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에는 굵직하고도 꽤 많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과 관련한 주요 결정이 내려졌다. 헬스오가 그동안 국내에 보도되지 않았거나 소홀히 다뤄진 주요 의약품 4가지 허가내용을 요약 정리해본다.
말린크로트(Mallinckrodt)의 심부 화상 치료제인 ‘스트라타 그라프트’(StrataGraft)를 지난 6월 15일 승인했다. 신제품은 외과적 개입이 필요하지만 손상되지 않은 피부층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심부부분화상(deep partial thickness burns) 치료제다. 증기, 끓는 물, 뜨거운 표면, 화재와 같은 외부 열원과의 직접적인 접촉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화상에 적용한다.
스트라타 그라프트는 각질세포와 섬유아세포 등 두 종류의 인간 피부세포를 세포화한 얼개(cellularized scaffold)의 2층 구조막에서 함께 성장시킨 일종의 세포치료제다. 의사가 화상 부위에 바르는 국소작용제로서 치료 후 이식에 필요한 건강한 피부의 양을 줄이거나 쓰지 않아도 된다.
총 101명의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두 가지 피험자 무작위 배정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승인이 이뤄졌다. 부작용은 자가피부이식과 비슷한 수준으로 양호했다. FDA는 앞서 이 신약후보를 재생의학첨단치료제(regenerative medicine advanced therapy, RMAT), 우선심사, 희귀의약품 등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대형 안전사고와 전쟁 등에 대비해 화상 등 외상 치료제 개발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약 새 강자 예고 ‘위고비’
지난 6월 4일 FDA가 글루카곤양프로테인(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2.4mg 함유 피하주사제인 ‘위고비’(Wegovy)를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의 체중 관리 용도로 승인했다.
성인 비만 치료제로 FDA 허가가 난 것은 2014년 9월 ‘콘트라브서방정’(Contrave 성분명 날트렉손 염산염, 부프로피온 염산염, 국내선 광동제약 판매) 이래 ‘위고비’가 처음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병 치료 피하주사제 ‘오젬픽’(Ozempic)과 경구용 정제 ‘라이벨서스’(Rybelsus)를 보유하고 있다. 오젬픽은 성인 2형 당뇨병 치료제 용도로 0.5mg 및 1mg 용량이 공급되고 있다. 최근 2mg이 FDA에 허가 신청된 상태다. 라이벨서스는 7mg과 14mg 용량이 허가돼 있다.
관련기사: 노보노디스크, ‘세마글루타이드’ 비만치료제로 美 FDA에 승인 신청
또 이 회사는 GLP-1 유사체 계열인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를 3mg 함유한 비만 치료제 피하주사인 ‘삭센다펜주’가 비만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리라글루티드 6mg을 함유한 당뇨병 치료제 ‘빅토자펜주’도 있다.
두 성분이 비만과 당뇨에 넓게 포진돼 하나의 ‘왕국’을 건설했다. 노보노디스크는 허가받은 세마글루타이드 2.4mg보다 더 낮은 용량인 1mg으로도 직접 비교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약 1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50mg의 안전성 및 효능을 알아보는 3상 등록을 시작할 계획이다.
길리어드, C형간염 치료제 ‘엡클루사’ 3세 이상 적응증 확대 승인
길리어드사이언스社는 C형간염 치료제 ‘엡클루사’(Epclusa 성분명 소포스부비르/벨파타스비르, 성인용 sofosbuvir 400 mg/velpatasvir 100 mg)이 지난 10일 연령 확대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그동안 6세 이상 소아들로 사용이 제한됐으나 3~6세 연령대가 추가됐다. 소아에 맞게 용량도 각각 200mg/50mg, 150mg/37.5mg 등 두 가지로 줄어서 시판된다. 엡클루사는 단백질 분해효소 저해제를 복용하지 않는 3세 이상의 범 유전자형 C형 간염 치료 용도로 사용을 승인받은 유일한 요법제가 됐다.
임상시험 결과 치료를 마친 후 12주차 시점의 지속바이러스반응(SVR 12) 도달률 또는 완치율은 83%에 이르렀다. 이를 세부적으로 나누면 유전자 1형은 88%, 2형은 50%, 3형 및 4형은 100%로 파악됐다.
베링거 ‘프라닥사’ 소아용 경구제 FDA 승인 … 소아용 항응고제는 처음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6월 21일 ‘프라닥사캡슐’(Pradaxa 성분명 다비가트란 에텍실레이트메실산염 Dabigatran Etexilate Mesylate)의 소아용 경구 ‘펠릿’ 제형이 FDA 승인을 얻었다.
3개월 이상 12세 이하의 소아 정맥 혈전색전증 환자들이 최소 5일 동안 주사제 제형의 항응고제로 치료받은 뒤 효과를 보지 못할 때 복용하는 용도로 허가받았다.
이와 함께 프라닥사는 주사제 제형의 항응고제로 최소 5일 동안 치료를 진행한 뒤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8세 이상 정맥 혈전색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전을 치료하는 용도의 ‘캡슐’ 제형도 허가를 취득했다.
소아환자들이 경구 복용하는 항응고제가 FDA의 허가를 취득한 것은 프라닥사가 처음이다. 지금까지 소아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항응고제로 허가받은 제형은 주사제가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