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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살이 안쪄요’ 멸치남·해골녀 건강하게 체중 늘리는 법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12-14 12:09:12
  • 수정 2021-12-14 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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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뇨병·갑상선기능항진증 체크 … 쌀 칼로리 밀도 높고, 전분·포도당 함량 많아 도움

몇 년 전부터 요즘같이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의 길목에 들어서면 주부 이모씨(29)는 아침에 일어나면서 발작적인 재채기와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듯한 콧물로 하루를 어수선하게 시작했다. 찬물에 손을 담가도, 냉장고 문을 열어도, 머리를 감아도 재채기와 콧물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이 괴로웠다. 


이같이 여성들이 아침에 재채기, 콧물 발작을 아침공격(Morning Attack)이고 한다. 이런 성향을 보이는 사람 중에는 마른 사람이 많으며 몸이 냉한 여성에게 많아 겨울철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코 알레르기로 괴로워하며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을 진찰한 결과 80% 이상이 냉증 때문인 것을 확인하였다. 냉증형 여성은 과연 어떤 형태일까. 냉증이 있는 여성은 좀 마른 체형에 스마트하고 지적으로 생긴 사람이 많다.


‘살찌기’가 소원인 사람들은 무심결에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찐다’는 말을 입 밖으로 냈다가 ‘공공의 적’이 되기도 한다. 보통 사람에겐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살이 찌지 않는 것은 만성 ‘멸치남’, ‘해골녀’에겐 심각한 고민거리다. 


살찌고 싶은 소망은 여성보다는 넓은 어깨와 적당한 근육질 몸매를 원하는 남성에게 더욱 간절하다. 여성이라고 무조건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최근 영상매체 등을 통해 글래머러스한 건강미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말라깽이 몸매에서 탈출하고 싶어하는 여성이 적잖다.    


저체중이나 마른 몸매는 과체중과 비만보다 상대적으로 덜 위험해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체중이 너무 적게 나가면 당장 큰 병은 없더라도 잔병 치레가 잦고 어지럼증이나 소화불량 등을 겪을 수 있다. 고칼로리·고지방 음식을 잔뜩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면 금방 살이 찔 것 같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먹고 자고를 반복하면서 무턱대고 살만 찌웠다간 복부나 엉덩이 등 특정 부위에만 지방세포가 몰려 보기 싫은 거미형 몸매가 되거나, 성인병이 발병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건강하게 살을 찌워 보기 좋은 보디라인을 만들고 싶다면 먼저 살이 안 찌는 이유부터 파악해야 한다. 선천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높으면 남들과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기초대사량은 체온유지, 호흡, 심장박동 등 생명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량을 의미한다. 


보통 남성은 체중 1kg당 1시간에 1㎉, 여성은 0.9㎉를 소모한다. 예컨대 70kg인 남성의 하루 기초대사량은 1680kcal, 50kg인 여성은 1080kcal다. 여성보다는 남성, 어른보다 아이, 근육량이 많은 사람이 기초대사량이 높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날씬한 체형이나 높은 기초대사율은 유전적으로 부모에게 받는 영향이 크다”며 “단 살이 찌고 싶다고 기초대사량을 의도적으로 줄였다간 건강만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낮아진 기초대사량은 다시 회복되기 힘들어 신진대사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이로 인해 면역 체계가 망가지면 감기, 비염, 만성피로 등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며 “끼니 거르기, 들쭉날쭉한 식사량, 대중없는 식사 시간 등 식사 습관은 기초대사량을 줄여 건강을 해치는 원흉”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병 같은 질환도 살이 찌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필수영양소 중 하나인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된 뒤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세포로 흡수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당뇨병은 유전, 비만, 고열량식이, 운동부족, 노화 등으로 인슐린저항성이 높아지고 인슐린 분비기능이 저하돼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과 고혈당 상태에 이르게 된다. 


영양분으로 사용되지 못한 포도당은 혈액 속에서 돌아다니다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럴 경우 포도당 대신 지방이나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식사량을 늘려도 살이 찌지 않고 심하면 오히려 체중이 줄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생산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은 마치 보일러를 작동하듯 체내 신진대사량을 급격히 늘려 체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에너지 소모율이 급격히 올라 남들보다 밥을 많이 먹어도 체중이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질환 여부를 체크했다면 본격적인 살 찌우기에 돌입할 차례다.먼저 다이어트할 때처럼 칼로리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하루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와 양, 칼로리를 기록한다. 식사는 하루 세끼를 모두 챙겨먹고 중간에 간식을 먹는 개념으로 총 5~6회 식단으로 구성하는 게 좋다. 


살찌는 데 가장 도움되는 식품 중 하나는 쌀이다. 쌀은 1컵(165g)당 탄수화물 43g, 190㎉, 소량의 지방이 함유돼 있다. 칼로리 밀도가 높아 한 끼만 먹어도 충분한 탄수화물과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다. 단 쌀밥을 너무 많이 먹으면 철분·아연 등 주요 영앙소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피트산(Phytic Acid)이 과도하게 축적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주 영양분이 탄수화물인 떡은 일반 쌀밥을 먹을 때보다 동일 질량 대비 열량이 훨씬 높아 효율적이다.  


전분이 풍부한 식품은 포도당 함량이 많아 체중 증가에 도움이 된다. 옥수수, 메밀, 감자, 퀴노아, 호박, 콩류, 귀리, 고구마, 겨울 뿌리채소류, 시리얼 바, 통곡물 시리얼, 파스타, 통곡물빵 등이 대표적이다. 견과류는 체중 증가에 이상적인 식품이다. 아몬드 한 줌에는 몸에 좋은 지방 18g과 단백질 7g이 들어 있다. 칼로리 밀도도 높아 간식으로 두 줌만 먹어도 100kcal를 섭취할 수 있다. 


식사량을 한 번에 급격히 늘리는 것은 금물이다. 보통 1kg을 늘리려면 평소 칼로리 섭취량보다 하루에 700kcal 정도를 더 먹어야 한다. 이 때 식사량을 갑자기 늘리면 심장과 소화기계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처음 1주일은 300kcal, 다음주엔 500kcal 정도 늘리는 방식이 좋다. 정크푸드나 인스턴트식품 섭취는 삼가야 한다. 살을 찌우기 위해 흔히 먹는 보약이나 식욕촉진제 등은 단기적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특히 남성은 단백질보충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 번에 과도하게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면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단백질이 몸에 들어가면 질소부산물이 나오고, 콩팥은 이를 혈액에서 걸러내는 작용을 한다. 단백질을 적당량 먹으면 콩팥을 거쳐 소변으로 빠져 나오지만 과잉 섭취가 반복되면 콩팥에 부담이 가중돼 결국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다.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적정 섭취량은 체중 1㎏당 0.8~1g 정도다. 예컨대 체중이 70㎏이라면 하루에 단백질을 56~70g 정도만 섭취해야 한다. 


단 음식은 되도록 식후에 먹는 게 좋다. 당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혈당을 급격하게 올려 소량만 먹어도 금세 포만감을 유발한다. 식사 전 물을 마시면 배가 금방 불러올 수 있어 가급적 식후에 마시고, 같은 의미로 국이나 찌개 국물은 되도록 나중에 먹는 게 좋다. 흡연은 대사율을 약 10% 높여 하루에 약 200㎉의 에너지를 더 사용하게 하기 때문에 금연하는 게 좋다. 커피나 음료수에 들어있는 카페인도 대사율을 높이는 주요인이다. 


박 교수는 “처음엔 체중이 빨리 늘어나지만 이후에는 점차 속도가 줄어든다”며 “처음 체중증량을 시도하는 사람은 초조해하지 말고 2주일에 약 2.3~4.6㎏ 정도만 늘리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체중을 늘리기 전 체성분검사로 체지방률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겉으로 보기에 말랐고 저체중이지만 체지방률이 높다면 무작적 체중을 늘릴 게 아니라 웨이트트레이닝 같은 근력운동으로 지방을 소모시키고 이를 근육(단백질)으로 대체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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