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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식물로 우울증 개선 ‘원예치료’ … 피해야 할 식물은 뭘까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11-25 12:08:58
  • 수정 2021-11-25 12: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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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교감신경 활성화해 스트레스 줄고 꽃 크고 화려할수록 유리 … 알레르기 유발 백합·국화 역효과

서울 구로구에 사는 임모(68·여) 어르신은 사망한 남편과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하지만 딸은 오래 전에 관계가 단절돼 소식이 없고, 아들은 행방불명돼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뇌경색,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은 돌봐줄 가족이 없어 힘들고 외로운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임 어르신에게 최근 가족이 생겼다.  


동 주민센터에서 건네준 작은 화분이 임 어르신에게는 가족이자 친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임 어르신은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이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물을 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다”며 “소일거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 이름을 부를 때마다 왠지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노인들의 우울증 예방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면서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들며, 집안에서 가능한 활동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심리안정 및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는 화초·과일·채소 등 반려식물을 재배하거나, 꽃을 장식하거나, 정원을 가꾸면서 신체·정서·교육·사회적 능력을 기르고 심리적 안정을 찾는 대체의학 심리요법의 하나다. 


1798년 미국 펜실바니아주립병원에서 근무하던 정신과 의사인 벤자민 러쉬 박사가 밭에서 일하던 정신질환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것을 보고 연구를 시작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국내에선 1980년대 후반 장애인올림픽 이후 원예를 직업교육 목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고, 1997년 한국원예치료연구회가 결성돼 본격적으로 원예치료가 보급됐다. 현재 국내엔 1200여명의 원예치료사가 활동하고 있다. 꽃을 비롯한 식물은 아름다운 색깔과 향기, 시시각각으로 자라나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 


이들 식물을 가꾸고 재배하는 사람은 색과 향기를 눈, 코, 손으로 직접 느끼면서 신체 감각기관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된다. 이럴 경우 감각기관이 활성화되면서 인지력, 근육의 움직임, 균형감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수면이나 명상 등 정서적으로 안정될 때 나오는 뇌파인 알파파(α파)가 식물이 없는 공간보다 식물이 있는 공간에서 더 많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식물이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의미한다. 원예치료가 치매나 우울증 개선, 신축건물에서 발생한 유해 화학물질 정화, 신체근육 발달 등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농촌진흥청과 아주대병원 공동연구팀이 암환자 7명을 대상으로 두 달간 주 1회씩 원예치료를 실시한 결과 불안감과 우울감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참여 전 91점대였던 자신감과 성취감이 99점대로 높아졌다. 환자들은 연구기간에 꽃을 눌러 만드는 압화작품, 잔디인형, 꽃바구니 등을 만들고 다육식물정원을 가꿨다. 전미선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원예치료를 받은 암환자는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각각 45%, 34% 줄었고 우울감 해소에 도움되는 세로토닌 분비는 평균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세로토닌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환자가 느끼는 행복감과 삶의 질이 향상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 치유에도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해외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후 편마비가 온 환자에게 주5회, 하루 30분씩 원예치료를 실시하자 무력감과 우울증이 줄고 자아존중감은 높아졌다. 또 농촌진흥청이 경기지역 암센터 환자를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실시한 결과 환자의 정서적 삶의 질은 13% 상승한 반면 우울감은 45%, 스트레스는 34% 줄었다. 


대구가톨릭대 연구에선 치매노인을 대상으로 섬세한 손동작을 요구하는 다양한 원예치료를 실시한 결과 오른손 악력은 37%, 왼손은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이 업무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영국 엑시터대 연구에 따르면 사무공간에 녹색 식물들을 비치하면 직원들의 만족도, 업무집중도가 현저하게 증가했다. 


원예치료의 의학적 효과가 조금씩 입증되면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홀몸어르신 등 1인가구의 고독사 예방과 우울증 해소에 원예치료를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2년간 혼자 사는 65세 이상 저소득 노인에게 반려식물을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엔 2000명에게 ‘백량금(쌍떡잎식물 앵초목 자금우과의 상록 소관목)’을 제공했다. 


단순히 식물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원예치료사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식물관리법을 안내하고, 전화로도 안부를 묻는 등 어르신이 마음에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등 전국지자체가 사업을 시작한 반려식물 보급 사업에 참여한 노인 33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우울감과 외로움이 일부 해소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우울감 해소는 100점 만점에 92점, 외로움 해소는 93점, 실내 환경개선과 식물에 대한 관심 증가는 93점으로 나타났다. 향후 사업에 재참여할 의사는 78점으로 집계됐다. 송인옥 원예치료사협회 이사는 “반려식물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식물’로 반려동물에 비해 비용과 수고가 덜하고 손쉽게 키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적은 비용과 수고로도 신체활동을 통한 건강관리, 정서적 안정 등의 효과를 반려동물을 키울 때와 비슷하게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가 편하고 꽃과 열매가 있어 애착 형성에 좋은 반려식물로는 백량금, 인도고무나무, 아이비, 스파트필름, 산호초, 다육식물 등이 추천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도 식물을 키우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돼 스트레스가 줄고 행복감이 높아질 수 있다”며 “꽃이나 잎이 큼직하고 색이 화려한 게 치료효과가 더 큰 편인데 다만 국화나 백합 등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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