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나 늦은 밤 잠자리에 누워 수면을 취하려 할 때 마치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하거나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등 다리에 이상한 감각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런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증후군은 주로 다리에, 때로는 팔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요상한 불편감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환자에 따라 증상에 대한 표현은 매우 다양하지만 다리나 팔 깊은 곳에서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고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만 21∼69세의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4%가 이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부의 경우 조금 더 흔히 발생해 임신부의 22.9%가 임신 3분기(27~40주)에 이런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불안증후군과 관련해 흔히 하는 표현으로는 ‘안절부절 못하다’, ‘불편하다’, ‘저린다’, ‘시리다’, ‘당긴다’, ‘찌릿찌릿하다’, ‘간지럽다’, ‘주무르고 싶다’, ‘움직이고 싶다’, ‘화끈거린다 등이 있다. 어쨌든 꼬집어 뭐라 설명하기 힘든 불쾌감이 느껴진다.
딱히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한 불쾌감이 발생하기 때문에 영어 질환명이 ‘Restless Leg Syndrome’으로 ‘쉬지 못하는 다리 증후군’ 또는 ‘괴로운 다리 증후군’ 등으로도 표현된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팔을 포함한 어깨, 허리 등에도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중 48.7%가 팔에도 불편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 독소, 식이항원, 영양실조 등이다. 2차적 원인으로 철분 부족, 도파민 부족, 만성염증, 저산소증 등을 들 수 있다. 저산소증의 경우 뇌와 척수의 저산소증이 관련이 깊다. 만성염증이 전신성 염증 형태로 나타나면 철분이 대량 소모되는데 이는 도파민 생성에 필요한 철분 부족으로 이어져 하지불안증의 단초가 될 수 있다.
도파민자극제는 장기복용시 오히려 증상 악화 … 항산화제, 산조인, 헴철 등 개선 도움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은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등 활동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심해진다’는 점에서 일반 통증과 확연히 구분된다. 또 걷거나 다리를 뻗거나 하는 등 움직일 때 증상이 줄어들고,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고 심해진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또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나타난다. 깨어 있을 때 하지에 불편감이 오면 부지불식간에 환자들은 다리를 뻗거나 굽히거나 자전거 타는 자세 등을 취해 증상을 줄이고자 한다.
가장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는 잠을 자고 있을 때에도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다리를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주로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울 때 종아리와 허벅지 뒤쪽, 또는 팔의 피부 아래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며 신경 쓰면 쓸수록 계속 반복된다.
이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일반인보다 3배 이상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우울증·공황장애·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걸릴 확률이 최대 13배 높다. 4명 중 1명 이상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난다.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은 단순한 다리 문제가 아닌 중추신경계, 즉 뇌와 척수의 손상과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는 증상의 중증도에 따라 결정된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공인한 치료법으로 로피니롤(ropinirole), 프라미펙솔(pramipexole) 등이 있다. 복용 후 하루 만에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며 대개 1~2주 내에 상당한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효 유지기간이나 안정 후 다시 증상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을 맞춤 영양요법으로 개선하려면 뇌세포와 척수세포의 해독 항산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뇌세포의 재생을 도와주는 영양소를 처방하는 한편 도파민의 생성에 필요한 미네랄과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독 및 항산화요법으로는 아로니아베리 유래 안토시아닌, 커큐민, 베타카로틴 등이 추천된다. 세포 재생을 위해 흡수되기 좋은 오메가-3 지방산(지방), 클로렐라 추출물(단백), 호두(지질과 단백질) 등을 섭취하면 좋다. 세포대사 촉진과 원만한 릴렉스를 위해 마그네슘, 칼슘, 희귀미네랄(크롬, 구리, 아연 등), 산조인 등을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철분 결핍이 도파민 부족을 통해 하지불안증후군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헴철을 보충해주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