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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깐부’ 땅콩, 작지만 영양만점 ‘슈퍼푸드’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11-24 16: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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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적 고단백 식품 … 콜레스테롤 조절 불포화지방산 등 다량 함유

지금으로부터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맥주를 마실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안주가 있었다. 바로 땅콩이다. 요즘은 ‘치맥’이라고 해서 치킨에 맥주가 최고의 조합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땅콩은 맥주의 둘도 없는 ‘깐부’였다. 또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오징어와 땅콩을 함께 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나온 말이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이다. 


하지만 땅콩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과 달리 식품으로서의 가치는 가벼운 술안주나 심심할 때 먹는 간식 등 항상 부수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더욱이 고칼로리의 주범이라는 인식 때문에 많은 사람들,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는 ‘기피식품 1호’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이처럼 그저 간단한 술안주 혹은 심심풀이로 까먹고 고칼로리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땅콩이 이제는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연구를 통해 땅콩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속속 밝혀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얼마 전엔 땅콩의 효능이 온라인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순식간에 인기검색어 순위에 올랐을 정도다. 말 그대로 땅콩의 무한 변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조선시대 중국에서 전래 …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사용


땅콩(학명 Arachis hypogaea)은 쌍떡잎식물 콩과(Fabaceae)의 한해살이풀로 원줄기는 밑 부분에서 갈라져서 옆으로 비스듬히 자라 사방으로 퍼지며 전체에 털이 있다. 높이는 60cm에 달하며 잎은 어긋나고 짝수 1회 깃꼴겹잎으로 잎자루가 길다. 작은 잎은 4개이고 거꾸로 선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으로 끝이 둥글고 턱잎은 크며 끝이 길게 뾰족해진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미대륙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1780년을 전후해 중국으로부터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개화기 이후 본격적인 재배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땅콩은 가정에서 간식거리 또는 식품으로도 널리 이용되는데 주로 멸치 등 건어물 종류와 볶음 땅콩 형태로 만들어 반찬으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제과·제빵의 재료 또는 아이스크림의 토핑과 땅콩잼, 땅콩버터 등으로 가공되어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낙화생으로 불리는 땅콩기름은 올리브유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풍미가 강해 나물 무침이나 조미유 등으로 쓰여진다. 또 샐러드 드레싱이나 찍어먹는 디핑 소스(dippingsauce)로 활용해도 그맛이 일품이다.


일반 콩보다 지질이 많고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땅콩은 조선시대에는 식품으로서는  물론 한방과 민간에서 질병의 치료에도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1621년 신의경이 쓴 비요(備要)에는 “낙화생(落花生)은 성질이 평(平·따뜻하지도 않고 차지도 않다)하며 약성은 능히 폐를 촉촉하게 하고 비장의 향기를 펼치며 비위 기능을 도와준다”는 기록이 있다. 


한의학에서 땅콩은 낙화생(落花生)·낙화송(落花松)·낙화삼(落花蔘)·지두(地豆) 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한의한 고의서 등에 따르면 땅콩은 위와 폐에 좋은 것으로 적고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최근 땅콩에 다량 함유된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이 폐결핵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을 보면 땅콩이 위와 폐에 좋다는 한의학의 경험의학적 인식은 맞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민간요법에서도 특정 질환의 증상 완화를 위해 땅콩을 사용했다. 아래 종아리가 무겁고 저녁엔 발이 붓고 뻐근하고 저리거나 힘이 없는 경우에는 땅콩을 껍질 그대로 삶아 3∼5일간 하루 15∼20알 정도 먹게 되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장이 건조하거나 무력해서 발생한 변비의 경우 땅콩을 하루 20g 이상 수시로 꾸준히 먹으면 좋아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간식거리와 반찬 등으로 애용됐던 땅콩은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토핑 또는 땅콩잼 등 다양한 먹거리로 활용되고 있다.(사진=픽사베이)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 함유 … 신체 손상·노화 예방효과


이처럼 한방과 민간요법에서 널리 사용되고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의 간식거리와 반찬으로 애용됐던 땅콩이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각종 연구를 통해 건강과 질병예방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이 다량 함유됐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부터다. 


단백질이 풍부하기로 유명한 병아리콩이나 완두콩보다 고단백 식품인 땅콩은 고칼로리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지만 실상은 다른 견과류와 비슷한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자료에 따르면 볶은 땅콩 100g당 칼로리는 567㎈였다. 이는 동일한 양의 호두 671㎈, 아몬드 594㎈에 비해 낮은 수치다. 


특히 칼로리의 주범으로 지목할 때 땅콩의 지방을 예로 들지만 땅콩의 지방은 대부분 혈중 콜리스테롤을 조절해주는 불포화지방산이다. 불포화지방산은 많이 섭취해도 살이 찌지 않으며 녹는점이 낮아 혈관에서 액체로 존재해 혈관에 찌꺼기를 남기지 않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LDL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반면 혈관 청소에 도움이 되는 HDL 콜레스테롤을 늘려 혈류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혈중콜레스테롤도 높이지 않으며 혈관벽에 붙어 있는 콜레스테롤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동물 임상실험에서 땅콩기름을 섭취한 경우 나쁜 콜레스테롤(LDL) 농도는 감소하고 유익한 콜레스테롤(HDL)농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땅콩과 마른오징어를 함께 술안주로 먹을 때 궁합이 좋은 것은 고소하고 독특한 맛 때문이 아니라 마른오징어에 들어 있는 고콜레스테롤을 땅콩의 불포화지방산이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땅콩에는 또 리놀레산, 아라키돈산 등 필수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단백질 중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의 함량도 높아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우수한 슈퍼푸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땅콩에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과 토코페롤, 파이토스테롤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폴리페놀 성분은 땅콩을 볶아서 활용할 경우 22%가량 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항산화 물질들은 신체의 손상과 노화를 촉진하는 산화를 늦추고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특히 토코페롤 등은 피로 해소에도 효과를 낸다. 


이외에도 땅콩에는 니아신(niacin) 성분이 함유돼 있어 숙취를 방지하고 혈액순환에도 도움을 주며 비타민 B1·B2·E 등이 풍부해 체력을 강화시켜주고 머리를 좋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비타민 E는 세포를 튼튼하게 하고 적혈구를 증가시키며 철의 흡수를 돕는 작용을 한다. 


최근에는 땅콩이 장 건강과 정신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나왔다. ‘임상영양학’ 저널에 게재된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매일 땅콩을 적절량 먹은 그룹은 불안감과 우울감이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땅콩에 함유된 프리바이오틱 섬유소와 폴리페놀이 장내 미생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이것이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처럼 간식거리와 반찬, 약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됐던 땅콩이지만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땅콩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땅콩 냄새만 맡아도 몸이 붓거나 심각한 호흡곤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고단백·고지방 음식인 만큼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심장병 환자는 섭취에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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