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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산삼 효능 1만 배의 가치가 있다는 ‘만삼’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9-16 17:15:51
  • 수정 2021-09-17 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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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발 700m 이상 자생 ‘귀하신 몸’ … 비장·폐·위의 기(氣) 보강해줘

우리가 질병치료를 위해 또는 건강증진을 위해 사용하는 약재들은 의외로 주변에서 흔히 보고 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만 일부 약재의 경우 심산유곡에서만 채취되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약재들은 구하기도 어렵지만 그 희소성 때문에 약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산삼 효능의 1만 배에 해당하는 가치를 가졌다고 전해지는 만삼도 그 중 하나다. 말 그대로 깊은 산 깊은 곳에서만 자라는 탓에 쉽사리 만날 수 없는 식물이다. 겉으로 드러난 생김새로만 본다면 아마도 더덕의 사촌뻘쯤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삼(학명 Codonopsis pilosula)은 초롱꽃과(Campanulaceae)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깊은 산속에서 자라며 자르면 즙이 나온다. 뿌리는 도라지 모양이며 길이 약 30cm이다. 잎은 어긋나지만 짧은 가지에서는 마주나고 달걀 모양 또는 달걀 모양 타원형이며 양면에 잔털이 나고 뒷면은 흰색이다. 잎 길이 1∼5cm, 나비 1∼3.5cm이고 잎자루는 길이 2∼3cm로 털이 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원도 이북 지역 또는 지리산 천왕봉 등 해발 700m 이상 깊은 산지의 숲속에 자생하며 중국과 우수리강 유역 등에 분포하고 있다. 자생하는 약재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강원도 정선 등지에서 대량으로 재배를 하고 있다.


만삼(蔓蔘)이라는 명칭은 뿌리 모양에서 비롯됐다. 한자의 뜻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뿌리가 도라지나 더덕, 인삼 모양을 하고 있어 얻은 한자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한방에서도 역시 만삼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만삼은 더덕과 같은 약효가 있다 해서 ‘참더덕’이라 부르기도 했다. 언뜻 보기에 더덕과 너무도 흡사해 더덕으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점이 많다. 


만삼과 더덕의 꽃을 비교해 보면 겉모습은 모양이나 크기가 비슷하지만 꽃잎 안쪽을 살펴보면 더덕은 꽃잎 안쪽에 짙은 갈색반점이 있지만 만삼은 반점이 없다. 또 더덕은 잎과 줄기, 꽃에서 짙은 향기가 나지만 만삼은 이러한 향기가 없으며 만삼은 식물 전체에 털이 나 있지만 더덕에는 이러한 털이 없다. 


만삼은 부작용과 독성이 없어 식용·약용·관상용으로 가치가 높은 식물이다. 식용으로 사용할 경우 꽃과 줄기는 비빔밥에 넣어 먹기도 하며 어린 순과 뿌리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나물로도 먹는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식용·약용·관상용으로 가치 높아 … 사포닌·당류·미량의 알칼로이드 성분 함유


한방에서는 만삼의 뿌리를 당삼(黨蔘) 또는 만삼(蔓蔘)으로 칭하며 약재로 사용하는데 약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잎사귀가 완전히 마른 후인 늦가을부터 입춘 전까지 채취해 그늘진 응달에서 말려야 한다.


만삼에는 사포닌·당류·미량의 알칼로이드 성분과 녹말 등이 포함돼 있어 강장작용, 신체의 면역 기능 항진작용을 하며 조혈 계통에 작용해 적혈구 수를 증가시키거나 혈압강하제로도 쓴다. 또 열이 많아 인삼이 몸에 맞지 않는 사람에게 사용하면 기(氣)를 보호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에서는 만삼을 비장과 폐, 위의 기를 보강해주는 약재로 사용하며 거담 작용이 있어 주로 비위허약·식욕부진·신체허약·기혈부족·천식·편도선염·인후염·거담 등의 증상에 다른 약재와 함께 처방해 사용한다.


만삼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특별한 부작용 없는 보약으로 무리한 다이어트로 탈모가 심해지고 머리카락이 푸석거리거나 앉았다 일어나면 어지러울 때, 누워 있으면 천장이 빙빙 돌면서 헛구역질이 날 때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차로 꾸준히 마시면 구갈이나 기침을 없애는데 도움을 준다. 


이외에 생리불순·소화불량·신장염·단백뇨·부종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공부에 지친 수험생이나  기력이 부족한 노인, 코피를 자주 흘리는 아이들도 만삼을 푹 달여 먹으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민간에서는 예로부터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나 비위가 약해 헛구역질하는 데에 주로 사용했으며 기력이 부족할 경우 만삼의 뿌리를 달여 먹고 산모의 산전산후 보약으로도 사용하기도 했다. 


만삼을 먹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건조시킨 후 물에 넣고 끓여 차로 마시는 것이다. 건조시키지 않은 만삼은 잘게 썬 다음 꿀에 재어 100일 정도 두었다가 미지근한 물에 타서 마셔도 좋다. 


또 건조시킨 만삼과 살짝 볶은 둥글레, 말린 쇠비름 등을 분말로 만들어 꿀 등으로 반죽해 환으로 빚어 두었다가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만삼을 재배하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토종닭을 이용한 삼계탕에 만삼 뿌리를 넣어 ‘만삼계탕’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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