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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더 맛있는 영양 덩어리 ‘홍합’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2-01-05 16: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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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안주·각종 요리에 감칠맛 최고 … 타우린·베타인 영양소 풍부

얼마 전 한 70대 노인이 미국에 사는 친구의 부탁이라며 2000 달러가 든 봉투를 서울의 한 경찰지구대에 전한 사연이 언론에 보도돼 사람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사연인즉 미국 뉴욕에 사는 자신의 친구가 1970년대 중반 강원도 농촌에서 서울 신촌으로 와 고학생활을 하던 중 어느 겨울 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허기진 채 귀가하던 중 신촌시장 뒷골목에 리어카를 세우고 홍합을 파는 아주머니를 마주쳤다.


배가 너무 고팠지만 수중에 돈이 없었던 친구는 고민 끝에 “한 그릇만 먹을 수 있을까요? 돈은 내일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아주머니는 선뜻 뜨끈한 한 그릇을 내주어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날도 돈이 없는 건 마찬가지여서 결국 갚지 못했고 이후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을 한 뒤에도 줄곧 그 아주머니에게 마음의 빚을 진 채 살았다면서 늦었지만 동봉한 돈으로 지역 내에서 어려운 분께 따뜻한 한 끼 식사라도 제공해달라는 당부였다.

 

사연의 주인공이 그토록 맛있게 먹었다던 홍합의 계절이 찾아왔다. 추운 겨울밤 포장마차의 따뜻한 홍합탕 한 그릇이 그리운 계절이기 때문이다. 겨울철을 대표하는 국물 음식들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것이 바로 홍합탕이다. 여기에 소주까지 한잔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홍합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이면서 가격이 저렴한 반면 각종 영양소를 고루 함유하고 있어 오래전부터 술안주는 물론 식재료로 널리 사랑을 받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홍합을 간단한 술안주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홍합은 보약이면서 남녀 모두에게 최고의 해산물이라 할 수 있다.


임태훈 해양수산부 유통정책과장은 “홍합은 타우린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리는 별미가 된다”며 “제철을 맞은 홍합을 섭취하면 미각의 즐거움은 물론 건강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대표 해산물로 특유의 감칠맛을 자랑하며 오랜 세월 서민들에게 사랑받아온 홍합을 이용한 각종 요리와 함유하고 있는 영양성분,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능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육수로 끓여내면 최고의 맛 … 한의학 고의서에 효능 기록


홍합(학명 Mytilus coruscus)은 홍합과(Mytilidae)에 속하는 바닷조개로 담치(참담치)·섭조개· 강섭·섭단추·열합·합자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붉은 속살을 가지고 있어 홍합이라고 하며 껍질이 두껍고 보라색을 띠는 검은색의 광택이 난다. 안쪽 면은 강한 진주광택을 띤다. 껍데기 길이 약 140mm, 높이 약 80mm로 긴 달걀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 해안을 비롯해 중국의 북부,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원래 홍합은 한해성 종으로서 수온이 낮은 수역에서 살고 있었으나 현재는 대부분의 온대 수역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분포하고 있다. 특히 양식이 쉬워 내만이나 내해는 물론 간석지에서도 양식이 가능해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식용으로 이용하는 것은 물론 수출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중요 종은 홍합·진주홍합·회색홍합 등이다. 


홍합은 특유의 감칠맛 덕분에 철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식에서 육수를 내는 데 사용하며 주로 탕으로 많이 먹는다. 홍합탕은 추운 겨울 몸을 녹일 때나 술안주로 제격이다. 하지만 국물 요리뿐 아니라 숙회·무침·구이·전·파스타·밥 등 주요 식재료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홍합에 두반장과 굴 소스를 넣어 매콤하게 볶으면 잃었던 입맛을 되살려주는 별미가 된다.  


우리나라에서 홍합은 서민적인 조개로 식탁에 오르지만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의 지중해 연안에서는 해물요리에 사용되고 수프와 찜, 구이 등에 활용되는 고급식품이다. 유럽의 경우 각국 곳곳에서 홍합 축제가 열리고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이, 자주 홍합 요리를 즐긴다.


오래 전부터 식재료로 사랑을 받아온 만큼 홍합에 대한 기록은 한의학 고의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의서에 기록된 홍합은 모두 참담치로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오장을 보하고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며 음경이 일어서게 하고 허손되어 여위는 것을 치료하고 또한 출산 후에 어혈이 뭉쳐서 배가 아픈 것, 징가(자궁근종 등), 붕루(자궁출혈 등), 대하(냉) 등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본초강목’에는 ‘허로로 몸이 상하고 피로한 증상, 정혈(精血)이 약하고 줄어든 증상에 좋다’고 적고 있다. 정혈을 보충한다는 내용은 남성‧여성호르몬과 함께 혈액성분을 보충해 준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여러 한의서에 홍합이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하면서 관절질환에 좋고 요통 증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기록이 있다.


홍합은 탕은 물론 어떤 요리로 만들어도 미각을 돋우는 식재료다.(사진=픽사베이)

간 기능 개선·숙취해소 효과 … 뼈와 근육 강화 도움


특유의 감칠맛을 자랑하는 홍합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맛은 물론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붉은 속살을 가진 조개 홍합은 다른 조개류처럼 타우린 성분이 풍부하다. 타우린은 간을 보호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담즙산의 독성을 완화시켜 간 기능 개선과 숙취 해소를 돕는다. 실제로 타우린이 풍부한 홍합을 술안주로 함께 먹게 되면 훨씬 술에 덜 취하게 되며 과음으로 속이 편치 않고 갈증이 심하고 머리가 아플 때 해장 음식으로 홍합을 먹으면 이런 증상들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홍합에는 또 당뇨와 고혈압 같은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베타인도 다량 함유돼 있다. 베타인은 숙취해소와 손상된 간을 보호하는데도 한 몫을 한다. 


홍합은 칼로리는 낮지만 단백질·칼슘·마그네슘·미네랄·철분 등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관절 질환에 좋으며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또 뼈와 근육을 강화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의 발달에도 도움이 되며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풍부한 불포화지방산과 글리코겐 함량이 높은 것도 홍합의 좋은 점이다. 이들 성분은 뇌 혈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줘 뇌 활성화에 좋고 심장 및 혈관계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항산화·항염증·고혈압 예방 효능이 있다.


이외에도 홍합은 비타민D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원활한 칼슘과 인의 흡수는 뼈 건강을 향상시키고 특히 여성 골다공증 증상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비타민A 와 비타민C, 셀레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홍합은 건조시키면 생물과는 다른 독특한 맛이 나는데 이는 호박산, 젖산 등의 유기산이 서로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홍합을 고를 때는 살이 통통하고 윤기가 나는 것이 좋으며 껍질을 벗겼을 때 살이 붉은 빛이 돌아야 맛있다. 홍합을 이용해 요리할 때는 청주를 넣으면 비린내 제거에 효과적이며 국물에 감칠맛도 더해준다. 


다만 홍합을 섭취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5~9월에 채취한 홍합에는 삭시토닌 독소가 들어있어 가급적 여름철을 피하고 제철인 겨울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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