 대비 1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 노바티스의 ‘젤막정’(성분명 테가세로드 Tegaserod, 국내 시판 중지)는 5-HT4 수용체 작용제로 전신적인 장운동을 촉진한다. 루비프로스톤이 국소적으로 장운동을 촉진하는 것과 상대적이다. 65세 미만 IBS-C 환자에게 6mg을 하루 두 번 식후 30분 이후에 투여한다. 


아델릭스(Ardelyx) 및 아스트라제네카의 입스렐라정’(IBSRELA 성분명 테나파노르 tenapanor개발코드명 RDX5791, AZD1722, 국내 미시판)은 NHE3(Natrium hydrogen exchanger 3) 억제제로 IBS-C 환자에 50mg을 하루 두 번 투여한다. 하루의 첫 식사와 마지막 식사에 바로 직전에 복용한다. 젤막과 입스렐라는 CSBM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국내서는 쓰이지 않고 있다.


대장게실 환자 중 일부는 나중에 과민성장증후군(IBS)으로 발전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라모세트론(Ramosetron) 같은 항진경제로 다스릴 수 있다. 라모세트론은 선택적 5-HT3 길항제로 뇌에서 세로토닌의 작용을 차단한다. 식사, 음식물 팽창, 또는 스트레스 요인에 대응해 장의 과도한 운동성과 평활근 긴장에 길항해 복통 또는 불편감을 완화할 수 있다. 국내서는 설사성 과민성장증후군을 개선하는 용도로만 허가받았으나, 항암제 등에 의한 오심이나 구토를 막는 데 쓰이기도 한다. 일본 아스텔라스가 원개발사로 국내서는 동아에스티가 ‘이리보정’으로 발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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