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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속을 편하게 해주는 그린 슈퍼푸드 ‘양배추’
  • 설동훈 기자
  • 등록 2021-06-16 17:39:02
  • 수정 2021-06-17 15: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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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대 장수식품 중 하나 … 인체 유익 성분 가득한 보고(寶庫)

오래 전 경기를 치르던 프로야구 투수의 모자에서 양배추가 떨어져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여름날 야구 경기하는 투수가 머리의 열을 낮추기 위해 벌인 해프닝이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까지 소개됐을 정도로 반향이 컸다. 야구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머리에 양배추를 올린 것을 보면 양배추가 무덥고 땀도 많이 흘리는 여름철, 경기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 양배추 하면 떠올리는 기억은 이런 헤프닝이 아니라 궁핍했던 시절 월급날 또는 이성을 소개받는 날 소위 ‘칼질’을 하는 경양식집에서 만나 호기롭게 돈가스를 시켜 먹을 때 함께 나오던 채 썰어 수북하게 올린 양배추의 모습이다. 물론 지금도 돈가스는 물론 오믈렛 또는 크로켓 등 양식에도 양배추는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양배추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그저 양식을 먹을 때 느끼한 입맛을 잡아주는 보조적 역할에 불과한 채소는 아니다. 양배추를 이용한 요리는 쌈을 비롯해 볶음, 수프 등 의외로 많고 그 맛 또한 뛰어나다. 


더욱이 최근에는 양배추에 함유된 각종 영양성분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그 가치를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 타임지는 3대 장수식품으로 떠먹는 요구르트, 브로콜리와 함께 양배추를 선정한 바 있다.


흔하지만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다양한 요리가 있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양배추의 영양성분과 효능, 양배추를 이용한 요리 등에 대해 알아본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약용으로 사용 … 각종 요리에 최고의 궁합


‘서양의 배추’라는 이름을 가진 양배추(학명 Brassicaoleraceavar.capitata)는 쌍떡잎식물 겨자과(Cruciferae/Brassicaceae, 십자화과)의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로 지중해 연안과 소아시아가 원산지다. 잎이 두껍고 털이 없으며 분처럼 흰빛이 돌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으며 주름이 있어 서로 겹쳐지고 가장 안쪽에 있는 잎은 공처럼 둥글며 단단한 외형을 하고 있다. 


기원전부터 재배하기 시작해 그리스 시대에는 약용으로, 로마 시대에는 건강식으로 사랑받은 채소다. 근대문헌에 기록되지 않았던 것으로 미루어 우리나라에 양배추가 전래된 것은 1900년대 초중반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30∼40년대 일본인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는 했지만 대량으로 보급되지 않았으며 6.25 전쟁이 후 유엔군들의 식재료로 공급되면서 Cabbage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본격 재배 되고 널리 보급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전남 해남·무안·진도, 강원 평창·정선·양구, 충남 서산, 경북 청송, 제주 지역에서 다량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종 또한 매우 다양해 푸른 양배추를 비롯해 적양배추, 사보이 양배추, 방울 다다기 양배추 등이 있으며 이 중 샐러드와 볶음요리, 숙채 등으로 활용되는 푸른 양배추의 소비량이 가장 많다. 


특유의 달달한 맛이 있는 양배추는 생으로 먹어도 무방하고 쪄서 쌈으로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또 일본식 볶음요리 또는 중국 요리에 사용해도 음식의 감칠맛을 한층 높여준다. 이외에 샐러드·수프·스튜 등에도 사용하는데 사실 어떤 음식에 사용해도 궁합이 잘 맞는다. 


양배추는 학교급식을 비롯한 단체급식에도 빠지지 않는 식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대량의 볶음, 무침류 조리 시 양배추는 다른 식재료에 비해 양을 늘리기 편하기 때문이다.


양배추를 이용해 김치를 담가 먹을 수도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한국 배추를 구하기 힘든 지역에 사는 교민들은 양배추로 김치를 담가먹기도 한다. 심지어 배추가격의 폭등으로 공급이 어려웠던 시기 군부대에서 양배추로 김치를 담가 배식한 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요리보다 즙으로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양배추에 함유된  대부분의 영양소가 열에 약해 생으로 먹어야 영양소 파괴가 적어 즙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배추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지만 최근 들어 슈퍼푸드로 각광을 받는 것은 채소임에도 그 효능이 여느 약용식품 부럽지 않게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양배추는 쌈은 물론 볶음요리, 수프 등 각종 요리에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다.

비타민 U 함유 위장질환에 효과 … 풍부한 식이섬유 변비 증상도 개선


양배추는 칼로리는 매우 낮지만 인상적인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은 물론 비타민 U와 C·K·A 등 각종 비타민의 보고(寶庫)다. 여기에 엽산·망간·칼슘·칼륨·마그네슘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철분과 리보플라빈 등 미량 영양소, 항산화 성분을 갖고 있는 폴리페놀 등 함유된 영양성분이 매우 다양하다.


이처럼 각종 영양성분을 함유한 양배추가 건강을 유지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당장 풍부한 식이섬유가 변비 증상을 개선하고 장에서 유익한 박테리아 수를 증식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양배추의 효능 중 으뜸으로는 위장관련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 U는 위염이나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 위장질환을 완화시키거나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 


또한 양배추에 함유된 비타민 K는 혈액 응고를 담당하는 효소의 보조 인자 역할을 통해 각종 출혈성 질환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되며 비타민 A는 눈 건강에 도움을 주며 비타민 C는 콜라겐의 합성과 항산화제로의 작용, 소장의 철분 흡수를 돕고 카르니틴의 생합성과 면역기능에 관여해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심장병·류마티스 관절염·염증성 장질환 등 만성 염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양배추에 함유된 칼륨은 소변을 통해 과도한 나트륨을 배출하고 혈관벽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는 것을 도와준다. 이외에도 양배추에는 수용성 섬유질과 식물 스테롤이 함유돼 있어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양배추는 이처럼 몸에 유익하고 질병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지만 섭취에 주의할 부분도 있다. 우선 장이 약한 사람의 경우 양배추 섭취 후 복부팽만, 가스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혈압을 낮추기 때문에 저혈압 환자의 경우 다량의 섭취 또는 장기간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양배추가 차가운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몸이 차가워 위장질환을 앓는 사람의 경우 양배추의 섭취로 인해 설사나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어 가급적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우창영 효정한의원 원장은 “양배추는 성질이 차가워 몸이 찬 사람이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으로 건강, 특히 위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몸이 차갑지 않은 사람의 경우도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위장이 냉해지고 약해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자신의 몸 상태를 감안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양배추 즙으로 장기간 섭취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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