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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지마비 남편 일으켜 세운 기적의 약초 ‘위령선’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10-07 16:48:58
  • 수정 2021-10-07 16: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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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값 위엄 있고 영험한 약재 … 풍습제거·사지동통 등 증상 개선 효과

우리가 사용하는 한약재 중에는 미처 모르고 지냈던 산야 곳곳에 마치 숨겨 놓은 보물처럼 자생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전국 산야에서 순백의 꽃을 피우는, 한방에서 위령선(威靈仙)으로 불리는 으아리도 그 중 하나다.


위령선(학명 Clematis florida)은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의 덩굴식물로 꽃으아리라고도 하며 노호수(老虎鬚)·능소(能消)·영선(靈仙)·위령선(葳苓仙)·철각위령선(鐵脚威靈仙)·로선(露仙)·철선연(鐵線連)·소목통(小木通)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원산지는 중국이고 우리나라와 중국 등지의 산야에 분포하고 있으며 길이는 약 4m 정도로 덩굴은 잎자루로 감아 올라간다. 잎은 마주 달리고 1∼2회 3장의 작은잎이 나온 겹잎이다. 작은잎은 달걀 모양 바소꼴이고 길이 2∼5cm이다. 


가장자리가 밋밋하지만 1∼2개의 깊이 패어 들어간 모양의 톱니가 있는 것도 있다. 꽃은 5∼6월에 우윳빛을 띤 흰색으로 피는데 밑부분은 자줏빛이고 뒷면에 파란색 줄이 있다. 


위령선은 이름과 관련된 아름다운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옛날 산간마을에 금슬 좋은 부부가 살았다. 더운 여름날에도 남편은 밭에 나가 뜨거운 햇살 아래 열심히 일했다. 집에 들어와 덥고 피곤한 나머지 돌계단에 누워 깜박 잠들었다.


얼마 후 부인이 남편을 깨워보니 이미 사지가 마비되어 있었다. 이후로 부인은 남편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용하다는 의원은 다 불러 치료했지만 증세는 더 악화되어 갔고 세월은 어느덧 10여년이 흘렀다. 부인은 치료를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타나 약초뿌리를 꺼내 놓았다.


노인은 “남편은 풍습(風濕)에 기인한 중풍이니 이 약을 쓰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은 잔뿌리를 잘라내고 물에 불렸다가 잘라서 막걸리와 버무려 달여 먹게 하고 말렸다가 가루 내어 식초와 버무려 사지에 붙이게 하자 몇 개월 후에 남편은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완쾌됐다. 


노인이 준 약초는 산기슭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노인에게 약초의 이름을 물으니 아직 이름이 없다 해서 즉석에서 이름을 지었는데 “약의 성질이 위엄 있고 신선과 같이 영험하니 위령선이라 짓자”고 했다. 위(威)는 강하고 위엄이 있고 령(靈)은 신령스러우며 선(仙)은 신선을 의미한다. 위세 있고 영험한 약초를 신선에 빗대 위령선이라 칭한 셈이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뿌리·뿌리줄기 건조 한약재 사용 … 혈압·혈당 강하, 면역증강 효과


한방에서는 으아리의 뿌리와 뿌리줄기를 이물질을 제거하고 건조시킨 후 가늘게 절단해 위령선이라는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이 약재는 냄새가 없고 맛은 맵고 짜며 성질이 따듯하다. 한의학 고서인 ‘동의보감’에는 “위령선은 여러 가지 풍을 없애준다”고 기록돼 있다. 즉 기(氣)를 돌리고 풍(風)을 제거해주는 작용을 하는 셈이다. 


설화에서 이미 알 수 있듯 위령선은 풍습을 제거하고 관절굴신불리·사지마비·요통·사지동통·근육마비·타박상 치료에 효과가 있어 이러한 증상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맵고 쓴맛을 가진 위령선은 몸 안에 정체된 습기를 제거해 기혈의 순환을 도와주는 효과도 있다. 


또 오장을 잘 소통시켜 뱃속에 냉(冷)한 기운으로 생긴 체기를 풀어주며 이뇨작용이 뛰어나 부종·설사 치료 등에 사용하기도 한다. 뼈와 생선가시를 유연하게 해줘 닭이나 생선뼈가 목에 걸렸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위령선에 설탕과 식초를 넣어 달여 마시면 뼈가 솜처럼 녹아서 내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각종 연구를 통해 위령선의 약리작용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연구결과 등에 따르면 위령선은 혈압강하·평활근 흥분·혈당강하·면역증강·항염증·진통·항균작용 등의 약리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수년 전부터 국내 제약사와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등이 위령선을 함유한 약물 또는 건강기능식품들을 출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위령선의 약리효과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위령선은 환자의 질병 또는 증상에 따라 적절히 처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약재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정기를 손상시킬 수도 있어 몸이 허약한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독성을 약간 갖고 있는 만큼 한꺼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는 것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또 모든 약물이 그러하듯 민간요법 또는 자가진단으로 함부로 복용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과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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