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힐링투어
백제부흥훈동의 흔적 가림성, 넉넉한 대조사 미륵입상
  • 변영숙 여행작가
  • 등록 2021-07-26 16:57:40
  • 수정 2021-07-26 17:20:20
기사수정
  • 논산, 익산, 서천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 … 논산 은진미륵보살과 쌍벽

부여 남쪽의 임천면 군사리(林川面 軍司里) 성흥산(聖興山, 해발 260m)에는 가림성(加林城, 성흥산성)과 대조사(大鳥寺)가 있다. 임천면과 그 일대는 백제시대와 고려시대에는 가림군, 가림현으로 불리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임천군으로서 군사와 농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부여 성흥산 중턱의 대조사와 그 뒤의 미륵보살 석조입상

성흥산 중턱에 위치한 대조사는 백제 성왕 때 겸익(謙益)이 5년에 걸쳐 건립한 사찰로 ‘부여읍지’에 기록되어 있다. 겸익이 꿈에 관세음보살이 새로 변해 날아가는 것을 쫓아갔더니 성흥산 중턱 바위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이를 계시로 여겨 절을 짓고 석불을 세운 것이 대조사와 미륵석불이다. 


대조사는 원통보전과 명부전, 산신각, 요사채로 이루어진 소박한 모습이다. 대웅전 앞쪽으로 작은 산봉우리들이 물결 흐르듯 부드럽게 이어진다. 대웅전 앞마당에 고려 초기에 세워진 삼층석불이 세워져 있다. 


보물 217호로 지정된 대조산 미륵보살 석조입상

분홍색 백일홍이 활짝 피어 있는 배롱나무 옆 계단을 오르면 높이 10m의 거대한 미륵석불이 세워져 있다.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서 있는 미륵석불은 투박하면서도 온화한 자태다. 박아 넣은 듯한 눈동자가 바람 따라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처럼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곧잘 논산 관촉사의 은진 미륵(고려시대 최대 미륵보살 석조입상, 국보 323호)과도 비교되는 대조사 석조 미륵보살입상은 보물 제217로 지정돼 있다. 

백마강과 낙화암

 


드라마마다 나오는 가림성 사랑나무 … 성벽 남쪽의 22m 독립수 


대조사에서 차로 800m정도 산 정상 쪽으로 오르면 가람성터다.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바위만 넘어가면 갑자기 하늘이 열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풍광이 펼쳐진다. 사비 땅의 생김새가 한눈에 들어온다. 과거 백제의 땅,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밟고 서 있는 이 땅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두말없이 이곳에 오를 일이다. 


멀리 금강이 흐르고 논산의 강경 포구와 익산 미륵산(금마면, 삼기면, 낭산면에 걸쳐 있는 해발 430m의 산, 옛 용화산), 서천군까지 조망된다. 이 때문에 군사적 요충지로 중요했다. 


해질녁 평화롭고 고요한 사랑나무 인근 풍경

산성 초입의 400년을 산 느티나무 한 그루는 신비함 그 자체다. 드라마 ‘서동요’에서 무왕과 선화공주가 사랑을 약속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이름값을 얻었다. 


하트 모양을 거꾸로 세운 듯 넓은 원뿔 모양의 아름다운 수형 때문에 ‘사랑나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하트를 찾을 수 없으니 하트는 사랑꾼들에게만 보이는 모양이다. 해가 다 저문 시간에도 느티나무를 배경으로 사랑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젊은 연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붉게 타오르는 석양빛 속에 서 있는 거대한 느티나무는 그 자체가 역사다. 부디 느티나무 아래 사진을 찍는 여인들의 젊은 연인들의 사랑도 느티나무처럼 역사가 되길. 


사랑나무는 지난 6월 2일자로 문화재청에 의해 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 됐다. 수고는 22m, 둘레 5.4m, 수폭은 동서로 20.2m, 남북으로 23.5m다.  판근(板根, buttress root)이 발달돼 생육 상태가 양호하고 역사성, 경관성, 심미성이 뛰어난 나무로서 자연유산으로서의 지정가치가 높다는 게 지정의 배경이다.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 제320호로 지정된 뒤(1982년 11월 9일) 부여군에서는 거의 40년 만에 추가 등재됐다. 


백제 동성왕 23년(501년)에 축조된 가림성(사적 제4호, 둘레 811m, 높이 3~4m) 남문지(해발 220m)의 옛 성벽 바로 앞에 위치한 느티나무는 백제를 위해 싸웠던 군사들의 희생과 산성을 쌓기 위해 부역 나온 민초들의 아픔이 서려있는 나무이다.


가림성은 백제가 사비(성왕 16년, 538년)로 천도하기 전인 동성왕 때에 사비성과 웅진성을 방어하기 위해 사비성 남쪽에 축조됐다고 전해진다. 이곳은 나당연합군에 패망한 백제인들의 백제부흥운동의 거점이 되기도 했다. 매년 4월에 백제군의 충혼을 기리는 향토 제례행사인 ‘임천 충혼제’가 열린다. 


부여군은 사랑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계기로 아직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가림성 복원을 촉진하고 대조사 석조미륵입상과 함께 탐방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부여 시가지의 계백장군 동상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부광약품
동화약품
존슨앤드존슨
탁센
동아ST
한국다케다제약
사노피
동국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차병원
신풍제약주식회사
정관장몰
한국화이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휴온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