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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사 등 나주 천년고찰들, 산포수목원 … 단풍, 비자나무, 메타세쿼이아 숲길
  • 변영숙 여행작가
  • 등록 2021-11-17 17:08:20
  • 수정 2021-11-17 18: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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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에서 가을 정취 만끽하며 마음 치유 … 다도면 도래 한옥마을, 운흥사 & 불회사의 돌장승

전남 나주는 오랜 역사만큼 고찰도 많다. 불회사, 다보사, 심향사가 많이 알려져 있고 미륵사, 죽림사, 운흥사 등도 천년고찰로 꼽힌다. 대체로 나주 서북쪽의 금성산 또는 남동쪽의 덕룡산에 몰려 있다. 나주의 절들은 조계종으로 치면 정읍 백양사(白羊寺)의 말사(末寺)에 속한다. 


다보사(多寶寺)는 나주 서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금성산(錦城山 해발 451m) 자락의 남측 경현동에 자리잡고 있다. 다보사 가는 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나주 치유의 숲’에 이르게 도니다. 길지 않은 들머리 길은 애기단풍이 터널을 이룬다. 이제 막 붉게 물들기 시작한 비 맞은 단풍나무들이 한껏 가을 정취를 돋우고 있다. 인적 없는 다보사에서는 쓸쓸함과 적막감이 감돈다.  


다보사는 정확한 창건 연대는 전하지 않으며 신라의 승려 원효가 661년에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금성산에서 수행하던 스님이 큰 탑이 땅속에서 솟아 나오고, 그 탑에서 다보여래가 나타나는 꿈을 꾼 후에 절을 세우고 ‘다보사’라 했다고 한다. 


나주 다보사 대웅전. 변영숙 제공

1184년 보조국사 지눌이, 1594년 서산대사 휴정이 고쳐지었다고 전한다. 현재 건물들은 모두 조선시대 19세기 후반에 지어졌다. 대웅전은 나주 신로사(薪老寺)에 있던 건물로 신로사가 폐사되면서 옮겨왔다. 대웅전 괘불탱(보물 제1348호)을 비롯해 영산전 목조 석가여래 삼존상 및 소조 십육나한 좌상(보물 제1834호), 명부전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전남유형문화재 제310호), 대웅전(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87호) 등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금성산 자락 나주시 대호동의 심향사(尋香寺)는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거란의 침입으로 고려 현종이 나주로 몽진왔을 때 구국의 기원을 올려 기도해 이를 물리쳤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신왕사(神王寺)로도 불렸으며 미륵원(彌勒院)이라고도 한다. 대웅전의 건칠아미타여래좌상은 고려 후기 건칠불상의 중요한 전범으로 손꼽히며 보물 1544호로 지정돼 있다. 심향사는 다보사의 북서쪽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으며 나주향교와도 멀지 않다. 


나주 불회사의 가을 풍경. 절 주변에 야생 차나무와 비자무가 잘 자라고 있다. 나주시 제공

불회사(佛會寺)는 나주의 남동쪽인 다도면 마산리에 잇는 절이다. 다도면과 봉황면의 경계인 덕룡산(德龍山)의 동남쪽에 있다. 366년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창건했다는 고찰이다. 절 입구에 세워진 할아버지 할머니 돌장승 한 쌍이 인상적이다. 할아버지 장승은 왕방울만한 눈에 주먹코 수염을 길게 땋은 모습이 심통이 난 듯 보이는 반면 할머니는 마치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미소를 짓고 있다. 돌장승을 지나 불회사로 들어가는 숲길에는 편백나무, 비자나무, 전나무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마라난타는 백제 침류왕 1년(384년)에 한반도에 들어왔다고 돼 있는데 창립 추정 연대는 366년, 367년, 384년 등 제각각이다. 백제에 도착하자마자 절을 지었다는 것도 석연찮고, 366년경에 지은 것을 다시 지었다고도 하는데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1798년에 화재로 전소된 것을 조선 순조 8년(1808년)에 다시 지었다. 1530년에 편찬된 지리지에는 불호사였다가 1808년부터 불회사로 이름을 바꿨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때 크게 훼손된 것을 1991년부터 25년간 재건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상당수가 근현대에 지어졌는데 보물 1310호인 대웅전이 1402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운흥사(雲興寺) 역시 덕룡산 남동쪽 기슭인 다도면 암정리에 있으며 불회사보다 더 산에 가깝다. ‘한국 차의 성인’으로 일컬어지는 초의선사가 출가했던 곳으로 야생차 재배지로 유서 깊은 곳이다. 말년에 해남 대흥사의 일지암에서 다도삼매(茶道三昧)에 들었던 초의선사는 운흥사에서 차를 처음 접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도 운흥사 주변에는 야생차들이 자라고 있다. 이 지역이 다도면(茶道面)이라 이름지어진 것도 이런 역사 때문이다. 


운흥사 입구에 세워진 남녀 한 쌍의 돌장승은 1968년 12월 12일 국가민속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됐다. 남장승은 높이 270cm, 둘레가 192cm에 달하는 거대한 체구로 크고 둥근 눈에 뭉툭한 코, 송곳니가 삐져나와 있지만 인자한 할아버지의 얼굴이다. 여장승은 웃는 표정으로 소박한 모습이다. 각각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란 이름이 새겨 있다. 운흥사 돌장승이 문화재로 지정된 것으로 볼 때 불회사 장승보다 원조인 것으로 짐작된다.


다도면의 서쪽에 붙은 봉황면 철천리의 미륵사(彌勒寺)는 덕룡산 북쪽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544년(백제 성왕 22년) 연기조사(緣起祖師)가 창건하여 창룡사(蒼龍寺)라 칭했다고 전해지지만 문헌상의 기록이 없어 확인할 수 없다. 창건 이후의 연혁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 없다. 한국전쟁 후 거의 폐사돼 민간인과 무속인이 점유하다가 1990년대 후반 원일스님이 불사를 일으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철천리 석불입상과 칠불석상도 유명하다. 


나주의 북동쪽을 차지하는 남평읍의 풍림리 중봉산(中峯山) 자락에 있는 죽림사(竹林寺)는 비유왕 14년(449년) 백제의 고승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소담한 절이다. 세존괘불탱(보물 1279호), 건칠아미타여래좌상, 극락전 영산회상도, 극락보전 등의 문화유산이 있다. 


담양보다 아늑한 산포수목원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옆 도래 한옥마을 


전라남도산림자원연구소(산포수목원)의 아늑한 메타세쿼이아 숲길 전경. 산포수목원 제공

나주 남평읍 서편의 산포면 산제리의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는 흔히 ‘산포수목원’으로 불린다. 이 곳명물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다. 정문에 들어서면 길이 500m쯤 되는 진입로 양쪽에 하늘을 찌를 듯한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서 있다. 담양 메타세쿼이아길보다 짧지만, 폭이 좁아서 더 아늑한 느낌이 든다.


다도면 풍산리의 풍산 홍씨 집성촌인 도래마을. 나주시 제공

수목원에서 남쪽으로 걸어 약 5분 거리인 다도면 풍산리에는 풍산 홍씨 집성촌인 도래마을이 있다.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홍기응 가옥과 홍기헌 가옥,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유산 제4호로 선정된 도래마을옛집 등 조선시대 양반집이 많아 전통 한옥과 예스런 돌담의 조화가 아름답다. 안채·별당채·대문채로 구성된 도래마을옛집에서는 한옥 숙박체험이 가능하다.


영산포구의 옛 추억 실은 황포돛배


나주읍성 등이 보이는 황포돛배 유람. 나주시 제공

영산포등대 앞 선착장에는 조선시대에 물산을 나르던 황포돛배의 출항지가 있다. 영산포등대는 1915년 일제가 범람이 잦았던 영산강 수위를 측정하기 위해 설치했다. 오늘날까지 내륙하천에 남아있는 유일한 등대다. 지금은 영산강 뱃길이 끊겨 등대로서 기능하지 않지만 밤마다 불을 밝혀 영산포구의 옛 추억을 되살려 주고 있다.


영산포에 2008년 30여 년 만에 사라졌던 황포돛배가 다시 등장했다. 1978년 영산강 하굿둑 건설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황포돛배를 비롯한 수십 척의 선박들이 이곳을 드나들었다. 옛날 황포돛배는 홍어, 소금, 쌀 등의 농수산물을 실어 날랐다. 황포돛배는 황토로 염색한 돛을 단 전통배다, 호수처럼 잔잔한 영산강의 물길을 가르며 천천히 나아간다. 영산동 영산포 선착장을 출발한 배는 다시면 회진리 천연염색박물관 앞 풍호나루터까지 약 5km 구간을 55분 동안 왕복 운항한다. 영산강 유람을 마쳤다면 인근 드라마 ‘주몽’의 촬영지로 유명한 나주테마영상파크와 천연염색문화관까지 들러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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