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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머니를 이롭게 하는 약초, 이름값 톡톡히 하는 ‘익모초’
  • 김달래 한의원장 (前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6-25 16:28:53
  • 수정 2021-06-25 18: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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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질환 증상 개선에 효능 … 체내 과다한 열기도 가라앉혀

한낮이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장마와 불볕더위로 대변되는 여름철은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위에 지쳐 식욕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면역력 또한 크게 저하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다.


이처럼 더위에 지치고 체력이 떨어질 때 기력을 회복하기에 그만인 약초가 있으니 바로 익모초다. 사실 약효가 좋아서 당장 죽어가는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약의 경우라도 희귀해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없다면 한 낫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익모초는 아주 오래 전부터 주변에서 쉽게 구해 사용해 온 만큼 효용가치가 큰 약초라고 할 수 있다.


익모초(학명 Leonurus japonicus Houtt)는 꿀풀과(Lamiaceae)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로 육모초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에 서식하는데 주로 들에서 자란다. 


길이는 1m 정도로 자라고 가지가 갈라지며 줄기 단면은 둔한 사각형으로 흰 털이 나서 흰빛을 띤 녹색으로 보인다. 잎은 마주나는데, 뿌리에 달린 잎은 달걀 모양 원형이며 둔하게 패어 들어간 흔적이 있고 줄기에 달린 잎은 3개로 갈라진다. 갈래조각은 깃꼴로서 다시 2∼3개로 갈라지고 톱니가 있다. 


꽃은 입술모양을 닮아서 위 입술과 아래 입술로 갈라지며 다시 위 입술은 2개로 갈라지고 아래 입술은 3개로 갈라진다. 아래 입술 중심조각에는 흰 줄이 새겨져 있다. 암술은 1개이고 수술은 4개로 2개는 길고 2개는 짧다.


예로부터 민간·왕실에서 사용한 약용식물 … 한방에서도 약재로 처방


익모초는 아주 오래전부터 주변에서 많이 사용해왔던 약용 식물이다. 민간은 물론 왕실에서도 사용했다. 실제로 조선시대에 저술된 ‘승정원일기’에서도 왕실에서 익모초를 사용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승정원일기 영조 9년 기록을 따르면 슬하에 아들이 없었던 영조가 “삼종(효종·현종·숙종)의 혈맥을 생각하니 왕자의 생산은 정말 절박하다. 지금 나이가 벌써 마흔이다. 보통 사람으로 말한다면 쉰과 같으니 모든 방법을 다 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때 당시 이조판서였던 송인명은 “익모초(益母草)는 후사를 얻는 데 큰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아뢰었다. 


의서라는 것이 과장된 측면도 있어 다 믿을 수 없다고 반신반의하던 영조는 그럼에도 신하들과 어의들의 건의를 수용했고 이후 나이 마흔 둘에 아들을 얻게 되니 그가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비운의 사도세자다.  


익모초라는 이름은 ‘어머니(母)에게 유익한(益) 풀(草)’이라는 뜻에서 생겨났으며 난임 극복을 비롯해 여성질환의 치료 및 증상개선에 많이 사용되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약초다. 한방에서는 줄기·잎·꽃 전체를 사용하는데 꽃이 핀 직후에 수확해 건조한 것을  익모초라 하고 씨앗을 충위자(茺嶎子)라 해서 산후출혈지혈·월경불순·월경조절·대하 등 부인과 질환에 많이 쓰인다.


여성들의 경우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익모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익모초는 자궁에 정체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며 생리불순, 생리통 등에도 효과가 있어 임신을 순조롭게 만들어준다.


또 고된 출산 후 체내에 과도한 열로 지친 산모의 건강 회복을 돕는 역할도 한다. 여성들의 경우 산후 조리의 여부에 따라 이후 건강 상태가 달라질 만큼 출산 후 충분한 휴식과 회복이 중요하다. 보통 임신 후에는 양기가 강해지다가 출산 후에는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음양의 균형이 무너진다. 또한 호르몬의 변화, 체력 및 면역력 저하로 각종 질병에도 취약한 상태가 된다. 관절과 통증도 약해지고 통증이 발생하는 등 산후풍도 겪을 수 있다.

 

익모초는 이처럼 산후에 약해진 산모의 기력을 향상시켜주고 관절과 근육의 통증을 완화시키며 체내에 축적된 불필요한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어머니를 이롭게 한다는 이름을 가진 익모초는 여성질환은 물론 체내 과다한 열을 내리는데 효능이 있는 유용한 약초다.(사진=픽사베이)

서늘한 성질, 체내 상열 진정 효과 … 더위에 지친 남성에게도 도움


익모초는 하고초(夏枯草)로도 불리는데 ‘여름이 되면 시드는 풀’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몸의 서늘한 성질이 열기를 가라앉히고 떠오르는 양기를 수렴해 아랫배를 따뜻하게 유지시켜 준다. 따라서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인체 상부는 열이 오르고 하부는 차가운 상열하한(上熱下寒) 증상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또 과도한 열기로 피부에 열이 오르면 유수분의 균형이 쉽게 깨지며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 때 익모초를 사용하면 피부의 열을 식혀주고 트러블을 완화하며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켜 피부 건강을 도와준다.


이처럼 상열 증상을 잡아주는 효능으로 인해 중국 당나라 측천무후는 피부에 오른 열을 내리고 윤기를 더하기 위한 특효약으로 익모초를 갈아 팩으로 사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또 우리 선조들도 신생아나 소아에게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염이 발생하면 익모초 달인 물에 목욕시키는 민간요법을 널리 사용했다. 염증으로 인한 열을 내려 가려움증을 가라앉힌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익모초가 여성들만을 위한 약초는 아니다. 남성들의 경우에도 과도한 열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고 얼굴이 자주 붉어지며 더위를 참지 못하고 체력이 떨어질 때 익모초는 효과가 있다. 또 여름철 더위에 지쳐 식욕이 없을 때 익모초 즙을 마시면 밥맛이 왕성해진다. 


익모초의 효능은 단지 구전으로만 전해져 내려온 것은 아니다. 현대과학적인 연구에서도 익모초의 효능이 입증된 바 있다. 한 동물실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익모초의 추출물이 토끼나 개의 적출자궁을 수축시키고 흥분작용을 나타내며 정맥주사 시 혈압 강하작용이 있으며 이뇨작용과 혈액순환 촉진작용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익모초는 쓴 맛을 내는 레오누린(Leonurine)과 레오누리리딘(Leonuridine), 스타키드린(stachydrine)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즙 또는 생식으로 섭취하기에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어 환으로 만들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여성 건강과 상열감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익모초지만 섭취 또는 음용에 주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 수축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임신 전후에 사용할 수는 있지만 임신 중에는 섭취를 삼가야 한다. 또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어 속이 차갑고 위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 역시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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