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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레티판리맙’ 항문암 치료제 승인 13대 4로 반대 우세
  • 임정우 기자
  • 등록 2021-06-26 16:09:28
  • 수정 2021-07-30 18: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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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DA 자문위 ‘승인 연기’ 권고 … 낮은 치료반응률에 에이즈 환자 표본수도 적어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튼(WILMINGTON) 소재 제약기업인 인사이트(Incyte Corporation)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정맥주사용 PD-1 억제제 레티판리맙(retifanli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산하 항암제자문위원회(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 ODAC)의 표결 결과 13대 4로 승인 결정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승인이 지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티판리맙은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7월 25일로 승인 여부가 결정날 예정이었다. FDA는 앞서 레티판리맙을 항문암에 대한 희귀의약품 및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했었다. 


레티판리맙은 백금 기반 화학요법 시행 후 병이 진행됐거나 내약성을 잃은 성인의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항문관편평세포암종(squamous cell carcinoma of the anal canal, SCAC) 환자의 치료제로 신청됐다.


자문위원회는 이 적응증을 목표로 진행된 확증 임상시험인 POD1UM-303 연구에서 추가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레티판리맙 승인을 미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FDA는 승인 심사에서 ODAC의 조언을 고려해 결정을 내리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인사이트는 이전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 도중 진행됐거나 내약성이 없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SCAC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레티판리맙을 평가한 임상 2상 POD1UM-202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티판리맙의 가속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94명의 평균 연령은 62.1세, 여성은 64.9%를 차지했다. 9명(9.6%)은 임상시작 시점에서 HIV 감염이 확인됐다. 환자들은 4주마다 정맥주사로 500mg의 레티판리 맙을 투여받았다. 


독립적인 검토에 의해 평가된 객관적반응률(ORR)이 1차 평가지표로 14%였다. 이와 별도로 35.1%가 안정병변(SD)에 도달했다. 반응지속기간의 중앙값은 9.5개월이었다. 주목할 점은 HIV 감염 여부, 연령, PD-L1 수치, 간 전이 여부와 상관없이 치료반응을 보였다. 


피험자들은 평균 2.3개월 동안 질병 진행 없이 지냈으며 전체 생존기간은 10.1개월이었다. 치료반응을 보인 사람은 현저하게 더 오래 살았다. 


레티판리맙은 기존 PD-1 억제제와 유사한 안전성을 보였다.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피로(모든 등급은 38%, 3~4 등급은 6%), 설사(모든 등급은 20%, 3~4 등급은 3.2%)였다. 총 6.4%가 심각한 면역 관련 이상반응을 겪었고 이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2.1%로 나타났다.


레티판리맙은 승인된 면역관문억제제와 일치하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줬지만 FDA 브리핑 문서에 따르면 단일군 실험인데다 표본 수가 적어 안전성을 평가하기에 위험성과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FDA에 따르면 PODIUM-202의 현재 임상 결과가 이익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예컨대 레티판리맙에 반응한 13명의 환자는 표적 병변이 적고 반응이 6개월 동안 효과가 지속된 환자가 7명에 불과했다. 


불확실성은 임상적 이점을 확인하기 위한 시판 후 요구사항에 반영되지만 계획된 임상시험 모집단 수(300명)의 10%만이 3상 PODIUM-303 시험에 등록했다고 FDA는 설명했다. 무작위 배정, 위약대조 방식의 PODIUM-303 임상은 이전에 화학요법을 받지 않은 진행성 SCAC 환자를 대상으로 레티판리맙+백금 기반 화학요법제 병용요법을 평가한다. 데이터는 2024년 말 연구 종료 후 나올 예정이다. 


ODAC 자문위는 또 레티판리맙이 항 PD-1 또는 항 PD-L1 항체를 사용한 다른 단일군 시험에서 관찰된 낮은 ORR을 보여줬으며 이는 임상적 이점과 일관되지 않은 관계를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자문위원 중 한 명인 예일대 의대 종양내과 부교수인 파멜라 쿤츠(Pamela Kunz)는 표결 후 “희귀질환에 대한 더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레티판리맙의 절대적으로 적은 치료반응자 숫자와 낮은 치료반응률에 대해 우려한다”며 “HIV 환자를 포함하는 게 중요하지만 이 또한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가 적었고, 특정 환자군의 다양성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면 더 많은 인구에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항문관 편평세포암종은 대부분의 경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및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과 관련이 있으며 전체 소화기암의 약 3%를 차지한다. 전이성 항문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낮은 편이며 1차 화학요법 이후 진행된 환자를 위한 FDA 승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럽의약품청(EMA)도 레티판리맙의 이 적응증에 대한 신약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인사이트는 레티판리맙으로 자궁내막암, 메르켈세포암(피부암의 일종), 폐암 등에 걸쳐 유효성을 평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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