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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도 알고 보니 자가면역질환 … 표준치료 및 합병증 다스리기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12-21 09:44:13
  • 수정 2021-12-28 1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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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DCA가 ‘가성비 높은’ 표준치료 … 차후엔 OCA로 완화 … 가려움증·골다공증·고지혈증 등 합병증 다스려야

간질환 중 희귀질환에 속하는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PBC)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세계적으로 12세 이상 인구 10만명당 29.3명, 여성에서는 42.8명으로 훨씬 많다. 60~70세 고령도 인구 10만명당 44.7명이나 차지한다. 간단히 말하면 고령 여성에서 상대적 비중이 높다. 


이 질환은 간 문맥 내의 염증과 간내 담관 손상이 만성적으로 진행돼 담즙 정체와 간 섬유화가 발생하고, 결국 간경변증(원발성 담즙성 경화증(Primary Biliary cirrhosis)으로 진행한다.


바이러스 및 독성물질 노출로 촉발 … 가려움증, 피로, 쉽게 멍듦, 지방변 등 증상 다양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자가면역반응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면역계가 자기 신체 조직을 공격하는 것으로 PBC가 종종 류마티스관절염, 피부경화증, 쇼그렌증후군, 자가면역성 갑상선염(하시모토병)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보아 유력한 단서가 된다. 


PBC 환자의 95% 이상은 혈액에 일부 비정상 항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것임을 말해준다. 이들 항체는 미토콘드리아(세포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세구조)를 공격한다. 그러나 이들 항체가 담관 파괴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고 다른 면역세포들이 담관을 공격한다. 이를 촉발하는 요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아마도 바이러스나 독성물질에 대한 노출이 담관 공격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PBC의 초기 증상은 여느 간질환과 마찬가지로 가려움증과 피로다. 자가면역질환의 성격을 띤다는 측면에서 구강건조 및 안건조증도 나타난다. 증상 발현 후 몇 달 또는 몇 년이 지나 피부가 검해지고 신경이 손상되는 신경병증, 상복부 불편감, 가려움증, 부종, 정맥류, 지방이 피부에 쌓이는 황색종이 나타날 수 있고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심해지면 황달, 복수, 간경변증으로 이어진다. 


다행히도 건강검진 보편화에 따라 국내서는 PBC 환자의 70% 이상이 무증상기에 조기 발견된다. 급격히 진행하는 황달을 특징으로 하는 간부전기에 접어들면 예후가 매우 불량해진다. 이 때 혈청 빌리루빈이 2.0mg/dL이면 생존기간 중앙값이 4년, 6.0mg/dL이면 2년이다. 그러나 초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면 정상인과 비슷한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담즙 정체로 지용성 비타민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골다공증, 비타민K 결핍으로 인한 출혈 경향 및 멍들기 쉬움 등이 나타난다. 신체가 지방을 흡수하지 못해 대변이 부드럽고 양이 늘어나며 기름투성이에 냄새가 역겨운 지방변을 보게 될 수도 있다. 


ALP, GGT 수치 높고 AMA 양성이면 의심 … 영상진단은 보조수단, 모호할 때 확진은 간 생검


진단을 위해서 우선 혈액검사를 하게 된다. 간검사를 통해 간질환과 담관 손상을 알리는 지표를 파악하게 된다. 알칼리인산분해효소(ALP),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GT)의 상승을 보이는 만성담즙정체를 동반할 때에는 PBC을 의심해야 한다. 간경변증이 없는 환자에서 알칼리인산효소 상승 정도와 조직학적 염증 및 담관 손상의 정도는 비례한다.


자가면역성인지 파악하기 위해 혈액에서 항미토콘드리아 항체(AMA)를 측정한다. AMA는 다른 간장애가 있더라도 PBC가 아니라면 거의 발현하지 않는다. AMA 검사상 양성은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 징후다. 그러나 PBC 환자 중에서도 소수는 AMA가 없기도 한다. 


PBC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담즙 정체의 결과로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포함해 혈중 지방(지질)이 올라간다. 아미노전이효소(AST, ALT)의 가벼운 상승이 동반될 수 있으며 면역글로불린M(IgM)도 상승한다. 더욱 증세가 심해지면 빌리루빈 상승, 알부민 저하, 혈소판 감소 등이 동반된다. 


영상검사는 확인에 도움이 되고 유사한 징후 및 증상을 감별하는 단서가 되지만 확진 수단은 아니다. 초음파는 고주파 음파로 신체 내부 구조의 이미지를 생성한다. 파이브로스캔은 초음파와 유사한 프로브를 사용해 간의 흉터를 감지할 수 있다.


자기공명담관췌장조영술(Magnetic resonance cholangiopancreatography, MRCP)은 자기공명영상(MRI) 원리를 이용해 장기와 담관의 상세한 이미지를 생성한다. 자기공명탄성검사(Magnetic resonance elastography, MRE)은 MRI와 음파를 결합해 내부 장기의 시각적 지도(엘라스토그램)를 생성한다. 간경변증의 징후일 수 있는 간의 경화(섬유증)를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 간 생검 통해 확진한다. 가는 바늘을 사용하여 작은 절개를 통해 간 조직의 작은 샘플을 떼어낸다. 


완전 치료제는 없고 UDCA, OCA가 담즙 정체 해소, 간 흉터 감소 


PBC에 대한 완전 치유법은 현재 없다. 다만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우르소데옥시콜린산(Ursodeoxycholic acid, UDCA)은 우르소디올(ursodiol)는 효과가 확인되고 비용 대비 효과과 뚜렷한 PBC의 표준치료다. UDCA를 13~15 mg/kg/day 투여한다. UDCA는 간 손상을 줄여주고 수명을 연장하며 간이식 필요 시기를 늦춰주는 효과가 입증돼 있다. 국내서는 대웅제약의 ‘우루사정’이 대표상품이다. 


UDCA는 담즙을 구성하는 한 성분으로 정체된 담즙을 이동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UDCA는 간 기능을 개선하고 간 흉터(간 섬유화)를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 가려움증과 피로 개선에는 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부작용으로 체중 증가, 탈모,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인터셉트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 나스닥 ICPT)의 ‘오칼리바’(Ocaliva, 성분명 오베티콜린산 obeticholic acid, OCA)는 2016년 5월 27일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BC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단독 또는 우르소디올 병용요법으로 12개월 동안 투여하면 간 기능을 개선하고 간 섬유화를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DCA만으로 치료되지 않을 때 단독 사용 또는 병용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가려움증을 증가시킬 수 있어 사용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진행성 간질환이 있다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PBC 약리작용이 NASH 치료제와 겹치지만 아직은 성공적 없어 


많은 PBC 약물이 비알코올성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적응증을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오칼리바도 이 경쟁 대열에 나섰다. 그러나 미국에서 지난해 7월 승인을 거절당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승인 신청을 지난 12월 9일 자진 철회했다. FDA는 작년에 대리 조직병리학 평가변수를 토대로 예측된 OCA의 유익성이 불확실하고 잠재적인 위험성보다 충분히 크지 않다며 추가적인 데이터를 제출할 것을 권고하면서 승인을 거절했다.


같은 맥락에서 시마베이테라퓨틱스(CymaBay Therapeutics 나스닥 CBAY)가 NASH 및 PBC 치료제로 개발하던 셀라델파(seladelpar)도 2019년 11월 담도 손상이 있거나 없는 경계면 간염이 발견되는 비정형 조직학적 소견(atypical histological findings, including histology characterized as an interface hepatitis presentation, with or without biliary injury) 부작용이 임상시험 도중 발견돼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실험적인 PBC 약물들 … 페노피브레이트·부데소나이드·세타낙시브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는 PBC를 어떻게 완화하는지 기전이 밝혀져 있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게 확인됐다. 이 약은 고중성지방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이 두 질환의 복합형에 처방된다. 이 약은 fenofibric acid로 전환돼 peroxisome proliferator activated receptor α(PPAR-α)를 활성화함으로써 저밀도지단백 지방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LPL) 활성을 증가시키고, LPL 저해제인 apoprotein C-III의 생성을 감소시켜 지방분해(lipolysis)를 증가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페노피브레이트는 UDCA 와 함께 복용하면 간염증효소 수치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등 생화학검사 수치가 호전된다는 소규모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일부 PBC 환자의 간염증과 가려움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장기적인 이점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부데소나이드(Budesonide)는 스테로이드의 일종으로 천식, 아토피피부염 등에 많이 쓰이는 성분이다. 지난 16일 스웨덴 칼리디타스테라퓨틱스(Calliditas Therapeutics, 나스닥 CALT)는 부데소나이드가 함유된 ‘타페요’(Tarpeyo) 장용성 서방형 캡슐로 FDA로부터 희귀 자가면역 신장질환의 일종인 원발성IgA신병증(immunoglobulin A nephropathy, IgAN) 적응증을 승인받기도 했다.


부데소나이드는 UDCA와 병용하면 PBC에서 잠재적인 이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약은 더 진행된 PBC 환자에서는 스테로이드 관련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진행된 PBC에 부데소나이드를 권장하려면 더 많은 장기시험이 필요하다.


칼리디타스의 NOX 저해제 후보물질 세타낙시브(setanaxib)는 지난 8월 9일 PBC 치료제로 FDA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았다. 지난해 건강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1상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지난 여름에 나온 임상 2상시험에서는 간섬유화스캔(Fibroscan) 결과 유의미한 항 섬유화 활성을 입증했고 양호한 내약성 프로필을 나타냈다. 피로감 개선 정도도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수준이었다. 칼리디타스는 연내에 PBC 환자 대상 2/3상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가려움증을 다스리는 약물들 … 항히스타민제·리팜핀·아편유사제·서트랄린·콜레스티라민 

 

PBC로 인한 가려움증은 다양한 약물로 다스린다. 우선 디펜하이드라민(diphenhydramine), 하이드록시진 염산염(hydroxyzine hydrochloride), 로라타틴(loratadine)과 같은 항히스타민제가 가려움증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쓰인다. 가려움증으로 인한 불면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리팜핀(Rifampin)은 항생제이자 결핵약이면서 가려움증을 멈출 수 있다. 정확한 기전은 모르지만 혈액 내 가려움증 유발 화학물질에 의한 뇌 반응을 차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콜레스티라민(Cholestyramine)은 고콜레스테롤 혈증, 고콜레스테롤+고중성지방 복합증 치료제이다. PBC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적응증도 갖고 있다. 산제로서 음식이나 액체와 혼합해서 복용한다. 보령제약의 ‘보령퀘스트란현탁용산’이 대표적이다. 


서트랄린(Sertraline)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로 가려움 증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딘다. 


날트렉손(naltrexone), 날록손(naloxone) 같은 아편유사제는 간질환과 관련된 가려움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리팜핀과 같은 기전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UDCA+자외선치료 병행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구강건조증·고지혈증·골다공증 등 합병증 관리 약물


안건조증과 구강건조증은 약국에서 구입하거나 처방전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인공 눈물과 타액 대용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껌을 씹거나 딱딱한 사탕을 먹는 것도 침을 더 많이 만들고 구강건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PBC로 인한 지용성 비타민 흡수 저하로 인해 비타민D 및 칼슘 결핍이 오고 이로 인해 골다공증이 우려된다면 관련 보충제를 복용한다. 비타민D 및 칼슘은 골다공증을 예방 또는 진행 지연에 도움을 준다. 비스포스포네이트 또는 라록시펜도 골다공증 예방 및 지연에 보탬이 된다. 지용성 비타민 A, D, E는 경구로 복용하면 되고 비타민 K는 주사로 투여한다. 체중이 부하되는 걷기나 가벼운 중량을 드는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더욱 좋다. 또 철 결핍성 빈혈이 있으면 철분제를 투여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스타틴(statin)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를 쓴다. 페노피브레이트나 콜레스티라민 등도 고지혈증 개선에 쓰는 전문약이다. 


식이요법으로는 저지방식이 권장된다. 체중 유지를 위해 중쇄지방산(MCT)을 복용할 수 있다.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되 소량씩 자주 먹는다. 간성 혼수가 있으면 단백질의 양을 제한한다. 부종이 있으면 염분을 제한한다. 심한 복수와 부종에는 복수천자나 이뇨제로 체액을 배출한다. 


약물로 더 이상 PBC를 조절할 수 없고 간부전이 시작되면 간이식이 생명 연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간이식은 대체로 PBC 환자에게 매우 좋은 장기적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종종 이식 후 몇 년 뒤에 PBC가 재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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