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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름엔 생맥주 대신 건강 에너지 음료 ‘생맥산’ 한 잔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8-05 16:30:23
  • 수정 2021-08-21 22: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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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문동·인삼·오미자·꿀로 구성 … 더위에 지친 심신 회복 도와

역대급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면서 열돔 현상이 일어나는가 하면 온열질환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전국이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이기려고 얼음이 동동 뜬 아이스 아메리카노 또는 청량감을 더해주는 차가운 탄산음료를 연신 들이키곤 한다. 


하지만 마시는 순간 속이 다 시원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과 달리 아이스커피는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 오히려 우리 몸은 더욱 수분을 찾게 한다. 탄산음료 또한 오히려 갈증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일어날 뿐이다.


이처럼 더위에 지치고 땀을 비오듯 흘리는 여름철에 몸에 필요한 수분을 보충해주고 건강하게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음료로 한방에서는 ‘생맥산(生脈散)’을 손꼽는다. 생맥산은 얼핏 생각하기에 간단해 보이지만 더위에 노출됐을 때 우리 몸이 부대끼는 것을 잘 배려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여름철에는 ‘땀이 난다’, ‘찬 물을 자꾸 마시고 싶다’, ‘늘어지고 처진다’, ‘피곤하고 의욕도 없고 밥맛도 없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주된 장부는 심장과 폐, 그리고 비위라고 할 수 있다. 


날이 더워지면 몸을 단단하게 결속해주는 결합조직들이 조금씩 늘어지게 되고 혈압도 조금 떨어진다. 땀으로 인한 체액손실도 증가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순환과 호흡을 담당하는 심장과 폐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 덥다고 차가운 음료 또는 음식을 즐기거나, 입맛이 없고 귀찮다며 부실하게 먹게 되면 비위 기능이 저하돼 몸에 필요한 에너지의 공급마저 부족해지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생맥산은 여름철 이러한 증상이 발생할 때 더위에 부족해진 체액을 보충해주고 폐의 기능을 도와주며 늘어진 몸을 수축시켜 심장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소화기능을 돕고 에너지를 공급해주는데 말 그대로 그만인 처방이다. 


실제로 지금과 같은 냉방기기가 없던 시절 왕실에서는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생맥산을 처방해 왕에게 올렸다. 생맥산은 ‘맥을 살린다’는 이름에서 이미 알 수 있듯 허약한 체질이라 늘 기운이 처지고 맥이 약한 사람들의 원기 회복을 돕는 처방이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동의보감’에 여름철 대표처방으로 기록 … 기를 돋우고 심장의 열 내려줘


한의학 고서인 ‘동의보감’에는 ‘더운 여름에 마땅히 기운을 보해야 한다’며 대표 처방으로 생맥산을 들고 있다. 생맥산을 ‘사람의 기를 돋우며 심장의 열을 내리고 폐를 깨끗하게 하는 차’라고 적고 있다.


현대사회에서도 생맥산은 여전히 여름철 갈증을 해소하고 원기를 회복하는 처방으로 널리 사용된다. 영화 ‘기생충’에서 성공한 재력가 박 사장이 갈증 해소를 위해 냉장고에서 꺼내 마시던 음료 역시 보리차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아닌 생맥산이었다. 생맥산에 들어가는 한약재는 맥문동·인삼·오미자 세 가지로 이들 약재를 각각 2:1:1의 비율로 섞어서 물과 함께 1시간 정도 푹 달여서 마시면 된다. 


생맥산에 들어가는 약재 중 맥문동은 예로부터 입이 마르고 갈증이 심할 때 또는 몸이 허약할 때, 심장과 폐에 열이 쌓였을 때 처방했다. 즉 기운을 나게 하고 체내 과도한 열이 쌓였을 때 이를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지 못해 체력이 떨어질 때 몸의 열을 식히고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도움을 준다. 맥문동은 호흡기에도 좋다. 호흡기가 건조해지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아지게 되는데 맥문동은 폐와 기관지를 보호하고 진액을 보충해줘 촉촉하게 유지시켜 호흡기를 보호한다. 


인삼은 예로부터 대표적인 자양강장 약재로 널리 알려져 왔다. 기운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기력이 떨어졌을 때 좋은 보약이 되고 평소에 허약한 체질로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흔히 몸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인삼을 장기간 많은 양을 복용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생맥산의 경우 나머지 두 가지 약재가 인삼과 조화를 이루고 성질을 보완해주기 때문에 체질에 관계없이 섭취할 수 있다.


오미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다섯 가지 맛을 가지고 있는 약재로 오장에 두루 작용해 남성들의 정력 강화와 장수에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몸이 허약하고 말라서 기운을 못 내는 사람들에게는 활력과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여름철 체력 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밖으로 새나가는 기운을 안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약재여서 여름철 식은땀을 지나치게 흘려 맥을 못 추는 사람들의 원기 회복에 좋다. 


현대과학적 연구에서 효과 규명 … 소화기능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생맥산은 따뜻하게 마셔도 상관없다. 수시로 갈증이 생길 때 마시면 즉각적으로 원기가 회복되며 특히 땀을 많이 흘려 기가 쇠할 때 효과적이다. 여름철 야외 활동 또는 골프나 테니스 등 야외 스포츠를 할 때 차갑게 식힌 생맥산을 텀블러에 넣거나 각 얼음으로 얼려 갖고 다니며 마시면 효과적이다. 


생맥산의 효과는 현대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도 규명된 바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연구결과인 ‘과학적 근거의 표준한약처방’에 따르면 ‘고온에 의해 유도되는 열사병 증상을 개선했으며 방사선에 의한 손상에 대한 보호 효과와 함께 운동능력 향상 및 피로 회복 효과가 관찰되었으며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및 그 리셉터 조절 효능이 있다’고 보고돼 있다. 


이처럼 여름철 원기회복과 갈증해소에 도움이 되는 생맥산이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의 경우 맥문동으로 인해 설사 또는 복부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체질에 따라서는 간혹 멀미·소화 불량·설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생맥산 완제품들이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고 분말 형태로 필요할 때마다 물에 타 마실 수 있도록 한 제품도 있다. 하지만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오·남용할 경우 부작용으로 고생할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한의사의 처방과 진단에 따라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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