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이 국내에 공급돼 부스터샷(추가접종) 등에 사용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 초도물량 234만5000회분이 금주 중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접종이 이뤄진 모더나 백신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제조한 제품이다.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급하는 모더나 백신은 금년 4분기 신규 접종과 2차 접종,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부스터샷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은 25일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권고한 바 있다. 약물사용자문위원회는 2회 접종을 마친 후 최소한 6개월이 경과한 18세 이상 성인들을 대상으로 모더나 백신의 3차 부스터샷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은 5월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을계기로 물꼬를 텃다.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한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과 관련 “5월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한 것을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사 간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대통령 임석 하에 체결됐다”며 “공급의 안정성과 유통의 효율성을 위해 국내 생산 백신의 국내 공급 필요성에 대해 정부와 모더나사는 공감대를 갖고 지속적인 협의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생산한 모더나 백신을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별도의 품질관리인증(GMP)과 품목허가를 승인해야 하는데 식약처는 전날 인증과 함께 모더나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내렸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정부가 모더나사와 직접 계약해 확보한 물량 4000만회 분 중 일부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 관계자는 “정부는 백신 공급의 안정성 확보와 유통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국내 위탁생산 물량의 국내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모더나사도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초도물량에 대해서는 국내 공급을 합의했으며 이후 도입물량에 대해서도 허가사항과 접종계획 등을 고려해 모더나사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 공급해 국민 접종에 쓰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해 국내에서 코로나19 접종이 시작된 2월부터 공급해 온 바 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생산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을 생산한 사례다. 국내에서 mRNA 백신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이 처음인 만큼 식약처가 GMP 평가 및 품질검사를 꼼꼼히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생산 코로나19 백신 중 모더나 백신은 4번째 사례에 해당된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AZ)·노바백스·스푸트니크V 백신에 이어 모더나 백신까지 생산하게 되면서 국내에서는 바이러스 전달체(벡터)·합성항원·mRNA 백신 등 다양한 플랫폼의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특히 모더나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하는 첫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이란 점에서 산업적 측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류근혁 총괄조정관은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 생산한 모더나 백신의 국내 공급은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백신을 우리 국민이 접종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협력한 성과”라며 “이번 공급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상황에서 국내에 안정적인 백신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전 세계 백신 공급에 기여하는 백신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