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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독성 때문에 기피하지만 … 효능은 진국인 ‘옻나무’
  •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7-15 15:46:19
  • 수정 2021-07-19 15: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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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방에서 ‘건칠(乾漆)’이라는 약재로 사용 … 독성 없애면 항암·항염증에 효과

요즘처럼 무덥고 습한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들이 더위도 이기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보양식을 찾곤 한다. 토종닭을 푹 삶아 먹는 백숙도 그 중 하나다. 닭백숙을 요리할 때 각종 약재들을 함께 넣는데 이 때 애용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옻나무다.


흔히 옻닭으로 불리는 보양식은 소화를 돕고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옻나무에 우루시올이라는 독성물질이 함유된 탓에 옻을 타는 사람이 잘못 섭취할 경우 옻독이 올라 극심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 고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옻나무는 예로부터 사람들에게 기피 대상이 되고 당연히 각광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옻은 실생활에 필요한 귀중한 자원을 제공해주고 건강 유지와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 약효의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뛰어나다.


도료·식용·약용 등 쓰임새 다양 … 국내 자생 옻나무 약효 최고


옻나무(학명 Rhus verniciflua STOKES)는 옻나무과(Anacardiaceae)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높이 12m, 지름 40㎝까지 자라며 중국으로부터 유입돼 우리나라 전국에 자생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 지역에 재배된 흔적이 가장 많으며 그 밖의 지역에서는 단목(單木 숲을 이루지 않고 띄엄띄엄 나는 것)으로 드물게 나타나고 있다.


5월에 연한 녹황색 꽃이 피어 10월에 편구형(扁球形) 핵과가 결실을 맺는다. 바람을 막을 수 있는 동남향의 산록지·하안·밭둑 등이 적지이고, 표고 900m까지도 재배가 가능하다. 토심이 깊고 돌이 섞인 석력토의 비옥한 곳에서 잘 자란다.


현재 세계적으로 옻나무는 600여 종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옻나무들만이 약재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옻나무에서 중요한 성분은 우루시올(urushiol)로 곰의 쓸개(웅담)의 성분인 ‘타우로우르소데옥시콜산(TUCDA)’과 99%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옻나무 수액은 우루시올 함량이 60%로 다른 나라에서 자라는 옻나무에 비해 함량이 10% 정도 많고 약효도 뛰어나며 특히 강원도에서 자생하는 옻나무가 유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옻나무라고 하면 으레 수액을 채취해 도료용으로 사용하는 옻칠을 먼저 떠올린다. 옻칠을 한 가구들을 많이 접한 탓이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도료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품질로 어떤 조건에서도 방부가 잘 되고 변색이 되지 않아 과거에는 물론 요즘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옻나무는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약재이기도 하다. 단맛이 나는 옻나무의 어린 순을 데쳐 물에 담가 독성을 우려낸 후 나물로 무쳐 먹으면 독특한 풍미를 맛볼 수 있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스치기만 해도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키고 습진을 악화시킬 수 있어 옻을 타는 사람이라면 절대 섭취를 삼가야 한다.


옻나무가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는 것은 약재로 사용될 때다. 한방 고의서인 ‘본초강목’에는 옻의 효능에 대해 ‘풍을 다스리고 피를 맑게 한다’고 기록돼 있으며 특히 만성 위장병과 어혈 제거, 혈액 순환에 효과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동의보감’에는 ‘옻은 장(小腸)을 잘 통하게 하고 기생충을 죽이며 피로를 다스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요법에서는 옻나무의 줄기 또는 줄기껍질을 수시로 채취해 햇볕에 건조시킨 후 위장병·신장결석·간질환·골수염·관절염·생리불순 등이 있을 때 닭과 함께 고아 먹기도 했다.


김달래 한의원장(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어혈제거·부인과 질환에 널리 사용 … 각종 연구 통해 효능 입증돼


한방에서는 옻나무 껍질에서 채취한 진액을 말린 것을 ‘건칠(乾漆)’이라는 약재로 사용한다. 옻나무는 약성이 따뜻하고(溫) 매우며(辛) 유독하지만 어혈(瘀血)을 제거하고 가슴과 배가 답답한 것을 없애주는 소적(消積), 살균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혈이 발생한 모든 증상과 무월경·심장통증·기생충으로 인해 얼굴이 누렇고 몸이 여윈 증상에 많이 처방하며 주요 처방으로는 건칠환·건칠산·이성환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옻나무는 위장에서 위를 따뜻하게 해줘 만성 위염을 비롯한 위장관질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며 간의 어혈을 풀고 염증을 다스려 지방간 등 각종 간질환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옻독을 유발하는 우루시올 성분은 강력한 살균 및 항균 작용을 한다. 인체의 세포는 보존해 상하지 않게 하면서 각종 세균들을 사멸시키는 옻나무는 가장 훌륭한 살충제며 방부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방병원과 한의원 등 한방의료기관에서는 암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옻추출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예로부터 한방에서 옻나무를 유방암·자궁암·난소암 등 부인과 암의 증상 개선 및 치료에 많이 활용해온 데 따른 것이다. 


옻나무의 효능은 현대의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실제로 한국과학기술원은 옻나무의 주요 성분인 우루시올에서 추출한 ‘MU2’ 성분이 혈액암, 폐암, 위암 등에 강한 억제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MU2 성분은 항산화 기능까지 있어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옻나무의 항암·항염증·항혈소판응집·항돌연변이 효과와 그 기전에 관한 연구들은 SCI급 국제학술지에 속속 보고되고 있다. 특히 암세포에 대한 항증식, 세포자살, 혈관내피성장인자에 대한 발현 억제, 항산화 효과가 밝혀지면서 옻추출물의 주요 플라보노이드는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임상에서도 유방암·폐암·대장암·림프암·담도암·간암 등 다양한 암종에 옻추출물을 활용한 효과적인 치료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다만 옻 추출물의 우루시올은 단백질과의 비특이적인 결합과 피부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유발시킬 수 있어 평소 알레르기반응이 잦은 사람은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 또는 알레르겐 제거 옻추출물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때엔 약효가 줄어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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