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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교차 심한 가을 … 면역력 높여주는 ‘경옥고’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9-23 15:12:59
  • 수정 2021-09-23 15: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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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 3대 명약 중 하나 … 신경성 소화불량·식욕부진에 효과

추석을 지나 확연하게 선선해진 날씨가 어느새 가을의 초입에 들어섰음을 알게 해준다. 요즘처럼 큰 일교차와 뚜렷한 계절의 변화는 사람의 생체리듬을 깨뜨려 자칫 건강을 해치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환절기에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식욕이 없으며 자꾸 눕고 싶어지는 기허증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절기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일교차에 따른 각종 질병의 발생에 조심하고 건강한 생활습관과 함께 면역력을 강화해 코로나19의 위협까지도 이겨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약을 복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한약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국내외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 경옥고(瓊玉膏)는 면역력 강화 효능이 뛰어난 한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경옥고는 생지황·인삼·백복령·꿀 등을 넣어 뽕나무 장작으로 사흘 밤낮을 중탕하는 정성을 들여야 만들 수 있는 한방 3대 명약 중 하나로 불리는 한약이다. 말 그대로 다른 한약에 비해 제조과정이 복잡해 시간과 정성이 많이 필요한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옥고에 대한 기록은 중국 남송(南宋) 시대에 홍준이라는 의학자의 저서 ‘홍씨집험방(洪氏集驗方)’에 최초로 등장한다. 우리나라 한방 고의서에서도 경옥고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경옥고에 대해 “정(精)을 채워 주고 수(髓)를 보하며 진기를 고르게 하고 양성(養性)하며 노인을 다시 젊어지게 한다. 모든 손상된 것을 보하고 여러 병을 없애어 신(神)이 충족하게 되며 오장(五臟)의 기가 차서 넘치고 흰머리가 검어지며 빠진 이가 다시 생기고 걸을 때 말이 달리는 것과 같아진다. 하루에 여러 번 먹으면 종일 배고프거나 갈증이 없는 등 그 효과를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그 효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경옥고는 조선시대 왕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영조와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를 들 수 있다. 조선시대 역대 왕 중 장수한 영조는 허약하게 태어났지만 조선시대 왕 27명의 평균수명 46.1세의 두 배에 가까운 83세까지 살았다. 또 승정원일기에는 무려 358번의 경옥고처방이 기록돼 있는데 영조에게 무려 251회가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영조가 장수하는데 1등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경옥고의 효능은 한마디로 음을 자양하고 폐를 윤택하게 해주고 기운을 이롭게 하고 비위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생지황·인삼·백복령·꿀 주재료 … 소화력 약한 사람 복용 삼가야


경옥고 처방에 들어가는 생지황이 음의 영양을 좋게 하고 신의 기운을 보충하며 열을 식히고 피를 서늘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꿀은 폐의 영양을 도와줘 건조한 것을 윤택하게 하며 기운이 서로 보조하여 폐와 신장을 영양을 북돋우며 윤택하게 해준다. 또 인삼과 복령은 비위를 건강하게 하여 기를 이롭게 하고 폐와 신장에 섭취한 음식물을 운송해 자윤 작용을 촉진한다. 


따라서 한방에서 경옥고는 신경성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두통 및 어지럼증, 만성질환으로 인한 허약상태의 회복, 두근거림(심계항진), 쉽게 놀라는 경우, 수족냉증 등에 처방한다. 오래 전 우리 조상들은 머리가 검어지고 치아가 튼튼해지고 체력이 증진되는 약으로 경옥고를 복용하기도 했다.


경옥고는 기력이 없는 노인이 복용해도 좋다. 노화로 인해 허약해진 경우와 노인성 변비, 만성적인 요통, 오랜 투병으로 인해 기력이 떨어진 경우 또는 면역력 저하로 인한 질환 예방 등에 효과가 좋다. 한마디로 특별한 질환이나 이상소견이 없지만 전반적으로 기력이 저하된 상태거나 기력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 보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잠을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거나 만성피로·성욕감퇴·체력저하·무기력증·갱년기 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에도 경옥고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이 약을 다섯 제로 나누면 반신불수 환자 다섯 사람을 구할 수 있고 열 제로 나누면 노채 환자 열 사람을 구할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경옥고는 매회 1~2숟갈 정도를 하루에 2~3회 복용하면 된다. 보약으로서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고 싶다면 가급적 공복에 복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인삼이 맞지 않는 체질인 사람의 경우 발진 또는 두드러기 등의 증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차가운 성질의 생지황은 구역질·구토·설사 등의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위장이 약한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소화장애로 경옥고를 먹고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사람의 경우 복용을 삼가고 먼저 소화력을 보강한 후에 경옥고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좋은 약으로 알려진 경우라도 개인의 체질이나 신체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복용할 경우 약효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자칫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경옥고를 복용할 경우 반드시 한의원 또는 한방병원 등 한방의료기관을 찾아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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