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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RP 억제 편두통 신약 춘추전국시대 맞아 맞장 대결 불사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6-16 13:47:00
  • 수정 2023-06-20 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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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리 ‘앰겔러티’ 예방 효과 자신, 바이오헤븐 ‘너텍오디티’와 1대1 임상 추진 … 테바 ‘아조비’는 릴리 상대 ‘특허침해’ 소송

지난달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헤븐파마슈티컬스(Biohaven Pharmaceuticals)의 편두통 약물인 ‘너텍오디티’(Nurtec ODT, 성분명 리메게판트 rimegepant)를 급성 응급치료에 이어 두 번째로 예방 적응증을 승인하자 회사는 편두통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이라며 약을 광고했다. 


관련기사: 급성 편두통 치료에 이어 예방까지 … 바이오헤븐 ‘너텍ODT’ 일거양득


이에 릴리는 저빈도 편두통 환자를 위한 예방 옵션이라는 바이오헤븐의 격일 복용 구강붕해정(ODT)에 대항하기 위해 자사의 ‘앰겔러티120밀리그램/밀리리터프리필드시린지주’ (Emgality, 성분명 갈카네주맙, Galcanezumab)라는 단일클론항체 주사제 띄우기에 나섰다.  


릴리는 15일(현지시각) 4상 다중 의료기관 연구를 통해 두 약품간의 첫 정면비교 임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말 환자 등록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평가지표는 앰겔러티가 너텍 ODT에 비해 환자가 한 달에 경험하는 두통 일수를 50% 감소시키는지 여부다. 


두 회사의 약물은 모두 편두통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뇌내 단백질인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를 타깃으로 삼아 개발됐다. 


다만 릴리의 약물은 CGRP와 결합하는 항체로서 수용체에 달라붙지 못하게 하고. 바이오헤븐의 너텍 ODT는 수용체를 차단한다.


너텍 ODT는 편두통을 예방하고 즉시 치료할 수 있는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약물이다. 반면 앰겔러티는 성인의 편두통과 우발성 군발성 두통(episodic cluster headaches)을 예방하는 용도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들 두통은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고 종종 같은 시간에 나타나기도 한다. 또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릴리가 두 의약품 간 직접 비교에 나선다고 밝히자 바이오헤븐의 블라드 코릭(Vlad Coric) CEO는 15일(현지시각) 너텍 ODT가 CGRP를 선도하는 의약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그 장점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릭은 이메일을 통해 “우리 생각으로는 릴리의 이번 연구는 편두통 예방에 대해 현재 승인된 경구용 CGRP 억제제로 환자들의 관심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주사제 제형 제약사의 경쟁적 조치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코릭은 지난 5월 말 바이오헤븐의 75mg 알약이 예방 목적으로 두 번째 적응증을 얻자 “의사가 다른 편두통 치료제를 처방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환자들은 예방과 치료를 위해 언제든지 너텍 ODT를 복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릭은 단일클론항체(mAb)인 앰겔러티 옵션이 군발성 환자보다는 고빈도 편두통을 가진 환자들에게 맞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릴리는 앞으로 있을 정면비교가 임상의와 환자들이 “편두통이 없는 삶을 위한 여정에서 더 나은 정보에 입각한 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리야 유파(Ilya Yuffa) 릴리 바이오메디신(Lilly Bio-medicines) 사장은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앰겔러티의 효능 프로필에 대해 확신하고 있으며 너텍 ODT에 대한 정면 대결 임상시험이 환자와 의사에게 귀중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GRP 억제 편두통 신약 주요 재원 비교

CGRP와 그 수용체는 편두통 병태 생리와 관련된 신경계 영역에서 발현되는데 이를 억제하는 약물은 편두통 발작 중에 CGRP 수준이 상승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약효가 나타난다. 


CGRP 항체는 예방 목적으로 개발됐고, CGRP 수용체 차단제는 급성 치료를 적응증으로 하고 있다. 항체는 성분명이 –mab, 수용체 차단제는 –gepant란 어미로 끝난다. 다만 아토게판트만이 예방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릴리와 바이오헤븐의 치료제는 편두통 시장에서 다른 경쟁자들을 마주하고 있다. 현재 CGRP 억제 편두통 예방약으로는 암젠과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에이모빅’(Aimovig 성분명 에레뉴맙, erenumab)과 릴리의 ‘앰겔러티120밀리그램/밀리리터프리필드시린지주’(Emgality, 성분명 갈카네주맙, Galcanezumab)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각각 2018년 5월과 2018년 9월에 FDA 승인을 받았다. 


이에 비해 열세인 테바(Teva)의 편두통 예방약 ‘아조비’(Ajovy 성분명 프레마네주맙, fremanezumab-vfrm)는 2018년 9월에 허가가 나왔다.  


엘러간의 ‘우브렐비’(Ubrelvy 성분명 우브로게판트, ubrogepant)는 2019년 12월, 바이오헤븐의 ‘너텍오디티’(Nurtec ODT, 성분명 리메게판트 rimegepant)는  2020년 2월에 각각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덴마크의 룬드벡(Lundbeck)은 편두통 예방치료제로는 세계 최초의 ‘정맥주사제’인 ‘바이엡티’(Vyepti 성분명 엡티네주맙, eptinezumab-jjmr)로 2020년 2월 21일  FDA 시판 승인을 받았다. 바이엡티도 뇌에서 편두통 증상을 유발하는 CGRP와 결합해 수용체와 결합을 차단하는 기전의 인간화 단일클론항체의 하나다. 


애브비는 급성 치료제 ‘우브렐리’에 만족 못하고 예방 목적 ‘아토게판트’ 신약승인 신청 


애브비는 급성 치료 옵션으로 허가받은 우브렐비와 별도로 CGRP 억제 성인 편두통 신약후보물질인 아토게판트(atogepant)를 예방 목적으로 개발 중이다. 아토게판트는 하루에 한번 복용하며 허가를 위해 현재 FDA 심사를 받고 있다. 올 3분기 중 승인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관련기사: 애브비 ‘아토게판트’ CGRP 수용체 길항제로는 6번째로 FDA 신약 도전


암젠의 에이모빅과 테바의 아조비는 주사제 제형의 단일클론항체로 예방 목적으로 승인됐다. 아조비 관련 2개의 특허를 새로 획득한 테바는 이달 8일 릴리를 특허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테바는 앰겔러티 승인 직후 9개의 아조비 특허를 침해했다며 릴리를 고소했다. 릴리는 올 4월말에 이에 대한 재판이 내년 2월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릴리도 미국 특허청에 9개 특허에 대한 무효 심판을 요청했다. 2020년초 특허청은 6개 특허를 무효화했지만 나머지 3개는 유지됐다. 


CGRP 항체 3가지 즉 예방 목적으로 쓰이는 에이모빅, 아조비, 앰겔러티 중 가장 부진한 게 아조비다. 더욱이 테바는 미국 제네릭 시장 침체와 한때 가장 많이 팔렸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인 ‘코팍손주’(Copaxone 성분명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 glatiramer acetate)의 독점권 상실로 부진하자 소송으로 탈출구를 찾는 모양새다. 


에이모빅은 6월 첫째주에 CGRP 항체 3가지 중 전체 처방률 및 신규 처방률 모두 약 4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1분기를 놓고 보면 앰겔러티는 1억2000만달러, 에이모빅은 6600만달러, 아조비는 4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바는 올해 약 3억달러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바이엡티는 암젠의 에이모빅과 릴리의 앰겔러티가 이끄는 시장에 이제 막 진입하는 단계다. 분기별로 한 번 주사한다는 장점에 기대를 걸며 적절한 환자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를 바이엡티 가속의 해로 잡고 있다. 


CGRP 관련 편두통 치료제 중 국내에 시판된 것은 2019년 9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앰겔러티가 유일하다. 한독은 최근 제휴 관계인 테바의 아조비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약 모두 비급여로 국내에 시판될 예정이다. 앰겔러티의 경우 첫번째 주사만 환급(무료)해주는데 주사 한번 맞는데 무려 약 5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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