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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자리 놓고 MSD, 화이자, 로슈 3색 경쟁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9-29 02:09:16
  • 수정 2021-11-07 15: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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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누피라비르, 이르면 10월말 긴급사용승인 신청 … PF-07321332 연내 승인신청 … ‘AT-527’ 입원 및 외래환자 대상 임상

지난 13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먹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치료제가 도입되면 본인부담금이 얼마나 될지 묻는 질문에  “코로나 치료는 전액 국가가 지원하는 중”이라며 “자부담이 없는 체계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먹는 치료제 비용은 대략 1인당 9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경구약 자리를 놓고  화이자, 미국 머크(MSD), 로슈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MSD ‘몰누피라비르’ 경증 환자의 감염 예방 또는 확산 저치 목표 


먼저 MSD는 지난해 5월 리지백바이오테라퓨틱스(Ridgeback Biotherapeutics)와 제휴를 맺고 항 바이러스 제제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개발코드명 MK-4482, EIDD-2801)를 공동 개발 중이다. 이 신약후보는 미국 에모리대(Emory University)가 최초 개발해 이 대학이 100% 출자한 비영리 생명공학 회사인 Drug Innovations at Emory(DRIVE)를 거쳐 리지백바이오테라퓨틱스로 라이선스를 넘긴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다. 경구용 리보핵산 유사체(ribonucleoside analog)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게 하여 증식을 막는 기전이다. 코로나19를 포함한 다양한 RNA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FDA가 공식 허가한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베클루리’(Veklury 성분명 렘데시비르 remdesivir)와 몇몇 항체 치료제가 있다. 베클루리는 항바이러스제제이긴 하지만 정맥주사제다. 항체는 바이러스를 직접 살멸하는 항바이러스제제와 달리 입원 기간을 단축하거나 사망을 방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후발 경쟁 3사가 개발 중인 약물은 중증 입원 환자가 아닌 경증~중등도의 외래 환자를 겨냥하고 있다. 


MSD는 지난 7월 9일 인도에서 진행된 3상 임상시험 중간 데이터를 근거로 인도 보건당국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아직 승인이 나오지 않고 3상을 완료하기 위해 매진 중이다. 인도에는 지난 4~5월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2차 대유행이 극에 달했고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오는 10월 3차 대유행이 예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몰누피라비르가 허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면 약효는 ‘평범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발표된 2상 결과, 외래 코로나19 환자 202명 중 몰누피라비를 복용한 47명은 복용 5일 후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가 0명인 반면 표준치료만 받은 사람은 25명 중 5명에서 바이러스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MSD는 지난 6월 9일 몰누피라비르가 긴급사용승인을 얻게 될 경우 즉시에 미국 정부에 170만명 분, 12억달러 어치를 공급키로 선구매 계약을 맺었다. 

MSD와 리지백은 이달 2일 성인 환자 1332명을 대상으로 5일간 12시간마다 800mg의 몰누피라비르 또는 위약을 경구 투여하는 3상 MOVe-AHEAD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 닉 카트소니스(Nick Kartsonis) MSD 부사장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개인이 질병에 감염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새로운 방법을 조사하는 게 중요하다”며 “개발에 성공하면 몰누피라비르는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과 같은 가구원으로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하나 이상 있고 5일 이상 징후나 증상이 없는 사람들이 임상에 참여하게 된다. 투여 후 14일까지 코로나19에 걸린 피험자의 비율, 이상반응 건수, 이상반응으로 인한 복용중단 건수 등이 임상평가의 주요 목표로 설정됐다. 


머크와 리지백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프랑스, ​​과테말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10월말에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연말께 미국에서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정상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7월 12일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전염병 회의(ECCMID)에서 발표된 몰누피라비르 2/3상 임상(MOVe-OUT 및 MOVe-IN)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몰누피라비르를 800mg씩 하루 2번 투여하면 위약대조군 대비 중등도 진행에 따른 입원 및 사망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유의미하지만 다소 상징적인 데이터를 보이는 데 그쳤다. 


화이자 ‘PF-07321332’+리토나비르 병용요법 … 2/3상 이달 시작, 7월엔 고위험 기저질환자 3상 착수


화이자는 코로나19 감염 진단을 받고 중증 위험이 없는 입원하지 않은 성인 1140명을 대상으로 2/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지난 25일 밝혔다. 피험자들은 ‘PF-07321332’로 명명된 화이자 경구용 신약후보와 에이즈바이러스(HIV) 환자의 병용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오래된 약물인 리토나비르(ritonavir) 저용량을 함께 투여받게 된다. 국내서도 한국화이자가 임상시험 계획서 3건을 승인 받아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토나비르는 코로나19 유행이 막 시작된 지난해 3월 임의적인 1차 치료제로 국내외에서 선정됐던 애브비의 ‘칼레트라정’(KALETRA 성분명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lopinavir·ritonavir 각 100/50mg)의 한 성분이다. 


PF-07321332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핵심 효소의 활성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2/3상 임상에서는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코로나19 감염증이 있는 비입원 유증상 18세 이상 성인 피험자(코로나19 확진자의 가족 등) 2660명을 대상으로 PF-07321332/리토나비르 병용요법과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화이자는 앞서 지난 7월 당뇨병과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해 중증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높은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PF-07321332+리토나비르를 투여하는 별도의 임상을 시작했다. 이르면 올 가을에 임상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결과가 성공적이면 연내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로슈 ‘AT-527’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로 양산에 유리 … 중증 환자서 바이러스 신속제거 입증 


스위스 로슈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아테아파마슈티컬스(Atea Pharmaceuticals)와 손잡고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AT-527’을 공동 개발 중이다. 로슈는 2020년 10월 22일 3억5000만달러 선불금을 주고 AT-527의 미국 외(外) 라이선스를 사들였다.

 

올해 6월에 나온 AT-527의 글로벌 2상 중간 데이터는 입원 환자의 바이러스 부하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AT-527 550mg을 하루 두 번 코로나19로 입원한 고위험 환자 70명에게 투여해  바이러스 분석평가가 가능한 62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로그값을 조사한 결과 위약 대비 기저점(치료시작 시점)에서 2일 경과 후 0.7(80%) 더 감소했다. 더욱이 AT-527의 강력한 항 코로나19 활성은 위약과 비교 시 바이러스 로그 중앙값이 5.26 이상인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입증됐다. 이는 중증 환자에서 더 빠르게 코로나19를 제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T-527은 일반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했다. 


아테아는 현재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3상 MOONSONG, MORNINGSKY 등 2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연내에 관련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AT-527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RNA 중합효소를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direct-acting antiviral DAA) 제제다. 로슈는 이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캡슐’(오셀타미비르)을 개발한 경험이 있어 이번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AT-527은 저분자 DAA 제조공정을 통해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장 피에르 소마도시(Jean-Pierre Sommadossi) 아테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AT-527은 RNA 바이러스 복제 핵심 구성 요소인 바이러스 RNA 중합효소를 방해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므로 코로나19와 싸우는데 매우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T-527을 대규모로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게 최대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로슈의 인터루킨-6(IL-6) 억제제 계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주’(Actemra) 성분명 토실리주맙, tocilizumab)는 2021년 6월 24일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받고 있고 산소 보충, 비침습적 또는 침습적 기계환기, 체외막산소공급이 필요한 2세 이상 소아 및 성인 입원 환자의 코로나19 치료제로FDA 긴급사용승인(EUA)을 얻었다. 투여 후 28일차에 통상적인 치료 대비 사망위험을 감소(30.7% 대 34.9%)시키고 입원기간을 단축(19일 대 28일)시켰다고 하지만 유효성 논란 끝에 승인이 이뤄졌다. 


로슈는 또 작년 8월에 미국 리제네론의 중화항체 치료제인 REGN-COV2(casirivimab–imdevimab 칵테일)의 미국외 판권도 확보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21일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경증 및 중등도의 12세 이상 소아 및 성인 코로나19 환자 중 중증으로 갈 위험이 높은 환자(만성기저질환, 고도비만, 면역기능저하 등)를 대상으로 허가됐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이 ‘란셋’의 자매지인 ‘역학의학’(EClinicalMedicine)에 지난 8월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 칵테일 중화항체 요법 치료군은 무치료군보다 14일째에 모든 원인으로 인한 입원율이 1.3% 대 3.3%로 낮았다. 또 21일차에는 1.3% 대 4.2%, 28일차에는 1.6% 대 4.8%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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