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세포나 대식세포에는 VISTA(T세포 활성화 억제적 면역글로불린 V-도메인, V-domain Ig suppressor of T-cell activation)가 있고, 이들과 결합하는 게 암세포의 VISTA 수용체(리간드)이다.
VISTA 도메인과 분자구조적으로 유사한 게 T세포나 대식세포의 CTLA-4 도메인으로 항원제시세포(antigen-presenting cells, APC)의 B7 단백질 패밀리(수용체 또는 리간드)와 결합한다. VISTA 수용체(리간드)나 B7 패밀리들은 각각의 도메인과 결합함으로써 T세포나 대식세포가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달려드는 것을 피하게 한다.
따라서 각각의 수용체나 도메인을 막는 항체를 개발해 투여하면 암세포의 회피를 차단해 항암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VISTA 항체 또는 억제제로는 현재로는 크게 2가지로 현재는 한 회사가 모두 개발하고 있다. 가장 앞선 게 미국 매사추세츠주 렉싱턴(LEXINGTON) 소재 큐리스(Curis 나스닥 CRIS)가 개발 중인 CA-170으로 VISTA/PD-L1 이중 억제제다. 2015년 인도 닥터레디스(Dr Reddy’s)의 면역항암제 발굴 100% 자회사인 아우리젠(Aurigene)으로부터 도입했다.
2019년 11월 큐리스는 초기 효능 데이터를 기반으로 CA-170의 VISTA 고발현 악성 다발성 중피종 환자(malignant plural mesothelioma) 대상 1상 연구에 추가 환자가 등록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CA-170의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불필요한 1상 임상을 멈춘다는 의미다.
CA-170은 진행성 또는 표준치료에 불응성인 고형종양 및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1상 임상(NCT02812875)을 마치고 2상 임상을 준비 중이다. 71명의 환자가 참여한 단일군 임상으로 2400mg까지 복용해도 안전했으며 환자의 50%가량이 병변안정(SD)를 보였다.
CA-170은 또 인도에서 CTRI/2017/12/011026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미세부수체불안정성 고빈도 발현(MSH-high) 또는 미스매칭복원 결핍(dMMR) 암, 호지킨림프종 등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130명의 환자가 참여해 59.5%의 임상적 유효성 비율(Clinical benefit rate, CBR)을 보였다. 400mg과 800mg 중 어떤 용량이 적합한지도 판별 중이다.
큐리스는 또 이뮤넥스트(ImmuNext)와 협력해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VISTA 단일클론항체인 CI-8993(옛 JNJ-61610588 성분명 온바틸리맙 Onvatilimab)을 개발하기 위해 1상을 협력 중이다. 원 개발사는 이뮤넥스트로 2016년 2월 얀센과 공동으로 1상을 시작했다가 이듬해 임상을 마치고 중단했다(NCT02671955). 이어 큐리스가 얀센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2020년 7월 1상 임상(NCT04475523)을 재개했다. 비소세포폐암, 소세포폐암, 두경부암, 췌장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등 진행성 고형암을 목표로 삼고 있다. 50명의 피험자를 모집했으며 내년 7월 1일이 예정된 1상 종료일이다.
한편 큐리스는 제넨텍 및 로슈가 최초의 헤지호그(Hedgehog) 신호전달경로 표적 억제제로 2012년 1월 승인받은 진행성 기저세포암(advanced basal cell carcinoma) 치료제인 ‘에리베지’(Erivedge 성분명 비스모데깁 Vismodegib)를 전이성 대장암, 소세포폐암, 진행성 위암 치료제로 상용화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큐리스는 이것 말고도 아우리젠으로부터 TIM3/PDL1 길항제 CA-327, IRAK4 키나제 억제제 CA-4948 등 경구용 소분자 면역관문 억제제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CA-4948은 현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에서 1/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단독요법 또는 브루톤티로신키나제(Bruton’s tyrosine kinase, BTK) 억제제인 얀센 및 애브비의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 Ibrutinib)와 병용요법으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및 골수이형성증후군(MDS) 환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다. CA-4948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국내 바이오벤처로는 파멥신이 VISTA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를 개발해 한국,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브라질, 멕시코, 인도, 러시아 등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독자적 PMC-309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골수 유래 면역억제세포에서 발현되는 VISTA와 결합해 면역억제세포를 저해함으로써 T세포의 면역활성을 유도하는 항체, 그 제조법 및 조성물에 관한 특허다.
또 국내 씨비아이(옛 청보산업)의 미국 현지 자회사인 씨비아이USA는 지난 4월 미국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키네타(KINETA, 2008년 미국 시애틀 설립)에 투자했다. 3가지 주요 파이프라인 중 가장 중요한 게 VISTA 항체로 현재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키네타는 2018년 4월 제넨텍에 α9/α10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nAChR) 길항제 계열 신경병성 신약후보물질인 ‘KCP506’을 3억6000만달러에 라인선싱아웃하고 현재 1b상을 진행 중이다.
키네타는 아울러 웰컴트러스트,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첨단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BARDA),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지원을 받아 라싸열(Lassa Fever, 아레나바이러스에 의한 서아프리카 및 남아메리카 풍토병) 치료제 LHF-535의 임상 2/3상 진입도 목표로 하고 있다. 계열 최초의 항바이러스제로 1일 1회 경구 복용제다.
새로운 면역관문 표적이 발견되는 가운데 신항원(neoantigen, 신표적)은 종양학에서 면역요법제를 개발하기 위한 유망한 도구다. 이는 반동조적(non-synonymous) 체성 돌연변이에 의해 생성된 새로운 펩타이드 서열(neoepitopes)이며, T세포에 의해 비자기 단백질로 식별되고, 게놈 기반 전산적 분석검사를 통해 검출될 수 있다. 실제로 개인맞춤형 백신과 종양침투 림프구(tumour infiltrating lymphocytes, TILs) 기반 입양(adoptive) T세포 요법이 표적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