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피로가 심해지고 잠을 자도 좀처럼 풀리지 않으며 식욕이 저하되는가 하면 한기를 심하게 느끼고 변비 등이 나타난다. 조금만 먹어도 쉽게 살이 찌고 고도비만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갑작스레 발생해서 지속되는 경우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질환은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돼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감소돼 있다. 갑상선호르몬은 인체 모든 세포의 대사를 조절하며 기초대사율을 높이고 산소 소모를 증가시키며 탄수화물 ·지방·단백질 대사를 촉진한다. 심장운동 및 위장관운동을 자극하며 태아의 뇌발달과 소아 성장에도 기여한다.
갑상선호르몬 결핍은 호르몬 생합성 경로의 결함이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자극 부족으로 발생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성인 유병률은 16% 정도다. 증상이 드러나는 현성(Overt)은 약 5%, 그렇지 않은 불현성(Subclinical)은 약 11% 정도다. 성별로는 여성이 약 80%를 차지한다. 고령일수록, 근로시간이 길수록 유병률이 더 높다고 연구돼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95%가량은 뇌하수체와 관련이 없는 갑상선 자체 문제로 발생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요오드와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의 결합으로 갑상선에서 생성된다. 갑상선호르몬의 모태는 T1(모노요오드타이로신)과 T2(디요오드타이로신)로서 몇 단계 생합성과정을 거쳐 T3(트리요오드타이로닌) 또는 T4(thyroxine, 티록신, 테트라요오드타이로닌)이 된다. 갑상선호르몬은 T3 또는 T4를 말한다. 영양적인 측면에서 요오드와 티로신이 부족해지면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갑상선종(또는 갑상선비대 Goiter)이 발병한다. 전 세계 갑상선종 환자는 약 2억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중 96%가 요오드 결핍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풍토적(토양과 작물)으로 요오드가 결핍돼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집단 발병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오하이주 등 대륙의 내륙에는 요오드 부족이 풍토병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갑상선종 환자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요오드 이용을 차단하는 식품을 고이트로겐(goitrogen)이라고 하는데 순무·양배추·겨자·콩·땅콩·기장 등의 식품들은 갑상선호르몬 합성을 저해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유발한다. 주로 십자화과나 콩과 식물에 많다. 따라서 이런 음식들은 섭취량을 줄이거나 날 것이 아닌 요리로 만들어 섭취해야 갑상선 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다. 최근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으로 가장 흔하게 알려진 병이 ‘하시모토갑상선염’이다. 갑상선과 결합하는 항체가 생성돼 갑상선호르몬이 생성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데 이 항체는 갑상선 조직뿐만 아니라 부신과 췌장, 위장의 위산생성세포 등과도 결합해 기능을 저하시킨다.
참고로 갑상선종을 일으키는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 toxic diffuse goiter) 또는 바세도우씨병(Basedow’s disease)은 아주 흔하게 갑상선기능항진증을 보이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인체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갑상선중독증’이라고도 한다. 그레이브스병은 영미에서, 바세도우씨병은 유럽에서 주로 부르는데 이름인데 한국은 전자를 공식 의학명치으로 채택하고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다양한데 가장 흔한 게 대사장애다. 갑상선호르몬 부족으로 에너지 대사가 저하돼 추위를 잘 타고 체중이 증가하며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상승한다.
또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출혈과 부종이 잘 발생한다. 우울증·허약·피로증후군으로 시작된 증상은 나중에 건망증과 집중력 약화로 이어진다. 근육이 허약해지고 관절이 굳어지며 근육통과 관절통 등 통증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는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며, 비닐 모양으로 두께가 얇아지고, 여드름도 잘 발생한다. 모발도 쉽게 끊어지고 탈모도 나타나며, 손발톱이 얇고 깨지기 쉬우며 옆선으로 줄이 생긴다.
내분비선 이상을 초래해 여성은 생리량이 증가하고 생리주기가 짧아지며 유산·조산·사산이 흔하게 나타나 정상적인 출산이 불가능해진다. 남성에겐 성욕이 저하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상승으로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갑상선기능저하증 진단은 몇 가지 특징적인 증상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우울증·체중증가·피부건조·두통·무기력·피로·월경불순·변비·한기 등과 더불어 기초체온이 36.4도 미만이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반면 안구돌출·불면증·흥분·체중감소·빈맥 등과 더불어 기초체온이 37도 이상이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미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갑상선 기능을 강화시키고 갑상선 호르몬 생성에 필요한 핵심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면역기능을 정상화(균형유지)하는 동시에 갑상선호르몬의 생합성에 유리하도록 저산증과 소화능력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영양소 측면에서 세포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 아로니아베리 유래 안토시아닌 추출물, 오메가-3 지방산, 희소 미네랄 등을 섭취하면 좋다. 장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기능성 유산균 등)과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 차전자·귀리·치커리 등 수용성 및 불용성 식이섬유가 균형 잡힌 산야초 발효 식이섬유 및 효소 등을 보완한다. 다양한 과일을 통한 유기산 섭취는 신진대사를 촉진하므로 이롭다. 파동수가 48Hz로 일반 수돗물의 120~180Hz에 비해 낮아 흡수율과 생체 활성도가 높은 기능수(아쿠아퓨어)도 세포 기능 정상화에 기여한다.
한방요법을 통해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치료할 수도 있다. 이 때 열증과 한증을 구분해 약물을 처방하는 게 중요하다. 열증에서도 실증의 경우 대시호탕에 인진호탕을 합방해 적용한다. 열허증에는 소시호탕과 인진호탕을 합방해 처방한다. 한증의 경우에는 사군자탕이 추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