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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입에는 쓰지만 몸에는 약(藥)이 되는 ‘여주’
  • 김달래한의원장(前경희대 한의대 교수)
  • 등록 2021-05-27 17:47:56
  • 수정 2021-05-27 17: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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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혈당조절에 뛰어난 효능…건강 식재료로 ‘귀하신 몸’ 대접

‘良藥苦於口利於病(양약고어구리어병)’이라는 말이 있다. 뜻을 그대로 풀이하면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이롭다는 말이다. 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옛말도 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쓴 것을 삼키면 달콤한 결과가 따를 수 있다. 이러한 말에 걸맞는 대표적인 약재로 여주를 들 수 있다.


여주(학명 Momordica Charantia Linn)는 박과(Cucurbitaceae)에 속하는 1년생 덩굴성 식물로 돌기가 촘촘하고 길쭉하다. 울퉁불퉁한 도깨비방망이 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으며 쓴 맛이 아주 강해 ‘쓴 오이’ 또는 ‘비터 멜론’으로도 불린다. 


주로 열대지방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 중국이나 인도 등 전통의학이 발달한 나라의 자료에는 여주를 중요한 약재로 이용한 기록들이 남아있으며 세계적인 장수마을 중 하나인 일본의 오키나와 지방에서는 여주를 ‘고야’라고 해서 건강식품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카란틴·모모르데신 성분 혈당강하…체내 인슐린과 유사한 ‘P-인슐린’ 함유


여주는 특유의 쓴 맛으로 인해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채소다. 그러나 여주가 혈당조절에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건강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여주의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산지인 경남 함양은 물론  전남 해남·신안·경북 울진 등의 지역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당뇨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성을 보이는 대표적인 성인병 가운데 하나로 혈당 수치가 오르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혈당 수치가 오르게 되면 혈액이 끈적끈적 해지면서 혈전을 만들거나 혈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여러 합병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따라서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혈당을 낮추는 음식을 비롯해 꾸준한 운동 등 관리를 통해 정상적인 혈당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주에는 비타민C를 비롯해 췌장의 베타 세포를 활성화시켜 주는 카란틴, 쓴 맛을 내는 성분으로 혈당 강하에 효능이 있는 모모르데신, 아미노산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이들 성분들이 혈당을 조절하고 암세포 증식을 막는 등 다방면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카란틴 성분은 혈당 수치와 당화 혈색소 수치 조절에 도움을 줘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제2형 당뇨병은 성인이 된 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생기는 질병으로 보통 40세 이상의 연령에서 많이 발생하며 유전적 인자, 잘못된 생활습관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여주는 부족한 인슐린을 보충해주는데도 으뜸인 식재료다. 여주에는 체내 인슐린과 유사한 ‘P-인슐린’이 함유돼 있다. P-인슐린은 혈당이 높아지지 않도록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는 것을 돕고 혈액 속에 떠다니는 포도당을 에너지로 소비하게 만들어 혈당을 조절해주며 우리 몸에서 인슐린과 유사한 역할을 해 혈액이 끈적끈적 해지지 않게 도와준다.


이외에도 여주에는 풍부한 엽산이 함유돼 체내 활성산소가 쌓이는 것을 막아 당뇨병 망막병증, 심근경색 등의 합병증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또 풍부한 칼륨 성분으로 이뇨작용이 탁월해 체내 쌓인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고 부기 제거에 좋으며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에너지 대사와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여주는 암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여주의 추출물에는 신체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암 성장을 억제한다. 또한 베타카로틴을 풍부하게 함유해 눈의 피로 개선과 안구건조증, 노안 등 시력 관련 질환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C, 철분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해 피부 건강과 성인병 예방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고 췌장의 베타세포를 활성화 시켜주며 공복혈당 수치 관리와 조절 등에 유용한 것은 물론 간에서 혈당이 연소되는 것을 도와주며 당뇨 전조증상을 보이거나 혈당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줄 수 있는 여주는 한방에서도 혈당 관리와 당뇨에 좋은 음식으로 권장하고 있다.


여주는 카란틴과 모모르데신 등 혈당강하 성분이 함유된 건강한 식재료다.

생과는 물론 볶음·차·주스로 섭취…구토·설사 유발 씨앗 주의해야


그러나 여주는 함유하고 있는 인체에 유익한 성분과 탁월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쓴맛이 워낙 강해 막상 섭취하려고 하면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생과로 섭취하기에는 그 쓴맛이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생과로 섭취할 경우 쓴맛을 줄이기 위해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소금과 식초를 가미해 물기를 제거한 후 다시 얼음물에 20분 정도 담가 아삭함은 살리고 쓴맛을 제거한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쓴맛 때문에 섭취에 주저하게 되는 경우라면 여주를 볶아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먼저 속을 파낸 여주를 얇게 썰어 소금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짜낸 후 기름을 두른 팬에 파프리카·당근·토마토 등과 함께 볶다가 소금 혹은 굴 소스로 간을 하고 마지막에 달걀을 스크램블드 에그처럼 만들어 섞어주면 여주의 쓴맛을 잡아주면서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다. 


차 또는 주스로 만들어 여주를 섭취할 수도 있다. 뜨거운 물에 여주를 우러나게 하면 포도당 분해 효소 활성이 저하돼 식후 혈당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주 차를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얇게 썬 여주를 채반에 올려 바싹 말린 뒤 끓는 물 2ℓ정도에 종이컵 한 컵 분량의 여주를 넣고 약한 불에 10~15분 정도 달인 후 마시면 된다. 


여주를 주스로 만들어 마시려면 생여주를 절반으로 갈라 씨를 제거한 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 차가운 소금물에 5분 정도 담가둔 후 꺼내 물기를 짜낸다. 쓴맛 제거를 위해 바나나와 요구르트, 우유 등을 넣고 믹서기에 갈아주면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여주 주스가 된다.


이외에 여주를 건조시킨 후 분말로 만들어 먹거나 즙으로 짜내 먹을 수도 있다. 현재 시중에 여주 가루와 즙 등이 상품으로 판매 중인데 간편하게 챙겨 먹기 위해서는 파우치에 담긴 여주즙이 편하고 다른 식재료에 섞어 먹기에는 분말로 먹는 것이 좋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든 여주를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여주의 씨앗에는 구토와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반드시 씨앗을 제거한 후 섭취해야 한다. 참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장하는 여주의 1일 섭취량은 약 70g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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