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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를 위한 약 ‘공진단’ … 체력증진·원기회복에 으뜸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8-26 16:23:12
  • 수정 2021-08-26 16: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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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 3대 명약 중 하나 … 사향·녹용·산수유·당귀 기본처방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매년 이맘 때 쯤이면 학업과 수험 준비에 지친 수험생들의 건강과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한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공진단’이다. 


공진단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한방 3대 명약 중 하나로 꼽히는 보약이다. 체력증진과 기력회복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약이기 때문이다.


공진단은 기원은 13~14세기 중국 원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나라에는 위역림이라는 유능한 의원이 의술을 펼치고 있었는데 위역림의 능력은 실로 대단해서 황제가 찾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어느 날 건강에 이상을 느낀 황제가 급하게 위역림을 찾았는데 황제의 부름에 바로 응하지 못하게 돼 대신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 약재를 처방해 황제에게 보냈는데 이것이 바로 공진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공진단은 위역림(危亦林)이 저술한 ‘세의득효방(世醫得效方)’이라는 의서에 그 처방이 소개되며 황제에게 바쳤다 해서 ‘황제를 위한 약’이라고도 불렸다.


조선시대 왕들도 공진단을 복용했다. 기록에 따르면 특히 정조와 순조가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진다. 국사로 인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에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생명의 위협, 스트레스까지 더해졌으니 공진단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공진단은 바쁜 일정에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우울·피로·통증 등으로 몸과 마음이 벅찰 때 효과적인 처방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진단은 스트레스로 뜨거워진 머리를 식혀주고 체력이 쇠한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효과도 있는데 이런 이유로 장기간에 걸쳐 시간을 일분일초 쪼개 쓰면서 스트레스와 시험공부에 지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처방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진단의 효능은 우리나라의 한의학 고서에도 기록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공진단의 효능에 대해 ‘신체 허약이나 피로와 관련된 항목에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원기를 든든히 해줘 하늘이 내린 천명을 온전히 보존하고 비뇨생식기의 기운인 신수(腎水)를 활발하게 하고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랄 수 있는 심화(心火)를 조절하는 작용이 있어 오장을 튼튼하게 해주어 백 가지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적고 있다. 


이처럼 공진단이 한방 명약으로 손꼽히는 것은 공진단에 함유된 약재의 효능과 무관하지 않다. 공진단은 기본적으로 사향·녹용·산수유·당귀 등의 한약재를 환으로 빚어 만든 약이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사향이 가장 중요한 약재 … 정기보충·질병 치료에 이름값 톡톡히 해


이 중 가장 중요한 약재는 사향이라고 할 수 있다. 공진단의 효능은  품질 좋은 사향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사향은 사향노루 수컷의 사향(麝香)은 사향노루 수컷의 복부에 있는 향낭(사향샘)에서 얻은 분비물을 건조해서 얻는 생약의 일종이다. 


사향의 주성분인 무스콘은 항염증·혈소판 응집억제·중추신경 흥분·항히스타민·항암 등의 작용이 있으며 중풍·고혈압·동맥경화·심혈관계질환·자율신경실조·정신불안·중추신경계 손상의 치료에 효능이 있다.


특히 사향은 온몸에 막힌 기혈의 순환을 촉진해주고 신경을 회복시켜주며 정신을 맑게 해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사향이 뚫어준 기혈을 따라 녹용, 당귀 등 한약의 기미(氣味)를 공급해 줌으로써 ‘반짝’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사향을 얻기 위해서는 사향노루 한 마리가 희생돼야 하는 만큼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공진단이 고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녹용은 양기를 보충해주는 보양약(補陽藥), 정기를 보충해주는 보정강장약(補精强壯藥)이다. 녹용에 함유된 17종의 아미노산은 다양한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물질이며 칼슘 등의 풍부한 무기질은 뼈를 강하고 튼튼하게 하고 근육수축·신경신호 전달·혈액 응고 등의 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와준다. 함유된 갱글리오사이드는 항암작용, 뇌세포 활성화 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판토크린과 프로테오리피드는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작용이 있다.


또 당귀는 혈액을 보충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양혈보혈(養血補血)과 혈액순환을 개선시켜주는  활혈행혈(活血行血)의 효능이 있다. 혈액이나 심장, 혈관 순환계와 관련된 증상을 치료하며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해 중풍이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 및 치료 작용이 있으며 정서적 안정과 세포의 산화 방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산수유는 음기와 정기를 보충해주는 보음보정(補陰補精) 효능이 있다. 풍부한 비타민·유기산·당류가 함유돼 있으며 부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생리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혈압을 내리는 효능이 있다. 공진단을 복용할 때 약간 시큼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느껴지는 것은 산수유 때문이다.


이외에 공진단의 처방에 들어가는 기본 약재는 아니지만 공진단을 감싸고 있는 금박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혈액을 고르게 다스리며 해독 및 중화 작용을 해준다. 


이처럼 각종 질병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양질의 한약재로 처방 구성된 공진단은 각종 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공진단은 원기회복·피로억제·체질개선·항산화 항염증 효과·기억력 증진·남성 성기능 강화·면역력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이 있으며 청소년의 성장촉진과 여성 질환·자율신경계 불균형·성인병 예방 등 많은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이다. 


현대과학적 연구로 효과 규명 … 임신부는 복용에 신중해야


공진단의 효능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된 바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공진단은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 의하면 공진단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개선·생식능력 증강·면역기능 강화·항피로 효과·고지혈증 조절·심장기능 강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진단이 ‘황제에게 바친 약’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한방 명약이고 효과가 탁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복용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공진단 처방의 핵심이랄 수 있는 ‘사향(麝香)’의 경우 자궁 기능회복과 더불어 자궁을 수축을 초래할 수 있어 임산부는 한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이 좋고 출혈성 질환이 있거나 특이체질이 있다면 반드시 사전에 한의사와 충분한 상담 후 복약을 결정해야 한다.


또 피로의 경우 갑상선 질환 또는 당뇨, 종양 등의 기질적인 요인과 우울증 등의 정서적인 요인, 근육이나 체지방 성분의 불균형, 약물 부작용 등 다양한 원인이 있는 만큼 한의사의 진료를 먼저 받은 후에 복용량과 기간, 방법 등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제아무리 좋은 명약이라도 자신의 체질과 증상에 맞게 먹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복용 전 한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처방을 받아야 하며 쉽고 빠른 흡수를 위해 공복에 공진단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진단 복용 시 음주와 과음을 피하고 충분한 수면으로 효과를 높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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